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싸이트 토끼 in 2월 24일 club SSAM

24일 'SSAM'에서는 'One more Winter Songs about You'라는 제목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12 Songs about You' 발매 기념 공연의 앵콜 공연으로, 작년 12월에 있었던 'Winter Songs about You'의 앵콜 공연인데요. 그러니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인거요. 라인업은 지난 공연과 같은 '루싸이트 토끼'와 '한희정'에 '타루'만 '요조'로 교체된 세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연도 완전 매진되어 3월 말에 또 앵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네요.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인거요.

이른 6시 30분에 시작된 이 공연은 5시부터 티켓팅이 시작되었고 제가 5시 30분 즈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티켓팅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티켓팅한 순서대로 입장한다고 하니 자리가 상상만 해도 난감했지만, 다행히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원 점은 이 날 공연에서 촬영이 금지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답니다.

첫 번째 '루싸이트 토끼'는 지금까지 했던 공연들 중에서 아마도 관객들이 반응이 가장 좋은 공연이었나 봅니다. 데뷔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진행했고, 카피곡으로 'FPM'의 'Day & Dyas'를 들려주었습니다. 마치 모범생들처럼 바른 모습의 공연이 '루싸이트 토끼'의 매력인가 봅니다. 겨울이 아니면 민망한 '12월'은 다음 공연에서는 들을 수 없으려나요? 'In my tin case'는 모 영화 덕분에 반응이 역시나 좋았구요.
2008/02/26 17:23 2008/02/26 17:23

Swinging Popsicle in 1월 26일 백암아트홀

마지막은 'Swinging Popsicle'이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앨범 'Go On'이 참 좋았기에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새 앨범의 수록곡들과 더불어 지난 인기곡들도 들려주었습니다. 중간에는 '타루'가 등장하여 2곡 정도를 우리말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보컬 '미네코'는 'Sad melody'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직접 부르는 열정까지 보여주었습니다. 'Chocolate soul music' 등 귀에 익은 곡들과 더불어 지난 앨범 수록곡인 'Snowism'이라는 곡도 참 좋았습니다.

이들도 정말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Swan Dive나 Swinging Popsicle이나 1995년 즈음에 결성하여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그만큼 그들의 호흡과 무대 장악능력은 대단했습니다.

세 팀 모두 대단한 라이브 실력을 보여준 공연이었습니다. '5주년 기념 공연 다웠다'고 할까요? 총 3시간이 넘는 공연이었지만 지치기보다는 너무나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멋진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네요.

2008/02/03 01:17 2008/02/03 01:17

Swan Dive in 1월 26일 백암아트홀

두 번째는 혼성 포크팝 듀오 'Swan Dive'였습니다. 이 밴드의 음반은 딱 한 장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 귀에 익은 곡들을 여럿 들을 수 있었습니다. 'June'라는 앨범을 2003년 즈음에 수입반으로 구입한 기억이 있는데, 바로 이번 공연에서 그 음반의 수록곡들을 상당히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정말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호흡을 맞춰온 두 멤버와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참 멋있고 부러웠습니다.

'클래지콰이'의 'Gentle Rain'도 들려주었는데, 예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듣게 되었고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네요. 최근에 나온 음반에도 수록되었더군요.

2008/02/02 15:56 2008/02/02 15:56

캐스커 in 1월 26일 백암아트홀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백암아틀홀'에서 있었던 '파스텔뮤직'의 5주년 기념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공연을 본 때가 언제인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 만큼 오랜만이었습니다. 더구나 백암아트홀은 2006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을 한 번 본 후, 이번이 두 번째였구요.

3일의 공연 중 제가 다녀왔던 토요일의 공연이 아마 라인업이 최고가 아니었나합니다. 한국, 미국, 일본의 세 밴드, '캐스커(Casker)', 'Swan Dive', 그리고 'Swinging Popsicle'이라는 엄청난 라인업은 토요일 뿐이었으니까요.

첫번째는 '캐스커'였습니다. 정규 앨범 3장과 참여한 OST나 컴필레이션도 몇 장 같고 있지만,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음반에서의 느낌을 공연에서는 어떻게 살려낼지 참으로 궁금했구요.

우리나라 일렉트로니카 씬을 이끄는 밴드 중 하나로 뽑을 만한 '캐스커',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보컬 융진도 대단한 실력을 보여주었구요. 더구나 이 날 융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하는데, 완전한 컨디션이었다면 어땠을지요!

'모든 토요일', '고양이와 나 pt.1 & pt. 2', '달의 뒷면', 'Discoid', '정전기' 등 귀에 익은 곡들을 멋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08/02/02 15:14 2008/02/02 15:14

We Will Be Together : Pastel Season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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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5주년 기념 앨범 'We Will Be Together'의 첫번째 CD이자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선공개된 'Pastel Season Edition'.

 

파스텔뮤직의 지난 5년을 돌아보는 이 컴필레이션 앨범의 첫번째 CD에는 새로운 5년을 책임질 뮤지션들의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발매된 'Cracker'나 '12 Songs about you'도 좋았지만 이번 'Pastel Season Edition'은 국내 뮤지션들로만 채워진, '베스트 라인업'에 가까운 위용을 보여줍니다.

 

'미스티 블루'의 '이란성 쌍둥이 자매'인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첫모습을 보여준 'Cracker'의 수록곡 'May'처럼 월(月)이름인 'December'로 돌아왔습니다. '미스티 블루'의 '은수'와 비슷하지만 더 건조한 느낌의 보컬은, 차분히 쌓이는 눈처럼 담담하게 떠오르는 추억을 슬프지 않게 노래하는 가사와 잘 어울립니다. 더불어 '벨 에포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앨범'으로 결실을 맺길 기대해 봅니다.

 

3집을 통해 사운드의 미숙함을 벗어던지고 세련됨을 보여주면서 'Wanna be Casker'가 되고 있는 듯한 '허밍 어반 스테레오(Humming Urban Stereo)'는 '더 멜로디'의 '타루'와 만나 '스웨터'라는 곡을 들려줍니다. 제목으로는 뭔가 아기자기한 초기의 '허밍 어반 스테레오'같은 음악같으면서도 세련됨을 놓치지 않습니다. 여러 보컬들과 만나는 허밍은 어쩌면 'wanna be M-flo'인지도 모르겠네요.

 

2005년에 EP 'Rock Doves'를 발표하고 영화 OST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다가 소식을 알 수 없었던 '짙은'은 파스텔뮤직에 새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합니다. 모던 락 밴드에서 여성 보컬 파워가 압도적이었던 파스텔뮤직으로서는 호소력 짙은 보컬의 '짙은'을 영입하면서 약점을 보완해가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니카 영역에서 '허밍 어반 스테레오'라는 유망주를 영입해 3번 타자로 키우고 '캐스커(Casker)'라는 기량을 인정받은 4번 타자를 영입한 파스텔뮤직은 'Sentimental Scenary'라는 또 다른 유망주를 5번 타자로 세워 '클린업 트리오'를 완성합니다. 'True Romance'는 피아노와 일렉트로니카의 절묘한 만남 그리고 멋드러진 보컬의 featuring까지 '파스텔뮤직'의 'Next Big Thing'이 될 'Sentimental Scenary'의  잠재력을 100% 들려주고 있습니다. 한국형 IDM으로 디지털 싱글을 통해 입소문으로 알려지던 'Sentimental Scenary'의 풍부한 감성의 일렉트로닉을 CD로 만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티어라이너'의 프로젝트 밴드 'Low-End Project'는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전문 프로젝트가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Cracker'와 '커피향 설레임'에 이어 이번 컴필레이션까지 말이죠. '보고 싶어서, 안고 싶어서, 만지고 싶어서'라는 긴 제목은 이 프로젝트가 긴 제목 지향 프로젝트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미 발표한 두 곡의 제목이 '연애를 망친 건… 바로 나란 걸 알았다'와 'Love Is Weaken When It Comes Out Of Mouth'였으니까요. 어쩐지 '티어라이너'보다 정규앨범이 기대되는 'Low-End Project'의 이번 참여곡은 이 프로젝트다운 어설프면서도 진지한 첫사랑같은 느낌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애타게 기다리던 '미스티 블루(Misty blue)'는 '한쪽 뺨으로 웃는 여자'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의 곡으로 돌아왔습니다. 보컬 '은수'의 읊조리는 보컬 때문인지 가사가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한 장면처럼 지나갑니다. 이제 '미스티 블루'는 소녀에서 여성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여전히 '미스티 블루'답지만 그 속에서 어른의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만한 '요조'는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만을 걸고 참여한 첫 곡 '하모니카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녀는 몇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걸까요? '하모니카 소리'에서는 지금까지의 새침했던 그녀와는 다른, 담백해진 그녀를 들려줍니다. 추운 겨울의 따뜻한 햇살과도 같은 목소리입니다.

 

데뷔앨범이 좀 아쉬웠던 'Donawhale'은 '눈 내리는 소리'로 쌓인 아쉬움을 남김 없이 날려버립니다. 고요한 새벽의 눈 내리는 모습과도 같은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슴 한 구석이 시려지고 누군가 그리워지는 기분입니다.

 

파스텔뮤직을 통해 얼마전 새 앨범을 발표한 '큰 형님' '스위트피'는 'Are You Ready?'라는 곡을 내놓았습니다. 보컬이 없는 연주곡이지만 '어린왕자'같은 그의 감수성이 느껴집니다.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배다른 형제 'Instant Romantic Floor'의 'Lie'는 나쁘지 않지만 '허밍'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아쉽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멤버간의 궁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그런 언밸런스한 느낌이 이 밴드의 매력일까요?

 

파스텔뮤직에 합류한 거물 4번 타자 '캐스커'는 '달의 뒷면'으로 드디어 정식 파스텔뮤직 앨범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캐스커'다운 세련된 도시적 감수성에 융진의 호소력 짙은 보컬도 여전합니다. 3집이 조금 아쉬웠지만, 새로운 레이블과 함께할 이들의 새 앨범은 역시 기대됩니다.

 

파스텔뮤직 소속답지 않은 느낌의 변방 밴드(?) '불싸조'는 이미 발표했던 '지랄이 풍년이네'로 참여했습니다. 거친 락 사운드를 들려주는' 불싸조'이지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일렉트로니카와 닿아있다는 느낌입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여성 목소리의 샘플링도 참 재밌습니다.

 
참여 밴드들 가운데 가장 오래 파스텔뮤직 소속인 '티어라이너(Tearliner)'는 'Regretto'라는 연주곡으로 참여합니다. 그 동안 드라마 음악에 참여하면서 갈고 닦은 내공일까요? 그의 연주음악은 잘 만들어진 크로스오버 곡을 듣는 느낌이네요.

'파니핑크(Fanny Fink)'의 '좋은 사람'은 '캐스커'의 손을 거쳐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원곡이 조금은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리믹스를 거치면서 '캐스커'다운 전자음들의 강렬함은 '주객전도'를 일으켜 마치 '캐스커'의 곡에 파니핑크의 '묘이'가 featuring으로 참여했다는 착각까지 들게 합니다. 그 만큼 '캐스커'의 센스는 대단합니다. 어둡고 무거운 발걸음은 '캐스커'라는 모퉁이를 돌면서 리드미컬하고 흥겨운 발걸음으로, 바로 180도 기분 변화 같습니다.

'어른아이'의 보컬 '황보라'는 '별이 되어'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어른아이'는 밴드 포맷을 벗어난 그녀의 목소리는 더 짙은 감성과 자유가 느껴집니다. '파스텔뮤직'의 '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마지막 곡을 통해 드러나고 있을 법도 합니다.

이 앨범은 현재 파스텔뮤직을 대표할 만한 밴드의 대거 참여로 파스텔뮤직이 앞서 발매했던 컴필레이션 앨범들에 뒤지지 않는 내용물을 들려줍니다. 파스텔뮤직의 지난 5년을 함께 했던 밴드들과 2007년을 통해 새롭게 합류해 또 다른 5년을 꾸려나갈 밴드들이 함께 하면서 그 임팩트는 'Cracker'나 '12 songs about you'를 뛰어넘구요.

더구나 2004년 말부터 파스텔뮤직의 행보를 지켜본 저에게는 그 느낌이 남다릅니다. 홍대 라이브 클럽을 통해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다른 소속이었던 밴드들이 파스텔뮤직에 편입되고, 성장해 나가고, 또 해체되는 현장을 지켜본 증인(?)으로서 더욱 그렇네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는 5주년 기념 앨범입니다. 튼튼한 종이케이스에 담겨진 5장의 디지팩은 눈을 즐겁고 소장 욕구를 자극합니다. 하지만 파스텔뮤직을 통해 발매된 앨범을 여럿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느낌이 5장에 담긴 수 많은 곡들은 '적당함의 미덕'을 잃은 '과잉'이 아닌가 하네요. 수록곡들이 좋은 곡이지만 나머지 4장의 CD에는 소장 CD들과 겹치는 곡들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Pastel Season Edition' CD만 별도로 구매할 수 없는 점은 그래서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이 '음반의 상징성'은 대단합니다. 메이저 음반사가 아닌 작은 레이블이 이렇게 방대한 음원 모음집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점은 가뜩이나 어려운 현재의 음반시장에서, 게다가 더더욱 어려울 인디음악 시장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겠습니다. 우리나라같이 '소수의 취향'이 무시되는 상황에서 그런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귀를 만족시킬 만한 음원들을 찾기 어려운데, 파스텔뮤직은 그런 부분에서 꾸준한 생명줄과 같은 레이블 중 하나였으니까요. 파스텔뮤직이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이런 앨범을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We Will Be Together'은 별점 4개입니다만 'Pastel Season Edition'만은 별점 5개를 주고 싶네요. 음악성과 대중성에서 한 인디 레이블 소속 밴드만을 모아서 이런 라인업의 음반을 냈다는 점은 한국에서 전무후무할 만한 일이 아닐까 하네요.

2008/01/31 21:38 2008/01/31 21:38

한희정 in 12월 7일 club SSAM

마지막은 '한희정'이었습니다. 많은 관객은 아마도 그녀를 보기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차분했던 객석의 반응은 그녀의 등장으로 뜨거워졌습니다. 그녀 역시 멋진 무대 매너로 응답했구요.

'우리 처음 만난 날',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 '드라마'같은 기존에 들어본 곡들 외에도 '나무',  '잃어버린 날들' 등 새로운 곡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앵콜은 즐거운 분위기의' 휴가가 필요해'였구요.

이제 혼자인 그녀가 낯설지 않네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에서 이제 그녀는 '푸른새벽'이 아닌 '한희정'임을 느끼게 합니다. 크리스마스에 '네스티요나'의 '요나'와 어디선가 깜짝 공연을 하지도 모른다네요.

아, 앨범은 봄으로 미루어졌다는데 과연 언제 나올까요? 호화 화보집이 포함된다면 더 기대려 보겠습니다.

 

2007/12/12 19:25 2007/12/12 19:25

루싸이트 토끼 in 12월 7일 club SSAM

두번째는 '루싸이트 토끼'였습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터라, 확실히 많은 자작곡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 역시 이 듀오의 매력이 아닌가합니다.

멤버 소개가 재밌었는데 '운전과 기타', '요리와 보컬'이라는 역할 소개는 신선했습니다. 더 활발한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이들이 이 밴드의 음악을 듣게 된다면 좋겠네요.

2007/12/12 18:56 2007/12/12 18:56

타루 in 12월 7일 club SSAM

지난주 7일에 'SSAM'에서 있었던 'WInter songs about you'라는 제목의 공연. 이전에 홍대 나들이가 벌써 2달이 넘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기도 했습니다.. 평일이었지만 여성 세 팀의 공연이라 그랬는지, 공연이 시작했을 때 빈자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늦게 도착하지 않았지만 결국 잘 안보이는 자리 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첫번째 '더 멜로디'의 보컬 '타루'의 솔로 공연. 솔로 공연이지만 세션 두 명을 대동했고, 그들을 철저하게(?) 이용(?)했습니다.. 자작곡 몇곡, 카피곡 몇곡을 들려주었고 준비하지 않았지만 많은 멘트를 하더군요. 점점 말수가 늘어나는 타루, 아직 홀로서기는 불안불안했지만 앞으로를 기대해봅시다.

2007/12/10 16:07 2007/12/10 16:07

루싸이트 토끼 - twinkle twinkle

흔하지 않은 여성 이인조 루싸이트 토끼의 데뷔앨범 'twinkle twinkle'.

작년부터 파스텔뮤직의 레이블 공연에서 혹은 소속 밴드의 단독 공연 게스트로 모습을 보여왔던, '유망주' '루싸이트 토끼'의 앨범이 공개되었습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기타와 운전을 담당한다는 리더 '김영태'와 보컬과 요리를 담당한다는 '조예진'으로 이루어진 이 86년생 동갑내기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보컬 '조예진'은 이미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3집과 '해파리 소년'의 2집에도 객원으로 참여하여 조금씩 이름을 알린 상태죠.

여러 공연을 통해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의 곡들과 라이브 실력을 들려주었던 '루싸이트 토끼'는 데뷔앨범을 통해서 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파스텔뮤직의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더 멜로디'를 잇는 '유망주'라고 불러도 아까우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86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데뷔앨범 'twinkle twinkle'을 살펴봅시다.

첫 곡 '수요일'의 깔끔한 연주와 사운드는 새천년이 시작된 후 인기가 급상승한 라운지 음악을 연상시킵니다. 쿨한 느낌의 보컬은 그런 분위기에 힘을 더하구요. 하지만 이어지는 'In My Tin Case'에서는 분위기를 달리하여 소녀의 목소리로 경쾌한 팝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이런 첫 두 곡의 대비는 크게 두 부류로 분류될 수 있는 수록곡들의 경향을 대표합니다.

첫 번째 큰 경향은 다양한 장르가 녹아든 '라운지'입니다. '수요일'을 시작으로 '12월', '미래도시', '디스코' 등으로 이런 분위기가 연결됩니다. '수요일'은 경쾌하고 가벼운 사운드와는 달리, 부제(Piano Lesson)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피아노 선생에 대한 소녀의 마음을 노래하는 가사의 '부조화'는 흥미롭습니다. 가사 때문에 잘못하면 치기 어린 느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차가운 어조로 부르는 보컬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하니까요.

또 다른 큰 경향은 'In My Tin Case', '꿈, 여름', '꿈에서 놀아줘', '봄봄봄'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소녀적 감수성의 팝입니다. 보사노바 풍의 연주와 풋풋하고 새침한 보컬은,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같은 가사는 그리운 학창시절의 기억으로 이끕니다.

이 앨범의 '추천 트랙' 가운데 하나인 '12월'에서는 차창으로 비치는 네온사인같이 쿨한 도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이 들뜬 크리스마스의 밤거리를 홀로 유유히 스쳐가는 어떤 이의 뒷모습 같습니다. '미래도시'는 제목처럼 미래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니카 트랙입니다. 아직 소녀티가 남아있는 이 밴드의 두 멤버를 생각한다면 놀랍기도 합니다.

'꿈, 여름'과 '꿈에서 놀아줘', 두 곡 모두 제목처럼 꿈에 대한 노래입니다. '꿈, 여름'은 꿈같이 아득한 여름날 해변의 기억을 노래하고 있고, '꿈에서 놀아줘'는 기다리다 지친 서운함을 꿈에서라도 달래어달라는 투정을 귀엽게 노래합니다.

역시 '추천 트랙'인 '비오는 날'은 보사노바 풍으로 비처럼 깔끔한 연주에 따뜻한 느낌의 보컬이 더해져 '루싸이트 토끼만 매력'을 들려줍니다. 비오는 날의 테마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곡도 가사도 좋습니다.

이어지는 두 곡은 밴드의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목에 '토끼'가 들어갑니다. '북치는 토끼'는 모 건전지 광고의 토끼 완구에서 모티프를 얻은 곡으로, 유쾌한 겉모습과는 다른 서글픈 내면을 처절하게 노래합니다. 귀여움 속 이면의 루싸이트 토끼식 해석이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토끼와 자라'는 용궁의 용왕을 위해 토끼간을 구하러 육지로 떠난다는 자라의 전래동화에서 빌려온 제목으로, 인간관계에서 전래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린 재치가 기발하네요.

최근 가요계에 부는 복고바람에 편승하는 제목의 '디스코'는 강한 비트와 속삭이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아마도 '미래도시'와 더불어 가장 의외의 트랙이 아닌가 하네요. 두 트랙은 '캐스커'나 '클래지콰이'에게나 기대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니까요.

마지막은 나른한 기분이 들게하는 '봄봄봄'으로 이미 컴필레이션 앨범 '12 Songs about You'로 소개된 곡입니다. 차분하고 나른한 분위기는 파스텔톤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하네요.

다양한 분위기를 들려주는 트랙들의 배치는 다소 난잡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컬 조예진의 신인답지 않은, 선굵은 목소리는 이 앨범의 무게 중심이되어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맛을 느끼게합니다. 또한 메이저 음반사들의 음반들과 비교해도 깔끔하고 세련된 사운드는 프로듀싱에 참여한 뮤지션 겸 프로듀서 '방승철'의 저력도 느낄 수 있구요.

'파스텔뮤직' 밴드다운 파스텔톤의 팝과 한국식 라운지 음악, 이 앨범을 이끌어가는 두 가지 분위기의 밀도있는 조화로 한 트랙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응집력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기존 파스텔뮤직 소속 팝밴드의 계열을 이으면서도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새로 영입한 '캐스커'를 비롯한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바람과도 무관하지 않아, 두 흐름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반짝' 한 번이 아닌, '반짝 반짝'입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CF에 배경음악으로 일반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더 멜로디'로 파스텔뮤직의 가요계를 향한 '파스텔 인베이젼(Pastel Invasion)'은 조용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침공에 이제 '루싸이트 토끼'의 이름도 포함되어야겠습니다. 최근 파스텔뮤직에서 발매한 인디밴드의 1집 중에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가장 고무적인 앨범이 아닌가 하네요. 앨범 타이틀처럼 빛나는 앨범이 되길 바라며, 또 최근에 별점 4개를 준 앨범들의 별을 깎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앨범의 별점은 4개입니다.

2007/12/10 15:21 2007/12/10 15:21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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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세번째 정규 앨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가 2집 이후 약 14개월만에 3집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1집과 2집의 간격이 21개월 정도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3집은 빨리 나온 편이죠. 더구나  '요조'와 함께한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이 예고된 상황에서, 8월의 한 공연에서 3집 발매를 언급했을 때는 '소규모의 충격'이었습니다. 오른손으로 'My name is Yozoh(프로젝트 앨범)'를 스트레이트로 내밀면서 슬그머니 왼손 훅으로 3집을 날리는 격이랄까요.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 발매 후 약간의 간격을 두고 3집이 발매될 예정이었는데 결국에는 11월 27일 동시 발매가 되네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라는 짧지 않은 제목도 흥미롭습니다. 요조와 함께 한 앨범의 제목이 My name is Yozoh로 우리 말로 하면 내 이름은 요조입니다 혹은 나는 요조입니다라고 할 수 있으니, 두 앨범이 모두 자기 소개 형식의 제목입니다.

 

첫곡 '기다림'은 '민홍'과 '은지', 두 멤버의 편안한 듀엣이 귀에 잡히는 곡입니다. '롤링 폴링'이라는 큰 의미 없어 보이는 가사에서도 편안함과 '동심'이 느껴집니다. 이런 점은 2집부터 보여준 모든 세대가 즐길 만한 노래를 만드려는 의지의 연속이라 생각됩니다. 보컬, 연주, 가사에서 느껴지는 소박함은 이 밴드의 이름에 왜 '소규모'가 들어있는지 다시 느끼게 합네요.

 

'너에게 반한 날'에서도 편안함은 이어집니다. 제목과 가사에서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12 Songs about You' 수록되었던 '희정'의 '우리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나네요. 한희정의 곡이 '아련한 환희'같았다면 이 곡은 '나른한 포근함'같습니다. 이 차이는 두 보컬의 차이이자 지향점의 차이도 아닐까 하네요.

 

'소녀 어른이 되다'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민홍의 보컬곡입니다.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는 이어지는 '너'에서도 계속됩니다. 햇살, 빗물, 바람, 사람...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느껴지는 너에 대한 그리움은 수 많은 가요의 '감정의 방출'보다 이런 '울먹이는 미소'에서 더욱 짙게 느껴집니다.

 

'나무'는 특별할 것 없지만 독특한 곡입니다. 중고교시절 음악교과서에 실렸을 법한 가곡처럼 느끼는 이는 저 뿐일까요? 가사의 탁월함, 그리고 보컬과 연주에서 가요적 장치들이 배제된 점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하네요.

 

'My favorite song'은 여러 점에서 1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어 가사도 그렇고 흩어지는 듯한 은지의 보컬과 뒤따르는 민홍의 코러스도 그렇습니다. 이어지는 Show show show는 수록곡 가운데 가장 신나는 곡입니다. 공연에서도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기에 충분하구요. 요조와의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될 듯도 했는데 보이지 않더니 결국 3집에서 듣게 되네요.

 

My favorite song의 한국어 버전을 보너스 트랙으로 본다면 느린 날이 마지막 곡이 됩니다. 기타 연주 위로 들리는 은지의 보컬은 마치 잔잔한 호수 위로 노를 저어 흘러가는 조각배를 연상하게 합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여유는 살며시 눈을 감게 합니다.  영화 시월애에서 IL MARE를 향하는 조각배를 떠올린 사람이 또 있을까요?

 

사실 서늘했던 1집이나 흥겨웠던 2집에 비해 이번 3집은 좀 심심하게 느껴집니다. 한 번 듣고 귀를 사로잡을 만한 트랙이 2~3곡 정도 밖에 되지 않구요. 하지만 두 번째 듣고 세 번째 듣고 들으면서 다가오는 건, 심심함보다는 딱 맞는 옷 같은 편안함입니다. 1집과 2집에 이어 느껴지는 그 편안함이 바로 소규모다움이 아닌가 합니다. 바로 이번 3집에서 그 편안함은 완성에 가까워졌고, 그래서 그들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인가봅니다. 소규모가 부르면 어떤 곡이라도 '소규모다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라는 정말 단순한 제목이지만, 바로 이 앨범을 정의하기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곡이라도 소규모가 만들었고 소규모가 불렀고, 소규모를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더불어 아직 앨범을 받아보지 않았지만 8인의 작가들과 함께했다는 북클릿도 기대해봅니다. 일러스트, 사진 등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한 북클릿은 어떤 모습일런지요. 유명 작가가 참여한 2집보다 더 멋들어진 작품이 되지 않을런지요.

호평과 혹평의 논란이 많은 앨범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골수팬들은 편안함에 반가워할 수 있겠지만, 처음 소규모의 음악을 접하는 이들이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걱정도 되네요. 별점은 4개입니다.

2007/11/25 22:46 2007/11/25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