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개봉한 '트랜스포머'의 두 번째 이야기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과 배우들의 방문부터 말이 많았지만 개봉 첫 날 대략 50만이라는 대단한 관객을 모은 2009년 최대 기대작이기에, 일요일 아침 8시 조조상영이었지만 거의 빈자리가 없는 상영관은 역시 '트랜스포머'였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마이클 베이 감독'이라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조합이었지만, 전작은 모든 남성들 마음 속의 '소년'을 깨울 만한 작품이었죠. 더구나 로봇들만 치고 받는 싸움이 아니라, 일본 용자물처럼 남자 주인공과 로봇의 우정을 그려서, 마징가 시리즈부터 선라이즈의 각종 용자물을 보고 자란 중년부터 청소년까지의 남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을 법합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고 합니다. 물론 작년 최고의 작품이었던 '다크나이트'가 그 속설을 깨버렸지만, 영화계에서는 그래도 아직도 믿을 만한 말이고, '트랜스포머'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분명 스케일은 커졌지만 두근거리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요?
전반부의 '옵티머스 프라임'의 3 대 1 전투씬과 몇몇 씬을 제외하면, 수 많은 로봇들이 수 많은 장면에 등장해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지만 인상적인 씬은 없습니다. 외계문명과 고대문명의 조우를 바탕으로한 액션에 코믹의 요소까지 첨가하려던 노력은 오히려 CG 낭비라고 생각되며 내용전개를 황당하고 산만하게 합니다. '샘(샤이아 라보프)'과 '미카엘라(메간 폭스)의 모험'은 우연과 행운으로 가득한 롤플레잉 게임을 연상시킵니다. 차라리 진중하고 비장한 전개가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에 어울릴 법한데 말이죠.
'제트파이어'와 합체한 '옵티머스 프라임'은 가장 멋지고, 흡사 일본의 용자물 '가오가이거'를 연상시킵니다. 그 멋진 모습을 길게 볼 수 없다는 점은 참 아쉽습니다. 황금빛 사막을 배경으로 한 차량과 로봇, 그리고 전투는 역시 '마이클 베이'다운 화면을 보여줍니다.(영화 초반에는 그의 또다른 작품의 포스터도 등장하죠.)
북미에서 개봉 첫 주(수요일~일요일)에 제작비인 2억달러를 달성해버린, 2009년의 '괴물'은 이미 후속편이 예정되어있나 봅니다. 3편에서는 1편의 두근거림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며, 별점은 3개입니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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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Transformers : Revenge of the Fallen) - 200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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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 - 2009.06.21
대중에게는 '이블데드' 시리즈보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더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의 신작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
조조할인에, 예스24 할인권을 이용해서 매우 저렴하게 보았습니다. 한국의 대중에게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성공으로 유명해졌지만, 어느 정도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샘 레이미'라는 이름은 액션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감독이 아닌, B급 호러 영화의 명작 '이블데드' 시리즈의 감독으로 잘 알려있습니다. 그런 그 감독이 다시 B급 공포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영화사 로고부터, 영화 타이틀까지 'B급의 향기'로 시작합니다. 정말 어떻게 보면, 하찮은 계기로 저주를 받게되는 여주인공의 고군분투는 적절한 특수효과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마지막 반전은 예측하기 너무나 쉬웠기에, 아마도 B급 영화이기에 그랬겠지만, 엔딩은 조금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화면을 적절히 이용한,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장면들과 은근히 시원한 여주인공의 액션 장면은 '재미'로서의 본래 역할을 충실히 합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다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별점은 4개입니다.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을 보니 '샘 레이미(Sam Raimi)'와 성이 같은 이름들이 보이더군요. 시나리오를 같이 쓴 '이반 레이미(Ivan Raimi)'는 아무래도 형제같고, 영화 속에 등장한 두 사람은 부모님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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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Mother) - 2009.05.29
이번 리뷰는 스포일러가 가득할 수 있으니, 이미 보신 분들이나 그런 것에 상관없으신 분들 혹은 볼 생각이 없으신 분들만 읽어주세요.
'살인의 추억'의 '살인'과 '괴물'의 '가족'을 조합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Mother)'.
이 영화를 풀어나가는 두 가지 코드, 바로 '우연'과 '광신(狂信)'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말한 우연한 한 마디가 우연한 사건, '살인'의 시발점이니까요. 그리고 그 우연이 맞춘 퍼즐은 우연이 아니었죠. 더불어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과 영화 밖에서 '광신'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등장인물의 믿음에서 그 광신이 느껴지는데, 그 중심에는 '가족'이 있습니다.
봉감독은 전작 '괴물'에서 관객들에게 쌓아두었던 믿음, '가족은 언제나 우리편'이라는 믿음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의 두 주인공이자 가족인 '마더(김혜자)'와 아들 '도준(원빈)'이 사이에서도 적용되는 '가족은 언제나 우리편'은 마더와 관객을 함정에 빠뜨립니다. '우리편'이라는 모호한 선악의 경계는 더욱 그렇습니다.
다시 말해야겠습니다. '마더'는 '살인의 추억'의 '미궁'과 '괴물'의 '괴물'을 조합한 영화입니다.
'우연'과 '광신'의 화학작용은 결국 사건의 진실을 '미궁'으로 몰아넣습니다. '가족에 대한 광신', 혹은 '가족애'라는 '괴물'이 미궁을 만들어내구요. '괴물'이 가족 밖의 재난을 통해 '가족애'를 확인하는 영화였다면, '마더'는 가족애를 통해 '괴물'을 확인하는 영화입니다. '괴물'이 우리 바깥의 괴물에 대한 이야기라면, '마더'는 우리 내면의 괴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덕적인 개인들이 모여만든 집단 '국가'가 결코 도덕적인 집합이 될 수 없듯, 선량한 개인들의 집합인 '가족'도 그럴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아니 반대로 우리의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나 '어머니'같은 정겹고 가슴 뭉클하게 하는 제목이 아닌 차갑고 단정적인 느낌의 '마더'를 사용한 의도도 궁금합니다. 일부 종교에서 신을 '아버지', 영어로는 'father'라고 부르듯이 어머니에게 '신성성'을 부여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녀의 (아들에 대한)절대성'이 사건의 불씨가 되고, 그 절대성이 (반어적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되어버리죠. 또, '마더'의 그 이질적인 느낌의 정서적 거리감은 마더(김혜자)의 변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합니다.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 문구처럼 '선량한 어머니'에서 '다른 존재'로 변하는 그 변화를 내포할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마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영상이나 연기보다는 그 메시지로 기억에 남을 법한 영화입니다. 반전은 충격적이지만 이미 '올드보이'의 전율을 경험한 관객이라면 충격은 크지 않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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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 2009.05.22
'터미네이터(Terminator)'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Terminator Salvation)'.
최근 시리즈 영화들은 프리퀄(prequel)이 대세인데, 이 새로운 영화는 프리퀄인지 아니면 후속편(sequel)인지 불분명합니다. 처음에 프리퀄이라고 홍보해며 시작했던 '배트맨(Batman)' 시리즈의 '배트맨 비긴즈(Batman Begins)'가 '다크나이트(Dark night)'로 인해 완전히 다른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지만, 이 영화는 기존 터미네이터 3부작을 확실히 계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시간 상으로 는 분명 후속편이지만, 내용 상으로는 '터미네이터 1'이 시작되는 배경을 담고 있는 프리퀄이 되는, 원인과 결과가 자리를 바꾸며 돌아가는 '순환구조'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혹평을 받았던 3편에 이어, 야심차게 시작하는 이 새로운 영화에서는 드디어 터미네이터가 주인공이 아닌 인간이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기존 3부작이 악역이든 영웅이든 주인공은 모두 '아놀드 슈왈제네거'였고 그는 영화 속에서 언제나 'T-800'으로만 등장했기 때문이죠.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와 그 두 번째 작품 '다크나이트'의 역대 2위(1위는 '타이타닉')에 해당하는 흥행으로 '최고의 배우' 반열에 오른 '크리스찬 베일'을 앞세운 '미래전쟁의 시작'은 제작부터 말도 많았습니다. ('타이타닉'으로 흥행 역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이 만든 '터미네이터' 세계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역대 2위의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이 등장한다는 점도 재밌네요.) 하지만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크리스찬 베일의 카리스마와 화려한 특수효과로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Terminator Salvation'으로 'Terminator'는 '끝내는 사람, 종결자'의 의미이고 'Salvation'은 '구조, 구원자, 구세주'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3부작이 그야말로 '존 코너를 끝내는(죽이는) 사람(것)' 즉 터미네이터들(기계들, 시리즈 별로, T-800, T-1000, T-X)을 의미한다면 이번 제목은 '기계들과의 전쟁을 끝내는 구원자', 즉 '존 코너'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존 코너 연대기'라는 말이죠.
'유일한 구원자'와 '기계들과의 전쟁'이라는 코드는 또 다른 유명한 3부작 '매트릭스' 시리즈를 연상시킵니다. '존 코너'는 '네오'와, '스카이넷'은 '매트릭스 시스템'과 치환될 수 있습니다. 또 수직이착륙 전투기 '헌터킬러'와 거대로봇 '하베스터', 그리고 이 둘과 합체하는 멋진 수송선을 보면서 '트랜스포머'가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 전투씬을 재외한다면 특수효과나 전투장면은 상당히 볼 만합니다. 아쉬운 점은 예고편에서 너무 많이 보여주었다는 점으로 상당히 중요한 반전을 눈치있는 사람들이라면 예고편으로 알고 들어갈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에 반전(?)이 있지만 모르고 경험했을 중반부의 반전에 비하면 가볍겠습니다.
'터미네이터1'의 시작, 미래에 오는 혹은 과거로 가는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카일 리스(1편에서는 '미이클 빈', 본편에서는 안톤 옐친')'의 모습이 궁금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2018년의 이야기로, T-800과 카일리스가 과거로 가는 때는 2023년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새로운 3부작의 첫 번째입니다.
전편만한 속편은 없고, 이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사상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볼거리와 새로운 주인공의 등장, 그리고 전작들과의 연관성을 깨지 않는 연결고리는 나쁘지 않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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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 2009.05.08
TV 시리즈로 더 유명한 '스타 트렉'의 11번 째 장편영화 '스타트랙 더 비기닝'.
요즘 한창 헐리우드에 불고 있는 프리퀄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배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제목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라고 붙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제목은 사실 '국내용' 제목입니다. 이 영화와 관련된 미국 사이트들에서는 이 영화를 소개할 때 '더 비기닝'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미국 포스터에도 이 영화의 제목은 간단하게 'Star trek'입니다. 이 영화가, 사실상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는, 다른 프리퀄들과는 다른 '스타트렉' 정통성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이런 간단한 제목이 붙었나봅니다.
5개의 TV 시리즈와 10편의 영화가 이미 나와있는 방대한 이야기라 본 영화를 보기전에 전편들의 내용을 알아야한다는 부담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프리퀄답게도 저처럼 스타트렉 시리즈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들도 즐길 만한 내용 전개를 보여줍니다.
'휴먼 드라마'와 'SF 우주 대서사시'를 혼합한 오프닝을 시작으로 영화는 시종일관 두 이야깃거리 사이에서 중심을 꽤나 잘 유지합니다. 그리하여 꿈많은 '우주 소년소녀' 시절을 보낸 이들이 푹 빠질 만한 이야기를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기가 막히게 풀어나갑니다. 더불어 '블랙홀'과 '외계인'을 비롯해 '순간이동', '시간이동', '평행우주' 등 우주에 대해 큰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익히 들어봤을 법한 소재들을 아름다운 우주와 함께 환상적인 특수효과로 그려냅니다.
스타트렉의 기본 사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스타워즈'에서 보여지는 '외계인'들과는 다르게 미지의 종족이 아닌, 인류의 '흑인', '백인', '황인'처럼 그저 생김새가 조금 다른 또 다른 인류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본 영화에서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모두 이 팔과 두 다리를 갖고 '이족보행'을 하는 고도의 지능을 보유한 생명체이며, 인류와 '교미(?)'와 '잡종교배(?)'도 가능합니다.
아쉬운 점은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여느 전설이나 신화처럼 '혈통주의'을 바탕으로한 '주인공(커크)'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가 위대한 함장이었기에 아들도 위대한 함장이 될 것이다."라는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격과 능력은 어느부분 '유전'도 있겠지만 언어를 통해 지식전달이 가능해진 이후로는 분명 '교육'혹은 '전승' 더 중요할 법한데, '아버지'와 '아들'은 전혀 만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TV 시리즈 '히어로즈'에서 악역 '사일러'로 등장했던, 본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잭커리 퀸토(스팍)'는 정말 외계인이 잘 어울리더군요. 스팍의 '미모의 지구인 어머니'는 많이 본 얼굴이었는데 '위노나 라이더'였습니다. 악역(악당 두목)이었지만 생각보다 비중은 크지 않었던 '에릭 바나'의 선택과 용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커크 '크리스 파인'은 조만간 개봉할 새로운 '터미네이터' 시리즈에도 출연한다는군요. '제임스 본' 시리즈에서 비중있는 악역이었던 '칼 어반'은 주인공의 충실한 조력자, 비중있는 조연으로 다시 만나네요. 그리고 미래에서 온 '늙은 스팍'의 '레너드 니모이'는 눈에 익은 얼굴이었는데 바로 스타트렉 TV 시리즈에서 역시 '스팍'을 연기했던 배우였습니다. 원작에 대한 오마주일까요? 미래에서온 스팍이 사실은 과거의 배우였다니 아이러니합니다. 영화 속 이야기 전개로는 분명 미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과거 시리즈이니까요.
작년의 '다크나이트'가 없었다면 5개도 충분히 주겠지만, 다크나이트는 별5개의 새로운 정의를 만든 느낌입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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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탄생 : 울버린 (X-Men Origins : Wolverine) - 2009.05.01
사실 엑스맨 시리즈는 1편과 2편의 감독이었던 '브라이언 싱어'가 손놓았을 때부터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3편은 최악이었고,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이하 울버린)'으로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까? 뭐 '조엘 슈마허'가 말아먹은 배트맨 시리즈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프리퀄답게 1800년대 중반부터 살았던 '불노불사(?)'의 '로건(울버린)'의 과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영화 엑스맨 시리즈가 원작 코믹스와는 같은 스토리라인을 따라가지 않았기 때문인지, 엑스맨 삼부작과는 스토리가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다. 싸이클롭스나 세이버투스와의 관계는 삼부작과는 괘도를 다르게 나가는 것일까? 어쩌면 배트맨 시리즈처럼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낫겠다.
스토리라인은 좀 엉성하지만 액션은 볼만하다. 다니엘 헤니의 첫 활약도 멋지지만 '거기까지'였고. 마지막 보스는 프리퀄이지만 영화 엑스맨 시리즈 사상 최고처럼 보인다. 지루하지 않은 시원한 볼거리 덕에 별점은 3.5개.
*사랑했던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영문 제목이 'X-Men Origins'이고 부제가 'Wolverine'이다. 그럼 'X-Men Origins'라는 제목을 달고 다른 X-Men들의 영화들이 나올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겨두었다. 비, 바람, 구름을 조종하는 '스톰'의 이야기도 나오면 재밌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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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thirst) - 2009.04.30.
한국영화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뱀파이어'를 소재로한 '박쥐', 제 관점에서는 'B급 판타지 로맨스물'이라고 하고 싶네요. 대부분 평생 독신으로 사는 남자 수도사에게 발생하고 흑인에게는 발병하지 않는 EV(이브) 바이러스의 특성은 크리스트교를 은근히 풍자하고 있습니다. 평생 신을 섬기는 독신의 남자(아담)들에게 잘 발병하는 EV(이브)는 언어유희에 가깝습니다.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크리스트교와 관련된 성화(聖畵)들이 모두 백인들만 등자하는 점도 비꼬고 있는 듯합니다. 이 외에도 뱀파이어가 되길 갈구하는 노신부(박인환)의 모습도 그렇구요. 하지만 종교에 대한 풍자의 수위는 강하지 않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풍자하는 모든 대상들에 대한 풍자의 강도는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전 이제 모든 갈망을 갈구합니다.'
인간도 짐승도 될 수 없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대변하는 의미에서 '박쥐'라는 제목을 선택하였나 봅니다. 이 영화가 공포나 액션물이었다면 적절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영어 제목인 'thirst'에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우리말로 '갈망'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뱀파이어로서 '피'에 대한 갈망과 사람으로서 '육체'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갈망들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구요. 그리고 '피'와 '사랑' 두 갈망이 만나면서 두 주인공 사이의 틈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하여 애증이 교차하는 비극적 로맨스가 완성되지요.
마지막에 '태주'가 '상현'의 헌 구두를 다시 꺼내어 신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점 멀어져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지만, 태주가 마지막까지 그 구두를 간직하고 있었다는 점은 놀라웠습니다. 아마도 서로를 가장 사랑했던 순간에 대한 증거의 의미였을까요?
송강호의 성기 노출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반드시 필요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김옥빈의 탐욕스러운 연기도 좋았고, 용감한 노출도 대단했습니다. 조영욱 음악감독과 류성희 미술감독에 대한 언급이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을 듯하네요. 역시 박찬욱, 별점은 4.5개입니다.
왓치맨 (Watchmen) - 2009.03.06.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관객의 가치관에 따라서 '거북한 영화' 혹은 '공감할 만한 영화'로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나뉘겠네요.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답게 선정성을 골고루(?) 갖추었지만, 약 2시간 30분의 짧지않은 상영시간은 주요인물 6명의 과거를 보여주기에 어쩔 수 없이 산만해지는 부분은, 결국 톱니 바퀴처럼 돌아가는 히어로들의 관계과 영화의 결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너무 긴 지루함이 될 법합니다.
현대역사에 대한 '풍자'(베트남전의 미국 승리, 닉슨의 3선)를 담은 대안역사 속에서 진행되는 '왓치맨'은 초반 히어로들(코미디언, 로어셰크, 나이트 아울)의 현실적인(?) 능력이나 어두운 도시의 모습을 보이면서 '다크나이트'를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히어로들 중에서도 우월한 두 존재, '오지맨디아스'와 '닥터 맨하튼'을 보면 역시 히어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류를 지배하는 '공포'를 이용하는 정부와 언론은 분명 냉전시대에 대한 '풍자'이지만 오늘날의 현실과 다르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파멸'를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인류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그 '만들어진 공포'는 인류에게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충격적인 결말, 대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냐, 아니면 대의를 버리고 희생을 막느냐. 지금까지 역사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저는 소수를 희생해서라도 대의를 찾겠습니다. 그것이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이라고 할지라도요.
'비난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지만 이해해'라는 모 등장인물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인간의 본질 중 하나는 '어리석음'이기에, 극한에 몰려야만 정신을 차리나 봅니다. 현재의 우리 인류는 극한의 상황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정신을 차리려나요? 별점은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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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 2008.8.8
서로 죽고 죽이는 '두뇌싸움'같은 '조커의 장난'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에서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머혼'으로 더 잘 알려진 '윌리엄 피츠너'의 반가운 얼굴이 좋았습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전작의 '허수아비'로 나왔던 '킬리언 머피'의 모습도 반가웠구요. 속속 등장하는 멋진 전작의 라인업들... 아쉬운 점은 '레이첼'의 배우가 바뀌었다는 점이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깜짝 등장한 '진관희'도 순간이었지만 딱 알아보겠더군요.
"Why so serious?".
배트맨과 '애증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조커'. 영화에서도 밝히지만 그의 과거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가 왜 배트맨과 대적하고 배트맨에 집착하는며, 악의 화신이 되려하는지 확실히 알 수도 없구요. 하지만 "Why so serious?"라는 조커의 말처럼 심각할 것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배트맨에 대척점에 확실히 조커가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배트맨'과 '조커', 둘 다 '가면' 혹은 '화장'이라는 위장을 하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 행동하지만, 한 명은 그 법이라는 규칙을 지키기위해 다른 한 명은 그 규칙을 깨기위해 존재한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같아 보입니다. 한 쪽이 존재하지 않으면 다른 한 쪽도 존재 할 수 없지만, 서로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는 점처럼요.
'동전의 양면'
새로 부임한 검사로 등장하는 '하비 덴트', 그의 이름은 이미 '투페이스'의 본명으로 잘 알려진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빼고는 배트맨과 흡사한 '절대적 정의감'에 차있는 검사가 악당으로 변하가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기대되는 점이었습니다. 동전 뒤집듯이 변하는 그의 신념, 그리고 좌우 달라 화재 후 '동전의 양면'같은 투페이스의 얼굴까지...배트맨과 조커의 관계가 '동전의 양면'같다면 빛과 어둠에서 정의를 위해 덴트의 삶은는 그 자체가 '동전의 양면'입니다.
"You either die as a hero or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mone villain."
고담시의 영웅이었다가 조커의 도시 전체를 인질로 한 협박에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결국 스스로 누명을 쓰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면 조커의 한마디가 절실히 와닿습니다. 그리고 그런 배트맨의 대한 평가의 변화는 -속편이지만, 전편의 제목을 전혀 잇지 않는- 이 영화의 제목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잘 어울리지 않는 두 영단어(물론 배트맨에게는 잘 어울리지만) 'dark'와 'knight'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요.
'You'll hunt me. You'll condem me. You'll set the dogs on me. But that's waht has to happen.'
스스로 영광을 그늘 속에 숨어, 어둠의 기사로 남는 그의 절절한 '고담시에 대한 사랑'에 마음이 뭉클할 뿐입니다.
150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에 적지 않은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엮여있지만, 시종일관 눈을 땔 수 없다는 점은 정말 대단합니다. 더 대단한 점은 그런 톱니바퀴안에서 조커라는 엄청난 악당이 등장함에도 영화에 두드러지는 클라이막스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게 한다는 점입니다. 또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몇몇 장면들이 복선이있다니... 후속편이미만 전작의 제목과는 전혀 다른 제목을 쓴 자신감을 알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은 이 영화를 '배트맨 비긴즈 2'가 아닌 '다크 나이트'로 당당하게 인식시킵니다.
화려한 캐스팅, 볼거리에 잘짜여진 각본까지, 거기다가 영웅물답지 않은 '메시지'까지...별점은 당연히 5개입니다.
*배우가 바뀌었기 때문인지 '레이첼'을 가차없이 죽이는군요. '고든'이 너무 쉽게 죽었을 때는 좀 허망했는데 그런 반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사실 하비 던트의 수송 차량을 운전한 수상한 경찰(?)은 '조커'의 수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중국은 역시 '짝퉁의 천국'이고, 러시아는 '미녀의 천국'이며 조무래기 악당들은 백인아닌 흑인과 라틴, 히스패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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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2008.7.25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 최고의 주연급 배우를 세 명을 '쓰리톱'으로 내세운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반칙왕', '장화, 홍련'과 '달콤한 인생'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들을 멋지게 소화해낸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기에, 또 칸에서 극찬과 일명 '김치 웨스턴'을 만들어냈다기에 이 영화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라는 '꿈의 캐스팅'에 가까운 라인업에 그 기대는 배가 되었구요.
결론적으로 메시지는 크지 않았지만, 충분히 눈을 즐겁게 하고 즐길 만한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관객에서 역사의식을 묻지 않는, 어깨에 힘을 빼고 볼 수 있는 오락영화 말이죠.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괴물' 등이 한국 역사의 특수성을 매우 적절히 이용한 작품들이 었지만, 이 영화에서 그 역사는 그저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세계인이 즐길 만한 오락영화를 이제 우리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하지만 캐릭터들은 좀 아쉽습니다. '정우성'은 멋진 와이어 액션과 마상 전투를 모여주었지만 액션 외에 캐릭터는 무게감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이병헌'은 대단한 녀석처럼 나오지만 영화 속에서 그의 활약은 조무래기들을 상대로 한 것들 뿐입니다. 세 남자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인, 일명 '손가락 귀신'의 과거 행적들이 좀 더 자세히 보여졌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별점은 4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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