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멜로디 in 9월 28일 Rolling Hall

두번째는 역시 '커피 프린스 1호점 OST'에 이름을 올렸던 '더 멜로디'였습니다. 작년 말에 공연을 보았으니 약 9개월만에 다시 보는데 그동안 많이 발전한 모습입니다. 보컬은 왠래 좋았지만 멘트가 늘었고, 연주는 '끈적하진' 느낌이었습니다. 멤버들과 세션들의 호흡에서 라이브 공연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우리나라 음악시장을, 더구나 라이브의 비중이 상당히 적은 현 상황을 생각하면 아쉬웠습니다. '더 멜로디'를 비롯해 라이브 공연에서 진짜 실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밴드들이 대중음악의 주류에 보이지 않는 점이 바로 그랬습니다.

'더 멜로디'의 활약으로 공연의 분위기는, 비록 좌석제였지만, 한껏 달아올랐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9월 말에서 10월 초사이에 있는 큰 공연들 때문에 홍보가 부족하여 예매율이 저조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빈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2007/09/29 09:04 2007/09/29 09:04

Tearliner in 9월 28일 Rolling Hall

28일 금요일에 있었던 '12 Songs about You'라는 제목의 '파스텔뮤직 레이블 공연'이 있었습니다.. 제목으로만 봐서는 12곡만 들려주는 공연이거나 12팀이 나올 법하지만, 사실 이 공연 하루 전인 27일에 같은 제목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되었고 이에 맞춘 발매기념 공연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Lemarr'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들과 함께한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은 작년 초에 발매되었고 역시 발매기념 공연이 있었던 'Cracker : compilation for a bittersweet love story'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으로 자세한 이야기는 조만간 찾아올 '앨범 리뷰'에서 하도록 하죠

첫 밴드는 1년만에 다시 롤링홀에서 보게되는 최근 '커피프린스 1호점'의 OST에 참여하면서 나름 유명세(?)를 탄 '티어라이너(Tearline)'였습니다. 짧아진 그의 머리는 최근 그의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듯, '커피프린스 1호점 OST' 수록곡 두 곡과 기존 앨범 수록곡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역시 배우 '이선균'이 불러 인기를 모은 티어라이너의 곡 '바다여행'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선균이 부른 노래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처럼 어색했는데, 역시나 티어라이너가 부르니 딱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이선균 버전(?)'에서 들을 수 있었던 '한희정'의 피쳐링을 공연에서 들을 수 없으니 뭔가 허전하더군요.

'커피프린스 1호점'에 참여하여 약 4개월간 공연을 못하다가 이번이 처음네요. 그리고 조만간 이선균이 부르는'바다여행'을 들을 수도 있답니다. 조만간 있을 '커피 프린스 1호점 콘서트'를 기대해봅시다.

몇몇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남성 일렉기타 세션이 바로 '티어라이너'와 남성 듀오 'Low-end project'를 함께하는 멤버입니다. 솔직히 저는 '티어라이너'보다는 몇 곡 발표하지 않은 'Low-end project'가 더 기대되네요.

2007/09/29 08:31 2007/09/29 08:31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in 8월 4일 club SSAM

8월 4일 'SSAM'에서 있었던 '포츈쿠키'의 2집 앨범 발매 기념 공연. '포츈쿠키'는 이 기념 공연을 기획 공연 형식으로 몇몇 인지도 있는 밴드들과 진행 중인데, 이번에는 바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그 게스트였습니다.

이 날도 2집 발매 전후로 조직된 '소규모'가 아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이었습니다. '쇼쇼쇼', '마이네임이즈요조', '랄라라', '바나나 파티' 등 '요조'와 함께하면서 만들어진 즐거운 곡들과 2집의 밝은 곡들로 공연을 꾸려나갔습니다. 또 못 본 사이 만들어진 신곡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8월에 요조의 앨범이 나오고, 더구나 11월에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세번째 정규 앨범이 나온답니다. 요조의 앨범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그래서 3집은 내년에나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이렇게 푸짐한 소식을 듣게 되니 좋네요.

3집에서는 정말 '소규모'다운 곡들이었으면 좋겠네요. 요즘 소규모의 공연은 요조와 함께하면서 풍부하고 즐거운 느낌이지만(그 만큼 팬도 늘어나고 더 공연 관객들도 많아졌지만), 가끔 민홍과 은지가 꾸려나갔던, 제작년 즈음의 '차분하고 조용한 울림'이 그리워진답니다.

 
2007/08/15 22:02 2007/08/15 22:02

어른아이 in 4월 7일 루비살롱

세번째는 오랜만에 보는 '어른아이'. 역시 조용한 외침의 매력이 있었지만, 기타리스트의 돌발 행동은 좀 아쉬웠다. 조명을 어둡게 해서 사진은 잘 안 나왔다.

2007/04/22 20:34 2007/04/22 20:34

파니핑크(Fanny Fink) - Mr.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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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시작을 알리는, '파스텔뮤직' 소속 밴드로 2007년 첫 앨범 'Mr. Romance'를 발표하는 '파니핑크(Fanny Fink)'.

'Pink'가 아닌 'Fink'가 들어간 밴드 이름은 영화에서 차용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fanny'는 '속어'이고 'fink'도 좋은 의미는 아니네요. 어쨌든, 공연이 괜찮다고 입소문으로 알게 되었고, 미리 들어본 '24'가 상당히 좋은 느낌이었기에 앨범을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리뷰를 쓰는 동안 같은 레이블 소속의 '올드피쉬'가 앨범을 발매하였고, 역시 같은 레이블의 최고 인기 밴드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최고 기대주 '더 멜로디'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기에, 다른 앨범들에 가려지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좀 있네요. 하지만 정말 좋은 앨범이라면 그 와중에도 자신을 빛을 묵묵히 발하겠죠.

'24',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의 첫곡입니다. 시원한 느낌때문에 요즘같은 겨울보다는 날은 점점 더워지고 밤바람은 시원한 초여름에 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도시 외각의 조용한 밤 길을 달리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가사까지 고려한다면 '행방을 알 수 없는 24세, 초여름의 밤'이랄까요? 참 좋은 인상을 주는 첫곡이라고 하겠습니다.

'향을 담은 비 for Haru', 바로 앞선 '24'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의 곡입니다. '24'가 '팝'과 '락'의 사이 어디 즈음에 있는 곡이라면 '향을 담은 비'는 'Casker'나 'W'같은 '일렉트로니카'에 가깝다고 할까요? 'Casker'와 비교하자면, 'Casker'의 보컬 '융진'과 '파니핑크'의 '묘이'의 음색의 차이로 인해, 강렬함은 떨어지지만 '파니핑크' 쪽이 더 가냘픈 느낌입니다. '비'가 들어간 제목 뿐만아니라, 낮게 깔리다가 절정에서 찌르는 듯한 보컬과 질주하는 듯한 연주가 '비'처럼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하네요.

'Sweet', '팝-락'과 '일렉트로니카'를 지나 이번에는 '보사노바'입니다. 이런 다양한 장르를 차용하는 모습은 '클래지콰이'나 '캐스커'같은 '일렉트로니카'와 결합한 밴드들이 보여주는 모습이기, 이 밴드의 정체성을 참 궁금하게 합니다. 앞선 두 곡이 '쓸쓸함'을 노래하고 있다면 'Sweet'는 제목처럼 달콤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 앞선 세곡이 기복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잔잔히 흘러가는 곡입니다. 일명 '착한 남자(혹은 여자) 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비애를 노래하거나, 그들에게 비애를 안겨주는 가사입니다.

'Signal Lamp', 밴드 '파니핑크'의 '지향점'이 되었으면 하는, 90년대 가요 분위기가 나는 경쾌한 연가입니다. 가사 뿐만 아니라 보컬과 코러스의 느낌이나 믹싱, 기타 반주, 간주의 일렉기타 솔로까지 여러 면에서 그런 느낌을 갖게 합니다. 요즈음 가요에서 기본 공식 중 하나처럼 되어버린 화려한 오케스트라 세션이 없다는 점도 그렇구요.

'11월', 가사는 오직 '나'와 '라' 밖에 없고 재생시간도 2분이 되지 않는 interlude 형식의 곡입니다. 앞선 곡들의 팝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겨울의 입문이자 연말을 알리는, '시작과 끝의 기로'에 서있는 제목 '11월'의 의미가 궁금해집니다.

'Railroad', '11월'과 마찬가지인 연주곡 형식의 곡으로 2분이 조금 넘습니다. '11월'이 앨범의 전반을 마무리하는 곡이라면 'Railroad'는 앨범의 후반을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옳겠습니다. '앞선 곡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앞선 곡들이 보컬과 연주에 여러 이펙트를 통해 화려한 팝적 느낌이 강했다면, 이 곡에서 느껴지는 조금 건조한 어쿠스틱 연주들이 그런 기대를 강하게 합니다. 기차소리와 코러스는 아른한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널 만나러 가는 날', 'Sweet'와 비슷한 보사노바 느낌입니다. 하지만 'Sweet'와 비교했을 때 보컬은 좀 담백해졌고 연주도 그렇습니다.

'다신', 역시 90년대가 물씬 느껴지는 곡입니다. 앞선 어느 곡보다도 담백한 보컬과 멜랑콜리한(우울하고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가사가 그런 느낌이 들게합니다. 특히 그 멜랑콜리(melancholy)는 분명 슬픔만을 토해내는 요즈음 가요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수성이네요. 첫인상이 너무 좋은 '24'와 함께 이 음반의 베스트 트랙으로 선정하고 싶네요.

'민트 하늘의 꿈', 서늘한 들판에 누워 유유히 흘러가는 가을 하늘을 보는 듯한, 잔잔한 느낌의 곡입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난한 팝-락 트랙입니다. 앞선 '민트 하늘의 꿈'이 유유하고 잔잔한 '느낌'이지만, 이 곡은 '그냥 평범'하다고 할까요? 앞선 트랙과 비슷한 정서이지만 아니, 비슷한 정서를 들려주기에 차별화를 둘 수 있는 '+ α'가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두 곡의 순서가 바뀌었다면 역시 뒤에 있는 트랙에게 그런 감상이 붙었을지도 모르겠네요.

'Lucia', 마지막 곡으로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이어도 괜찮을 느낌입니다.. 많은 곡에서 '가성'으로 부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진성'으로 생각되는 맑고 힘찬 보컬이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강하게 합니다. 그만큼 앨범에서 가장 밝은 느낌의 곡이기도 하구요. 전반의 긴 연주 후에야 들을 수 있는 보컬도, 연주곡으로 시작해서 절반쯤 올라가고 노래가 시작되는 엔딩 크레딧을 생각나게 합니다.

앨범 전체적으로 '강렬한 임팩트'로 승부하기 보다는 한 곡 한 곡이 강하게 튀지 않는 잔잔함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런 잔잔함 속에서도 소소한 감정들, 재미들을 찾을 수 있네요. '쿨'한 아니, '쿨'해보이려는 노력들, 오늘은 조금 슬프고 눈물도 조금 나겠지만 내일은 더 성숙할 것이라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조금은 시린 20대 초반의 감정들, 노래들...별점은 3.5개입니다.

2007/02/07 17:06 2007/02/07 17:06

encoding of 20070130 exclusive

2007년 1월의 처음이자 마지막 추출. 추출에 사용하는 iTunes가 설치되어있는 컴퓨터의 인터넷을 끊어서 태그를 손수 입력하느라 좀 힘이 들었다.

'파니핑크'의 데뷔 앨범 'Mr. Romance'. '캐스커'보다 부드럽고 '올드피쉬'보다 상큼한데다, '미스티 블루'가 첨가 되었다고 할까?  알록달록 상콤달콤한 앨범. 겨울이 아니라 초여름 즈음에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뭄바트랩'의 데뷔앨범 'Looking For The Sunrise'.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월드뮤직의 바람을 더욱 강하게 할 앨범이 아닐지. 이국적 연주와 리듬 뿐만 아니라, 두 멤의 교태로운(?) 하모니는 귀를 더욱 즐겁게 한다.

'에픽 하이(Epik High)'의 네번째 앨범 'Remapping The Human Soul'. 2 CD에 거의 100분에 육박하는 재생시간을 보여주는 엄청난 앨범.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지만, '에픽 하이'는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귀를 땔 수 없게 만드는 너무나 좋은 곡들과 계속적으로 귀를 환기 시키는 화려한 피쳐링, 더구나 곡 수도 많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다이나믹 듀오'의 1집 이후 가장 '귀에 착 감기는' 힙합 앨범이자 2007년 '올해의 앨범'의 강력한 후보.

'the Wreckers'의 데뷔 앨범 'Stand Still, Look Pretty'의 DVD가 포함된 수입 한정반.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신세대 싱어송라이터 'Michelle Branch'가 자신의 6년지기인 'Jessica Harp'와 함께한 '컨트리 듀오'. '오, 신이시여. 이것이 정년 컨트리란 말입니까?' 지금까지 '컨트리'라는 장르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리는 멋진 앨범. 이런 컨트리라면 매일 들었으면 좋겠다. 첫트랙  Leave the Pieces'부터 'The Good Kind', 'Tennessee' 등등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곡들이 많다. 더불어 'Michelle Branch'의 앨범들도 다시 듣기 시작했는데 이렇게나 좋았었나?

'지은'의 데뷔 앨범 '지은'. 아직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앨범으로,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발매가 되었다. 깔끔하다. 하지만 좀 거칠어지면 좋았을 부분에서도 모범생이 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그리고 그럼에도 충분히 좋은 '부끄러워', '그냥 그런 거예요'같은 곡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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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1 18:59 2007/01/31 18:59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in 1월 21일 클럽 빵 (2)

준비중이라던 2.5집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이 아닌 '요조'의 솔로 앨범으로 발매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곡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참여한 형식이구요. 아마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같은 제목의 앨범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앨범에 수록될 신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낮잠', '바나나 아파트(?)' 등이었습니다. 이 외에 'so good-bye', '두꺼비', '슬픈 사랑 노래' 등 주옥같은(?) 인기곡들과 역시 새앨범에 수록예정인 '룰루랄라' 등으로 찾아온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만한 공연이었습니다. 이제 2집이 나왔고 활동 기간도 길지 않지만, 정말 '10년의 연륜'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빨리 앨범이 나오고 공연도 자주 해줬으면 좋겠네요.

2007/01/27 00:20 2007/01/27 00:20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in 1월 21일 클럽 빵 (1)

마지막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였습니다. 100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을 했다는데, 아마 절반 이상은 이 밴드를 보기위해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2집 공연들어서는 거의 다섯 명이 등장하여 공연을 했는데, 이번에는 '소규모'의 원래 두 멤버와 '요조', 이렇게 셋이 진행해 갔습니다.

2007/01/27 00:05 2007/01/27 00:05

푸른새벽 - 보옴이 오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6년 12월 말, 예고도 없이 찾아온 푸른새벽의 두번째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이 되어버린 '보옴이 오면'.

공연도 별로 없이 갑자기 발매된 두번째 앨범만으로 이별을 고하니 많은 이들이 아쉬웠겠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double disc로 발매된 EP 'Submarine Sickness + Waveless'에서 이들의 행보는 예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눈으로 덮힌 벌판에 한 그루의 나무만 쓸쓸히 서있는 자켓과 그 아래 쓰여진 '보옴이 오면'. 봄을 기다리며 리뷰를 시작합니다.  

'intro', 그야말로 인트로입니다. '이별만은 아름답도록'이라지만 마지막을 고하는 앨범의 intro로는 너무나 밝은 느낌입니다. 밝다 못해 희망적이고 진취적입니다. 푸른새벽, 두 멤버의  앞 길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Undo', 도입에서부터 앞선 intro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intro에서 느꼈겠지만 1집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1집에서는 기본적으로 기타가 중심이 되었지만, 1집과 2집을 잇는 EP 'Submarine Sickness + Waveless'에서 보였던 키보드나 신디사이저 중심의 변화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사랑', '푸른새벽'의 대표곡 '스무살'에 필적할 만한 아니 뛰어넘을 만한 '임팩트'를 가진 곡입니다. dawny의 '나른한 슬픔'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인 곡이구요. 나른하게 진행하는 보컬은 후렴에서는 황량한 슬픔으로 바뀝니다. 그 황량함은 앨범 자켓에서 보이는 눈으로 덮인 쓸쓸한 벌판과 싱크로율 100%에 가깝네요. 조용한 방안에서 듣다가 숨이 먿을 듯하고 주체할 수 없는, '텍사스 들판의 소떼처럼 몰려오는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후렴에서는 'Maximillian Hecker'의 'Dying'이 떠오르더군요. "I'm dying"이라는 외치는 모습과 겹쳐지네요.

'하루', 앞선 두 곡이 dawny의 보컬에 상당히 의존하는 곡이었다면 이곡에서 보컬의 비중은 줄어들고 연주가 중심입니다. 앞선 두곡이 더블 EP 중 'Submarine Sickness'의 연장선이라면 이 곡은 'Waveless'의 연장선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더블  EP 중 'Submarine Sickness'는 dawny의 스타일이고, 'Waveless'는 sorrow의 스타일이라고 본다면 대충 맞지 않을까하네요.

'우리의 대화는 섬과 섬사이의 심해처럼 알 수 없는 짧은 단어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너무나 긴 제목의 곡입니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본 우리나라 노래 중 가장 긴 제목이 아닐까하네요. 주도권은 다시 dawny쪽으로 기울었지만 두 사람사이의 균형이 느껴집니다. 다른 좋은 곡들이 있지만, 이 곡이 제가 '푸른새벽'에게 바라던 모습들과 가장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가사처럼 이번 푸른새벽은 앨범이 끝이라도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별', 시작이 왠지 EP에도 수록되었던 '빵'이 떠오르는 곡입니다. 담백함과 기교가 적절히 어우러진 보컬이 매력적으로 곡의 길이가 짧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네요.

'딩', 특이한 제목과 나긋나긋한 보컬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 예전에 Demo로 들었을 때의 거친 느낌과는 많이 달라서 처음 들었을 때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Tabula Rasa',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실렸던 곡입니다. 보컬과 기타 연주에서 2집보다는 1집과 EP 사이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후가 지나는 거리', dawny의 보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곡입니다. 3분이 좀 안되는 짧지 않은 곡이지만 interude같은 느낌이 드네요. 단조롭다고 할까요.

'명원', EP 수록곡 '별의 목소리'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마지막 곡 '보옴이 오면', 봄이 오면 하고 싶은 바람들을 노래하는 곡입니다. 가사의 처음 dawny의 목소리가 '보옴'으로 늘어지는 부분에서는 아른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봄'이 아닌 '보옴'으로 늘어져 화자에게는 그 그리움만큼이나 바람들도 너무나 멀어보입니다. 우린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아늑한 '빵'에서 공연하는 '푸른새벽'의 모습을.

아쉽습니다. 많은 사랑를 받았던 밴드가 고작 2장의 앨범과 1장의 EP만 내고 사라진다니 아쉽습니다. 아쉽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언더그라운드 씬의 현실이기도 하니 착찹하기도 하네요. '보옴이 오면'이라는 제목처럼 봄은 너무나도 멀어 보이지만 언젠가 두 사람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이들에게 남겨진 앨범 '보옴이 오면'. 가만히 듣다보면 우리에게 '보옴'이 오지 않을까요? 그날을 기다립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07/01/17 10:37 2007/01/17 10:37

encoding of 20061223~20061231

2006년의 마지막 추출들.

대만의 가수 '소혜륜(蘇慧倫)'의 'Fool'. 고등학교 시절에 channel [V]를 보면서 노래가 괜찮다 싶어 테이프로 사서 들었었던 기억이 있는 앨범. 갑자기 듣고 싶어서 음반 사이트들을 돌아다녀보니 '다이어리 포함 한정반'이 있더라. 희귀 음반이라 좀 비싸긴 했지만 샀다. 이 앨범 전에 나온 베스트 앨범도 사봤는데 별로라서 추출은 안했다.

'별(Byul)'의 다섯번째 작업물 제목도 긴 '월간뱀파이어 5 [지혜롭고아름다운사람을포기하는법]'. 향뮤직에 올라온 샘플 '비단신'만 듣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비단신'과 '영원이시간을관통하는그순간나를보지말아요', 이 두 곡 너무 좋다. 가격이 만만하지 않지만 소장가치는 충분.

'푸른새벽'의 굿바이 앨범 '보옴이 오면'. 이건 예스24에서 샀는데 무작위로 보내지는 사인CD가 왔다. 공허함으로 가득찬 '사랑',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보옴이 오면',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딩' 등 좋은 곡들이 많은 편. 아쉬운 점도 있지만 굿바이 앨범으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안녕~! 푸른새벽.

오랜만에 뉴에이지 장르의 새로운 뮤지션을 개척했다. '한국 최고 뉴에이지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톰프뮤직'을 통해 앨범을 발표한 '메이 세컨(May Second)'의 세번째 앨범 '2 Impact'. 스톰프뮤직 카페의 미리듣기를 통해 2곡 정도 들어봤는데 괜찮았다. 사실 2 CD라는 점도 구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나는 30분이 안되고 다른 하나는 30분 정도로 2 CD담은 점은 좀 아쉽기도 하다. EP 2장을 모아놓은 느낌이랄까? 한 40분씩만 되었어도 좋았을 텐데. CD 1은 '뉴에이지', CD 2는 '크로스오버'라고 할까? 한국 여성 피아니스트의 앨범은 처음인데 괜찮다.

'Round Table feat. Nino'의 앨범 'Nino'. 일본 밴드로 'Round Table'이라는 두인조 Pop unit이 보컬 'Nino'와 함께한 앨범이다. 깜찍한 Nino의 보컬과 함께 상큼한 Pop을 감상할 수 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 들으면 기분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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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08:59 2007/01/07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