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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언젠가 올 이별들을 위한 인사, 'CIAOSMOS'.

혼성 듀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가 네 번째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정말 예상외의 일들이 많았네요. 2004년 12월에 발매된 데뷔앨범 '소의 성공과 2006년의 두 번째 앨범 '입술이 달빛'이 소포모어 징크스를 무색하게 할 만한 완성도를 보여준 점이나 전작과는 다른 색채를 보여준 점이 그러했죠. 또 2007년에 세 번째 앨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를 발표하면서 '요조'와 함께한 'My Name is Yozoh'를 발표한 점도 그러했고 그 덕분에(?) 세 번째 앨범이 가려진 점도 그러했네요. 2008년에는 여행앨범 '일곱날들'을 발표하면서 '거의 1년에 앨범 한 장'이라는 왕성한 창작력을 이어가는 모습이었지만, 2009년과 2010년을 그냥 넘어간 점도 역시 그러했구요. 당연히 금방 찾아올 새 앨범을 기다린 팬들에게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었겠고, Discography로는 2년이 넘는 공백이 있었지만 간간히 공연 활동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곡들을 보여주었기에, 네 번째 앨범에 대한 기다림은 더욱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낮선 제목 'CIAOSMOS'는 이탈리아어로 '안녕'을 의미하는 'Ciao'와 우주를 의미하는 'Cosmos'의 합성어로 '안녕으로 가득한 우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앨범을 여는 첫 곡의 제목 역시 'Ciaosmos'입니다. IDM을 연상시킬 만한 조용한 전자음들과 함께 시작하여 보컬 '은지'의 음성이 은은히 울려퍼지면서, 많은 소규모의 팬들 마음 한 구석에 숨겨놓았던, 데뷔앨범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물씬 피어납니다. 소규모의 '음악적 우주'에 접근합니다. 반갑습니다.

'언젠가 올 우리의 이별들을 위해'로 맺음하는 짧지만 강렬한 가사는 엄청난 몰입에 빠져들게 합니다. 4분에 이르는 긴 인트로라고 할 수 있지만 마치 30초 정도로 느껴질 만큼 빠르게 지나갑니다. 'Dream is Over'는 소규모식의 미니멀리즘이 돋보입니다. 단촐한 악기 구성과 간단히 반복되는 구조의 가사가 그렇습니다. 적당히 흥겨운 분위기는 2집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지나치지 않는 중용은 1집에 가깝게도 들립니다.

'Ladybird'는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의 공연들에 참여한 청자라면 들어보았을 곡입니다. 바로 'Bugs fly again'으로 공개되었던 곡으로 가사가 완성되면서 혐오스러울 수 있는 bugs에서 ladybird로 바뀌었나 봅니다. 전자음(삐)과 자연음(새소리)가 어우러진 배경음은 조용한 이 곡의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어지는 'Life is Noise'는 여러면에서 'Ladybird'와 한 쌍같은 곡입니다. 이어지는 배경음이 그렇고 연주도 그렇습니다. 이 앨범에서 전체적으로 자연음과 소음(noise)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아예 제목에서 '인생은 소음이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Ciaosmos를 대표하는 모토일까요? 콧소리 섞인 민홍의 목소리는 약간 귀를 거슬리며 '코러스'와 '소음' 경계에 위치합니다.

창밖으로 스쳐지나는, 복잡한 도시를 그려낸 '23 Red Ocean' 역시 독특한 샘플링이 인상적입니다. 명상적이고 정중동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물에 사는 돌'은 어느 트랙보다도 소규모의 '회귀'를 느낄 수 있게합니다. 가장 편안한 구성으로 감동을 극대화하는 소규모의 기교가 빛납니다. '서부간선'은 소규모의 앨범들에 감초처럼 껴있는 '민홍 보컬'의 트랙입니다. 지난 앨범들에서 느끼기 힘든 락킹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괜찮은 것'에서는 '~것'의 열거와 놀림노래 형식의 믹스로 소소한 재미를 들을 수 있습니다. '던져지고 있는 돌'도 공연들에서 들을 수 있던 곡입니다. 쉐이크와 드럼 소리로 시작되는 공연에서 볼 수있는 '소규모다운' 구성으로 무대 위의 소규모가 그리워지게 합니다. 마지막은 연주곡 'Love on'입니다. 안녕으로 가득한 우주이지만 '사랑은 계속되어야한다'는, 평소 소규모의 철학이 담겨있는 곡이 아닐까 하네요.

오랜만에 찾아온 네 번째 앨범 'CIAOSMOS'는 이렇게 10개의 트랙으로 막을 내립니다. 오랜 기다림과 공연들에서 들을 수 있었지만 이번 앨범에 실리지 않은 곡들을 생각한다면 '10'이라는 숫자는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짧아서 아쉽지만, 이번 앨범에서 들려주는 영미 인디음악에서나 들을 만한 참신한 시도들은 귀를 즐겁게 합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우주는 이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좀 더 황성한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11/05/03 21:31 2011/05/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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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디씬의 경향을 담았다고 할 수 있는 컴필레이션 'SAVe tHE AiR  : GREEN CONCERT'.

작년 11월 경부터 진행되어온, 환경캠페인 'SAVe tHE AiR  : GREEN CONCERT'가 이제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방안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앨범으로 찾아왔습니다. 이 환경캠페인은 항공사인 '진에어(JinAir)'가 주최하고 '파스텔뮤직'이 주관하는 콘서트 시리즈로 수익금은 유엔 환경단체인 'UNEP'에 전달된다고 하네요. 이렇게 좋은 취지이지만 그 내용물이 부실하다면 그 취지가 빛날 수 없겠죠? 일련의 콘서트들을 통해 보여준 화려한 라인업에 버금갈 정도의 멋진 라인업으로 컴필레이션 'SAVe tHE AiR  : GREEN CONCERT', 이제부터 살펴봅니다.

지난 한 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첫 곡 '빨주노초파남보'로 앨범을 시작합니다. 누구나 '무지개'를 떠올릴 제목으로 그 '무지개'만큼 밝은 희망을 세박자의 노래에 담아 들려줍니다. 옥상달빛과 궁합이 좋은 어쿠스틱 기타와 실로폰 등 소박한 악기들과 함께하는 그녀들의 노래는 가사 한 줄 한 줄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너무나도 간결하고도 감동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자연보호'라는 이 앨범의 주제를 가장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죠.

'어항'은 '파스텔뮤직'의 대표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한희정'의 곡입니다. 무심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녀의 음성과는 다르게, '감쪽같이 바뀐 물고기'를 통해 전하는 다소 무거운 가사는 '자연보호'의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마지막 가사 '아버지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는 기도문을 떠올르게 할 만큼, 종교적 채색가 짙기에 재밌습니다.

역시 작년 뜨거웠던 '좋아서하는밴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부르는 '1초 만에 만나는 방법'처럼 바로 1초만에요. 경쾌하고 씩씩한 멜로디와 동요나 자장가를 불러도 딱 좋을 마치 교과서같이 진솔하고 명료한 보컬로 이 밴드의 매력을 뜸뿍 표현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멤버 본인들은 '좋아서 하는 밴드'라지만 '좋아할 수 밖에 없을 밴드'라고 하고 싶네요.

주목받는 남성 듀오 밴드 가운데 하나인 '짙은'은 'Sunshine'을 들려줍니다. 이 곡의 가장 큰 미덕은 '짙은'의 이름을 달고 나온 음반들(정규앨범과 EP)이 담고 있는, 주로 '우울이 짙은' 노래들과는 다르게, 제목처럼 밝고 희망적이라는 점입니다. 따뜻하고 화창한 봄날, 캠퍼스  로맨스같은 낭만을 부르는 짙은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네요. 앞으로도 이런 밝은 노래들을 자주 불러주었으면 합니다.

보컬리스트에서 이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는 '요조'는 그녀의 시선을 통해 길 고양이 '나영이'를 소개합니다. 환경캠페인과는 조금 떨어진 소재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동물들에 대한 관심도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나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꽃'이 연상시키는, '단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 원하는 고양이 모습은 처량함을 느끼게 합니다. 기타 연주에 '이상순'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네요.

최근 세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 '몽니'는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전화기가 없어도'를 들려줍니다. 요즘에는 '핸드폰'이나 '휴대폰'에 밀려,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언어적인 면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도구이자 단어인 '전화기'조차도 범접하기 힘든 시절에 대한 노래입니다. 지금  30대 혹은 그 이상의 연령층의 어린 시절, 집마다 있는 한 대씩은 있는 전화기이지만 어머니와 아주머니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노래 속의 주인공의 그 시절 전화기는 가끔 친한 친구에 약속 확인 정도를 위해 '용건만 간단히' 사용하던, 어른들의 물건이었구요. 그런 시절의 연애 또한 마찬가지여서 수줍은 이야기는 전화기로 더욱 힘들었을 것이고, 직접 만나지 않으면 닿을 수 없던 그 시절의 기다림과 설렘은, 휴대폰으로 언제든 닿을 수 있는 요즘날과는 달랐겠죠.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격체를 만나지 않고,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점점 피상화 되어가는 요즘 시절에 대한 씁씁함을 반어적으로 담고있지 않나 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파니핑크'는 상당히 매력적인 일렉트로니카 넘버 'Love  is You'로 찾아왔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유는 모던락에 가까운 정규앨범과는 많이 다른 이 곡의 분위기 때문입니다. 환골탈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뮤지션의 앨범에 remix로 참여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이미 예고된 변화라고 해야겠네요. 이전 파니핑크의 음악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댄서블한 일렉트로니카에 빠져보세요.

뜨거운 주목을 받아온 남성 듀오 '10cm'은 '열대야'를 들려줍니다. 10cm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성인용(?) 가사'를 꼽을 수 있겠는데, 이 곡에서도 역시 농밀한 에로티시즘을 함축적으로 풀어냅니다. 그리고 함축적인 가사만큼이나 상당히 교태로운 보컬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네요. 참 '대담'하면서도 '대단'한 듀오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흥겨운 연주가 매력인 Irish trad band '바드(Bard)'는 연주곡 '초록 물결 사이로'를 들려줍니다. 푸른 바다 위로 넘실거리는 파도만큼이나 흥겨운 멜로디는 귀에 어쩐지 익숙합니다. 바로 '바드'의 뿌리가 되는 '두번째달'을 좋아했던 청자라면 '바다를 꿈꾸다'가 떠오를 법도 합니다. 바다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음유시인(바드)의 마법이 깃든 연주가 아닐까 합니다.

탁월한 멜로디와 감성으로 청자를 사로 잡아온 '디어 클라우드'는 제목처럼 싱그러움이 가득한 '아침'으로 다가옵니다. 중성적인 음색인 '나인'의 보컬이 이렇게나 로맨틱하게 들릴 수도 있을까요? 맑고 상쾌한 주말의 아침에 듣는다면 더 없이 좋을 트랙입니다.

2007년부터 매년 한 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어느 밴드보다 꾸준한 활동을 보여온 '보드카레인'은 애절한 '불편한 진실'을 들려줍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불편한 진실'은 바로, 우리에게는 미합중국의 부통령으로 먼저 알려졌고 지금은 환경운동으로 더욱 유명한 '앨 고어'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담아 쓴 책의 제목이기 때문이죠.(후에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고 앨 고어도 출현햤죠.) 앞선 10개의 곡이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였다면 이 곡의 분위기는 많이 다릅니다. 얼핏 들으면 '슬픈 사랑 노래'일 수도 있겠지만, '보드카레인'이 말하는 '너'는 우리의 소중한 '지구'와 '자연'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이 컴필레이션에 참여한 밴드들 가운데 가장 고참이라고 할 수는 밴드 '허클베리핀'의 'Aurora People'입니다. 절제된 가사에서 환경오염으로 황폐해진 지구에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결국 지구를 떠나는 상황이 연상됩니다. 그렇기에 이 밴드가 전하는 메시지는 앞선 어느 곡들보다도 직설적이고 처절하게 들립니다. '나라는 존재는 없었어 나라는 건 흔적(먼지)일 뿐'이라는 가사는, 지구의 긴 나이에 비교한다면 인간의 인생은 먼지처럼 덧없이 짧다는 인간 존재의 무상함과 그렇기에 인류는 지구와 자연과 후손을 위해 겸손해야한다는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와 더불어 최근 인디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뜨거운 밴드들 다수가 신곡으로 참여했다는 점은 이 앨범을 빛나게 합니다. 켐페인을 위해 모였지만 최근 인디씬의 경향을 보여주는 샘플러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라인업이니까요. 또한 '바드'나 '디어 클라우드'처럼 좀처럼 컬필레이션으로 만날 수 없었던 밴드들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앨범의 소장가치를 더하네요. 자연보호에 대한 인디밴드들의 염원과 더불어 이 밴드들이 꾸준히 활동해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 또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좋은 취지에 캠페인이 멋진 밴드들과 함께 꾸준히 있으면 좋겠네요.

2011/04/23 14:27 2011/04/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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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모던 포크 듀오 '옥상달빛'의 데뷔 EP '옥탑라됴'.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홍대 인디씬에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나 '푸른새벽'처럼 혼성 듀오로 인기를 모은 밴드들도 있었지만, 단일 성별의 듀오는 흔하지 않은 구성이었습니다. 1장이라도 발매한 팀들 가운데, 남성 듀오로는 그래도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노 리플라이', 이제는 만날 수없는 '재주소년'이나 한때 2인조였던 '올드피쉬'가 떠오르지만, 여성 듀오로 인기를 모은 밴드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성은 원래 여성끼리만 있으면 협력이 힘들다'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로 말이죠. 2010년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여준 밴드 가운데 그렇게 희귀한 구성의 밴드가 하나있었습니다.

바로 모던 포크 듀오 '옥상달빛'이 그들입니다. 아 밴드, 우선 이름이 특이합니다. 영어이름의 밴드들이 많은 시대에 우리말 이름에, 한국인의 주요 생활공간이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동하고 듣기 어려운 단어인 '옥상'과 '달빛'의 조합이라뇨. 옥탑방에 사는 고학생이 달빛을 받으며 느끼는 운치와 삶의 애환이 모두 담겨있을 법한 느낌입니다. 여성 듀오이기에 두 사람의 보컬에도 관심이 가는데, '말괄량이' 컨셉의 '박세진'과 '새침데기' 컨셉의 '김윤주'가 '옥상달빛'입니다.

앨범 자켓어서 눈에 띄는 점은 단연 '공룡의 머리'입니다. '모던 포크 듀오'답지 않게 무시무시한 공룡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긴 한데, 옥상달빛의 클럽을 방문(탐구?)해 보았다면 한 번 즈음은 만났을 공룡이랍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티라노사우르스'처럼 무시무시한 녀석이 아니라 초식을 하는 '용각류' 공룡이에요. 무서워하지 말고, 이제 옥상달빛의 노래들을 들어보자구요.

도입부의 멜로디언 연주가 매력적인 첫 곡은, 청자와 방금 만났기에 뜬금없게 들릴 수 있을, '안녕'입니다. 용기있게 고백하지 못하고 마음만 떠보는 얄미운 친구에게 쿨하게 외치는 '안녕'은 관계의 끝을 선언하는 마지막 인사이겠지만, 또 다른 연애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인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드코어 인생아'는 과격한 제목과는 다르게 잔잔하게 흘러가면서도, 이 밴드의 이름처럼 젊은 세대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래하는 곡입니다. '청년실업'과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지금의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감을 노래하는 꾸밈없는 가사는 '옥상달빛'의 담백한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또 좌절 속에서도 인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 메시지는 두 멤버의 음성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옥탑라됴'는 이어지는 '옥상달빛'의 인트로 성격의 트랙입니다. 두 멤버의 코믹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옥탑라됴'는 바로 두 멤버가 진행하는 라디오 형식의 UCC의 제목이기도 하며, 앨범에 수록되면서도 역시 라디오 방송처럼 녹음이 되었습니다. 솔직담백하게 진행되면서도 사연을 보낸 청취자들의 이름과 두 멤버의 능청스러운 반응을 보면 실소를 터질 만큼 재밌습니다.

밴드 이름과 동일한 곡 '옥상달빛'은 이 밴드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앞선 '옥탑라됴'에서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을 가사로 부르는 이 노래는 경쾌한 왈츠 리듬 위로 기쁨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옥상달빛이 청춘에게 보내는 연가라고 할까요?

'Another Day'는 분위기를 바꾸어 쓸쓸함을 그득히 담은, 여성 듀오만의 매력이 가득히 담겨있는 트랙입니다. 두 여성 멤버가 들려주는 보컬의 하모니는 완숙미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을 생활 속에서 마주친 꽃과 새에 비유한 점도 멋집니다.

'외롭지 않아'는 두 멤버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어갑니다.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가득하지만 애써 '외롭지 않아'라고 외치는 모습은 너무나 처량합니다. 마지막 곡은 분위기를 다시 바꾸어 친구들과 함께 부리는 '가장 쉬운 이야기'입니다. 이 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는 결국 하드코어 인생이지만, '인생은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고 이야기 하는 듯합니다. 'Good-Bye (Remix)'는 첫 곡 '안녕'의 리믹스로 마지막의 '항상 모른 척 살짝 흔들어 놓고'는 상당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흔하지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라고 하면서 떠오르는 남성 듀오 가운데 '올드피쉬'가 있었는데 옥상달빛은 현재 올드피쉬의 'SODA'씨가 세운 레이블 'MagicStrawBerry sound' 소속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초창기 올드피쉬와 감성적인 고리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 멤버의 찰떡궁합이 지속되어 멋진 곡들을 오래도록 들려주었으면 합니다. 진지함과 유쾌함을 두루 갖춘 이 특별한 모던 포크 듀오의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정말 '기록에 남을 만큼 장수하는 여성 듀오'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정규앨범의 소식도 조금씩 들려오니 기대해 보도록 하죠. 별점은 4개입니다.

2011/02/21 23:34 2011/02/2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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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준 2집 이후, 'Clazziquai Project(클래지콰이)'의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세 번째 정규 앨범 'Love Child of the Century'.

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1집 'Instant Pig'에 이어 큰 기대 속에 발표된 2집 ' Color Your Soul'의 부진은 클래지콰이에게 많은 생각을 남겼나봅니다. 1집과 2집의 간격인 16개월보다 긴, 2년에 가까운 21개월의 간격에서부터 그 절치부심이 엿볼 수도 있겠습니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던 지난 두 앨범들의 제목과는 달리 세 번째 앨범의 제목 'Love Child of the Century'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뭔가 심오할 법한 느낌입니다. 'DJ 클래지'가 직접 참여한 아트웍에서도 역시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이번 앨범 아트웍에서도 역시, 이제 '클래지콰이'의 마스코트라고 돼지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냥 돼지가 아니가 아닌 돼지의 탈을 뒤집어쓴 소년입니다. 앨범 제목에서 언급한 'Child'가 바로 이 아이일까요?

지난 'Color your soul'에 이어 이번에도 오프닝은 '알렉스'나 '호란'과 달리 한국에서 함께 활동하지 '크리스티나'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사랑과 평화를 기원하는 가사는, '세기(century)'를 이야기하는 제목처럼 광오함이 담겨있습니다. 앨범 발매 당시 2007년으로 이미 7년이나 지났지만, '새 천년(New Millenium)'을 맞이하는 바람이 담겨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앨범 타이틀 곡인 'Lover Boy'는 일렉트로니카와 팝이 버무러진 통통튀는 트랙입니다. 사실 심오하고 광오한 의미를 담았을 법한 타이틀과 그 만큼 기대를 저버리는 평범한 이 트랙이 타이틀로 선택된 점은 아쉽습니다. '생의 한가운데'는 클래지콰이의 앨범에서 흔하지 않은 한글 제목으로, 왠지 목가적인 내용이 기대되는데 내용물은 그 예상을 뒤엎는 반전입니다. 강렬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분위기를 환기시키죠.

Session 1을 여는 'All Hail'에 이어지는  'Gentle Giant'은 밝은 분위기의 팝넘버이지만 그 가사를 해석해보면 다분히 정치적인 느낌의 트랙입니다. 우리를 '네버랜드'로부터 지켜주는 'Gentle Giant'를 칭찬하는 듯한 밝은 분위기이지만, 반어적으로 꼬집고 있는 가사는 진실을 왜곡하는 어떤 것들(언론, 정부, 종교 등)에 대한 조롱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위트가 넘치는 Gentle Giant를 잇지 못하고 이어지는 곡들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Last Tango'는 슬픈 이별의 탱고 위로 흐르는 알렉스와 호란의 듀엣이 그나마 빛을 내지만, 진부한 사랑 노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탱고라는 소재는 이미 'Casker' 등 여러 일렉트로니카 계열 뮤지션들이 차용한 장르이기에 신선한 느낌은 부족하고,  그 이상을 들려주지도 못하네요.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는 '피에스타'는 웰빙 열풍에 맞춰 웰빙 라이프를 노래합니다. 하지만 호란의 들려주는 '피에스타'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위 가진자들 만의 웰빙'을 노래할 뿐입니다.

1집의 인기곡 가운데 하나인 'After Love'가 떠오르는 제목의 'Next Love'는 시끄러운 클럽이 아닌 방에서 홀로 즐길 수 있는 일렉트로니카를 들려주는 트랙으로 앞선 실망을 달래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가사를 주로 부르는 크리스티나가 한국말도 능수하게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하네요. 'Romeo N Juliet'은 대중들에게 인상적이지 못했던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인기를 모은, 한 마디로 이 앨범을 먹여살린 트랙입니다. 1집의 'Gentle Rain'을 뛰어넘는 사랑 노래로서  21세기의 새로운 음원 소비 수단인 '배경음악'에서 모든 클래지콰이의 노래들 가운데 가장 사랑받은 곡이 바로 이 곡이죠. 로미오와 줄리엣의 되어 사랑을 노래하는 알렉스와 호란의 음성은 연인들을 녹일 수 밖에 없을 만큼 탁월하네요. 호란의 나레이션이 미래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Flower Children'은 Session 1의 마지막입니다. Flower Children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레이션과 달리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는 곡의 혼잡한 구성은 제목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Session 2는 멋들어진 프랑스어 나레이션이 흐르는 'Confession'으로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클래지콰이에게 씌여진 일렉트로니카라는 굴레를 벗고 '가요'로 듣는다면 가장 좋은 트랙들이 이 마지막에 모여있다고 생각됩니다. 'Confession'과 바로 이어지며, 고독한 도시의 밤을 머금은 '금요일의 Blues'는 클래지콰이 대표 보컬은 '호란이 아닌 알렉스'임을 확인시켜주는 트랙이라고 하겠습니다. 클래지콰이다운 아기자기한 사운드에 크리스티나의 매력적인 보컬이 녹아든 'Glory'는 지나치게 과장된 기교로 치장되거나, 혹은 대중의 기호와 동떨어진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은 절제와 중용의 미덕이 담긴 트랙입니다. 1집의 영광(glory)을 되세기며 Glory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곡에 좀 더 욕심을 냈다면 타이틀로도 손색이없었을 정도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크리스티나의 보컬도 탁월하지만, 즐거운 곡에서 분위기를 확실히 띄우기에는 음색적인 면에서 호란에 비해 부족하기에 'Glory'는 호란의 음성이 아쉽습니다.

마지막 트랙마저도 크리스티나의 몫입니다. 보컬 솔로가 돋보이는 마지막 세 트랙에서 각가 세 명의 보컬에게 할애되지 않고 호란이 빠진 점은 의외이기도 합니다. 혹시 이 앨범 발매후 1년이 지나 '이바디'로 다른 활동을 시작하는 호란과의 균열이 미묘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앨범을 맺으며 흐르는 엔딩 크레딧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합니다. 클래지콰이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방에서 듣는 일렉트로니카'의 매력이 녹아들었네요.

좀 더 긴 준비 끝에 발매된 세 번째 정규앨범이지만 역시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지난 2집에서의 부진의 아쉬움을 생각한다면 클럽이 아닌 청취자의 방을 타켓으로한 '한국형 일렉트로니카'을 완성에 있어서는 분명 한 발자국 전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더불어 DVD가 포함된 '한정판'으로도 발매되어 3집의 새 뮤직비디오를 포함한, 전작들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소장하고 감상할 수있던 점은 팬으로서 점수를 주고 싶네요.

2011/01/12 03:46 2011/01/1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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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마녀 '오지은'의 '지은' 시리즈의 스핀오프? '오지은과 늑대들'
 
2007년와 2009년에 각각 한 장씩, 두 장의 '지은'을 발표하며 홍대 앞 인디씬에서 상당한 인지도의 뮤지션으로 올라선 '오지은'이 자신의 세 번째 정규앨범이 아닌 '기타팝 프로젝트'로 찾아왔습니다. 2집을 발표하고 공연을 하면서 밴드에 대한 욕심을 간간히 보여왔던 그녀라 놀랄 일은 아니지만 단순에 앨범까지 들고 나왔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네요. 요즘 인디씬에는 복고적이 느낌이 드는 'XXX와(과) XXX' 형식의 이름을 가진 밴드들이 은근히 유행인가 봅니다. 2009년을 휩쓴 '장기하와 얼굴들(장얼)'부터 2010년에 마땅히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준 '9와 숫자들(9숫)'에 이어, 2011년을 앞둔 2010년 12월에는 데뷔앨범을 발표한 '오지은과 늑대들(오늑)'이 등장하였으니까요. 여성 프런트에 남성 세션 4명으로 이루어진, 뭔가 일을 낼 법한 멤버 구성의 '오늑'의 1집, 살펴보죠.

힘차게 앨범을 여는 '넌 나의 귀여운!'은 여러모로 이 앨범의 컨셉을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운 면보다 좋은 면이 많고, 나이는 많지만 애 같은 귀여운 남자친구' 예찬론을 펼치는 노래는, 본 곡을 포함하여 모두 오지은이 작사/작곡한 전반부(2~5번) 트랙들의 연애 이야기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근두근한 고백송 '뜨거운 마음'은 진솔한 표현이 돋보입니다. 마음의 변화를 나비의 날개짓에 비유하고, 마음의 크기를 방석, 의자, 소파로 점층적으로 비유한 점이 재밌습니다.(이런 비유들은 9와 숫자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사귀지 않을래'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가 외칠 법한 제목입니다. 하지만 가사를 살펴보면 사귀기 전에 그에게 바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긴 제목의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이제 가르쳐 줘'는 미리듣기로 공개될 만큼 탁월한 매력의 트랙입니다. 경쾌한 리듬과 기타리프는 어깨를 들썩이며 따라부르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락페스티벌의 싱얼롱을 노리고 만든 곡이 아닐까하고 강력하게 의심되기도 하구요. 역시 선공개되었던 '아저씨 미워요'는 제목부터 위험한 트랙입니다. '아이유'의 '오빠팬'이나 '삼촌팬'을 넘어서 '아저씨팬'까지 노리는 야심(?) 담겨있는 가사는 아저씨들의 애간장을 녹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합니다.

'사실은 뭐'는 '차도녀'를 넘어서 '까도녀(까칠한 도시 여자)'에 가까운 오지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사가 은근히 과격한데, 크레딧을 살펴보면 앞선 곡들과 달리 이곡의 작사/작곡은 모두 기타리스트 '정중엽'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곡을 제외하면 모든 곡의 가사는 오지은이 썼습니다.) 재밌게도 마지막 반전은 이 곡이 '사실은 뭐.. 성인용(?) 트랙'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역시 좀 위험해요.

발랄하고 달달한 기타팝은 역시 앨범이 표방하는 컨셉이구요. 그리고 그 발랄함과 달달함은 2장의 '지은(1집과 2집)'에서 찾아볼 수 없던 모습으로, '홍대 마녀'라고 불릴 만큼 극단적이고 과격하거나(華,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진공의 밤) 차분하고 서정적인(wind blows,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 등) 표현들과는 다른 표현 방식입니다. 물론 발랄한 곡들(웨딩송, 인생론)이 없지 않았지만 그 곡들조차도 다분히 진솔한 자기고백적인 수준으로 이렇게 '자제력을 상실한 사랑의 찬가'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틈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오지은'을 보여주는 '지은' 시리즈의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앨범의 후반부를 시작한다고 할 수 있는 'Outdated Love Song'은 달달한 기타팝에서 진중한 모던락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작합니다. 앞선 트랙들이 '애정행각'에 대한 노래들이었다면 이제는 그 후폭풍의 시작이죠. 또 오지은만의 밴드가 아님을 다시 주지하듯이 'Outdate Love Song'과 '없었으면 좋았을걸'에서도 멤버들의 참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작곡을 각각 드러머 '신동훈'과 '키보드 '박민수'가 담당했습니다. 작곡자의 영향인지, 'Outdated Love Song'에서는 드럼이 두드러지고, '없었으면 좋았을걸'에서는 키보드의 비중이 큽니다. 가사에서는 비슷하게 사랑에 대한 후회를 담고 있지만, '단호한 후회' 대  '무기력한 후회'로 극명한 대비도 재밌네요.

'만약에 내가 혹시나'는 두 장의 앨범에서 볼 수 있는 '오지은'은 모습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근조근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두 장의 '지은'에서 후반부에 위치한 트랙들의 분위기에 닮아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어쿠스틱이 아닌, 늑대들의 밴드 사운드 위에서 펼쳐진다는 점이죠.

마지막 두 트랙은 앨범을 정리하는 트랙들이네요. 두 곡의 작곡은 베이시스트 '박순철'이 담당한 편안한 팝넘버입니다. '마음맞이 대청소'가 제목처럼 앞선 트랙들에서 펼쳐진 '사랑과 이별의 모든 감정'에 대한 정리를 담은 트랙이라면, '가자 늑대들은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셀프타이틀 앨범 '오지은과 늑대들'을 정리하는 트랙이라고 하겠습니다. 솔로 '오지은'에 가장 가까운 어쿠스틱 사운드를 들려주는 '마음맞이 대청소'는 '만약에 내가 혹시나'와 더불어 오지은의 세 번째 앨범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덜어주고 있습니다. 조금은 오글오글한 가사의 '가자 늑대들'이 프로젝트 밴드 '오지은과 늑대들'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곡일지, 혹은 힘찬 시작을 의미하는 곡일지는 지켜봐야겠죠.

'해피로봇 레코드'의 '2010년 깜짝 프로젝트'라고 할 만한 '오지은과 늑대들'은 단순히 오지은의 확장판이 아닌 전혀 다른 색깔로 매력적인 곡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오지은이 들려주는 곡들이 무대 위에서 듣기보다는 방에서 조용히 듣기에 좋은 곡들이었다면 '무대 친화적'인 곡들로 무장하여서 그녀의 팬들에게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홍대 라이브클럽과 방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단순히 오지은의 네임벨류에 의지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오지은과 늑대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좀 더 '오지은과 늑대들'만의 색깔로 가득찬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11/01/10 15:54 2011/01/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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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뮤직표 캐롤 앨범 'Merry Lonel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전격 발매!

파스텔뮤직은 우리나라 인디레이블 가운데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많은 소속 뮤지션을 보유한 레이블로, 인디대표 레이블이라고 할 만큼 2006년 발매된 'Cracker'를 시작으로 여러 컴필레이션 앨범들을 발매해왔습니다. 하지만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소속 뮤지션들의 히트곡을 모아서 울궈먹기식의 컴필레이션이 아닌, 향후 발매될 앨범에 수록될 신곡 뿐만 아니라 앨범에 실리지 않은 미발표곡이나 컴필레이션 앨범만을 위한 특별한 신곡들까지 수록하여 샘플러 이상의 가치를 보장 때문입니다. 하지마 레이블 설립 후 수년이 지났음에도, 연말이 되면 레이블 입장에서는 '연말 대목(혹은 수금?)' 등등의 의미로, 혹은 팬 입장에서는 누구나 기대할 만한 그 흔한 '캐롤 앨범' 한 장 발매하지 않는 점은 의문이었습니다. 오래전 친분이 있는 파스텔뮤직 관계자에게 캐롤 앨범 계획에 대해 문의했지만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식의 답변 뿐이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특정 종교적 의미를 담은 Christmas라는 용어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하여 Holiday라는 단어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고, 여러 고대 문헌상 12월 25일은 원해 태양신의 탄생을 위한 축제일이었지만 크리스트교에서 유일신 사상을 위해 차용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습니다. 이렇게 최근에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가 여러 이유에서 퇴색되어가는 경향이고, 그와 더불어 예수 탄생을 축하하던 캐롤도 대중가요 정도의 의미가 된 상황이지만, 그래도 연말 연시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은 역시 캐롤이 아닌가합니다. 그리고 파스텔뮤직에서 2010년에는 무슨 새로운 결심을 해서 2011년을 준비하려는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캐롤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캐롤 앨범'하면 응당 흥청망청하는 우리 대중문화의 연말연시 이미지와 맞물려 그냥저냥 흥겨운 크리스마스 음악을 떠올리겠지만, 파스텔뮤직표 크리스마스 음악은 파스텔뮤직표 컴필레이션 앨범인 만큼 컨셉부터가 다릅니다. 좀 장황해서 말이 어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가슴으로 이해되는 '여전히 서툴고 외로운 어른들을 위한,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아름다운 겨울동화'를 표방하고 있죠. 우선 앨범을 꾸며주는 일러스트부터 그렇습니다. 눈이 내리는 숲 속에 붉은 리본을 한 여우 한 마리가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홀로 서있습니다. 그만 가엽게도 놀아줄 친구가 없는지 외롭게도 두리번 거리면서요. 그런데 여우가 그냥 여우가 아닙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추운 곳에 서식하는 여우와 다르게 귀가 큰 것이 분명 '사막여우'네요. '눈 내리는 숲 속에 왠 사막여우?'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들이 많겠네요. 하지만 거기에 현명한 안배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눈 내리는 숲 속의 사막여우는 바로 '서툴고 외로운 어른들'을 대변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뜨거운 사막에 살던 사막여우가 이렇게나 추운 숲 속에 홀로 있으니 얼마나 어색하고 외롭울까요.

총 16트랙으로 한 장에 CD에 꽉꽉 눌러 담기에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2CD라는 호화사양으로 발매된 'Merry Lonel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간단히 살펴보죠.

첫 트랙, 너무 유명한 캐롤 'The First Noel'은 후속 앨범의 소식이 궁금한 ,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가 들려줍니다. 센티멘탈 시너리의 특기인 서정성과 더불어 탄생의 신비함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I hate Christmas parties'는 1997년에 미국에서 결성된 'Relient K'의 곡으로 원곡 만큼이나 낯선 'Hee Young'이 들려줍니다.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얼굴인가? 이별 후 홀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며 보내는, 크리스마스의 쓸쓸함을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Redribbon Foxes'는 앨범을 꾸며주는 일러스트의 모티브가 된 '붉은 리본을 단 여우'의 쓸쓸한 동화입니다. 원곡은 'A Fine Frenzy'가 2009년 크리스마스 특별앨범을 위해 불렀고 파스텔뮤직의 떠오르는 신예 '심규선'이 다시 부릅니다. 긴장 가득한 기타 선율부터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원곡과 너무나도 똑같이 들려주는 소리들은 감탄스럽습니다. 눈으로 덮인 벌판에 부는 칼바람처럼 쓸쓸한 울림의 허밍은 압권입니다. 다음곡은 1944년에 쓰여졌고 수 많은 버전이 존재하지만,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러서 유명한 곡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로 '캐스커'의 '융진'이 들려줍니다. 최근 새앨범에서 작곡으로도 참여하여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질을 발휘하는 그녀인데, 탁월한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도 잊지 않고 들려주네요. 멋들어지게 불러야할 법한 곡인데, 다정함을 담은 그녀의 목소리도 잘 어울립니다.

'George and Andrew'는 영국 밴드 'The Boy Least Likely To'의 노래입니다. 원래 이 밴드의 크리스마스 앨범 'Christmas Special'에 수록된 곡으로 2010년에 파스텔뮤직을 통해 이 앨범이 국내에도 소개되었죠. 아담한 실로폰 연주와 함께, 'Wham'의 너무나도 유명한 'Last Christmas'만큼이나 흥겹습니다. 유명한 'Oh Happy Day'는 '어른아이'가 부릅니다. 경쾌한 이 곡이 경쾌함과는 거리가 있는 어른아이의 목소리로 들으니 조용한 기도처럼 경건함이 느껴지네요. 원곡은 18세기 찬송가를 1967년에 편곡하여 현재의 형태를 갖추었다네요.

'왜 내게 묻지 않나요? 사량하냐고'는 제목처럼 독특한 이름의 '수미아라 & 뽄스뚜베르'가 들려줍니다.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가족인지 정체도 알 수 없지만 노래 제목만큼 이름도 독특하네요. 이 앨범에서 유일한 우리말 노래이기도 한데 합창으로 들려주는 노래를 들어보면 긴 이름처럼 멤버도 많은가 봅니다. CD 1의 마지막 곡은 스페인어로 'Merry Christmas'를 의미한다는 'Feliz Navidad'입니다. 역시 유명한 캐롤로 1970년에 발표되었고, 보통 흥겹게 불려지는데 '이진우'는 나긋나긋 느끼하면서도 포근하게 들려줍니다. 여성팬들 좀 끌어모으겠어요.

CD 2는 '홍대 여신' '한희정'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곡은 1948년에 쓰여진 컨트리 넘버 'Blue Christmas'로 제목만큼이나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노래합니다. 그대는 white christmas를 보내지만 나는 blue christmas를 보낸다는 비유가 너무나 인상적입니다. 그녀의 '리즈시절'인 '푸른새벽' 즈음의 분위기가 다시 발산되는 느낌이네요. 역시 신예인 '헤르쯔 아날로그'는 유명한 '겨울 노래'인 'Winter Wonderland'를 들려줍니다. 1934년에 쓰여진 이 곡은 무려 150명이 넘는 가수들이 앨범을 통해 발표했다네요. 1인 프로젝트로 알고 있는 '헤르쯔 아날로그'인데 '브라운 아이드 소울'에 버금가는, 멋진 화음을 들려주니 정체가 궁금해지네요.

또 다른 '홍대 여신' '타루'는 유명한 캐롤이 아닌, '팀 버튼' 감독의 크리스마스 판타지인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에 삽입된 'Sally's Song'을 선택했습니다. 메마르고 거친 그녀의 음성은 당장 영화에  삽입되어도 매우 잘 어울릴 만큼 비참함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우물 가서 숭늉 찾는다'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Dreaming of White Christmas (in Summer Days)'는 신예 '트램폴린'이 들려줍니다. (이 곡은 원곡을 찾을 수 없네요.) 매력적인 여성의 보컬과 어우러진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향후 행보와 공연이 상당히 기대되네요.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박준혁'은 'What Child is This'라는 곡을 들려줍니다. 무려 1865년에 쓰여진 이 곡은, 원작자가 거의 죽을 뻔한 경험을 겪은 후 쓴 여러 찬송가들 가운데 하나라네요. 제목만 들으면 '이 아이들은 다 뭐야!', 이런 느낌으로 상당히 염세적인 제목같네요. 역시 오랜만인 '불싸조'는 'Somewhere in My Memory'를 들려줍니다. 낯선 제목이겠지만 몇년 전까지 크리스마스를 달궈주던, 너무나 친근한 영화 '나 홀로 집에'의 메인 타이틀이 바로 이 곡입니다. 역시 '파스텔뮤직의 개구쟁이'라고 할 수 있는 불싸조다운 선택이라고 할까요?

2010년 세 번째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Yield'를 파스텔뮤직을 통해 국내에도 발표한 'Arco'도 'I believe in Father Christmas'로 참여했습니다. 역시 Arco다운 간결함이 돋보이는 곡으로 원래 1975년에 발표되었고, Father Christmas는 영국에서 산타클로스를 부르는 말이라고 하네요. 마지막 곡에는 '짙은'을 필두로 파스텔뮤직 식구들이 참여하여 대미를 장식합니다. 바로 'John Lennon'과 'Ono Yoko'의 너무나도 유명한 'Happy X-mas(War is Over)'로 국내외 수 많은 가수들이 커버했던 곡이죠. 파스텔뮤직 버전에서는 합창을 통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노래처럼 세상의 모든 분쟁이 끝나고 언제나 크리스마스처럼 평화롭고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수 년을 기다려온 파스텔뮤직표 캐롤 앨범을 둘러보았습니다. 파스텔뮤직의 모든 식구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이나 센스 넘치는 자작곡들로 채워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눈 내리는 숲 속의 사막여우'처럼 어색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따뜻한 선물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하네요. 언젠가 이 곡들을 따뜻한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발매 예정인,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하는 또 다른 컴필레이션 'SAVe tHE AiR : GREEN CONCERT'를 기대하면서 마칩니다.

2011/01/04 10:40 2011/01/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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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vin'의 목소리로 다시 살아난 '이루마'의 대표곡 'River flows in you'.

2000년대 초반 '이루마'라는 이름은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와 함께 국내 '뉴에이지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었습니다. 더구나 '뉴에이지'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지지 기반이 부족했던 우리나라 음악시장에서, 그는 당시 한국계 영국인(현재는 한국 국적으로 국방의 의무까지 완료)으로 우리말 이름과 깔끔한 외모와 솔직담백한 센스로 '국산 뉴에이지'의 정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국산 뉴에이지의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집 'Love Scene(2001)'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그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최고로 꼽을 만큼 탁월했던 2집 'First Love(2001)'와 드라마 '여름동화'에 수록된 'Kiss the Rain'으로 인기를 모은 3집 'From the Yellow Room(2003)'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즈음에 발표된 정규앨범 외의 OST(영화 '오아시스', 클레이메이션 '강아지똥') 및 스페셜 앨범('Destiny of Love', 'Nocturnal Light... They scatter')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면서 전성기를 누리게 되죠. 인기에 힘입어서 2집 'First Love'는 연주앨범으로는 특히 드물게도, 인기곡 'Kiss the Rain'을 비롯한 총 3곡의 string version이 추가된 리패키지로 2005년에 재발매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First Love 리패키지는 뉴에이지 음악의 스테디셀러로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순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구요.

하지만 4집 'Poemusic(2005)'의 기대 이하의 부진에 이어 군입대에 후에 발표된 5집(2006)과 제대에 맞춰 발표된 6집(2008)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입대 전까지 거의 매년 전국투어로 바쁜 모습이었고,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본 뮤지션으로서도 공연으로 인해 음악적 재충전의 여유에 대한 우려가 느껴졌었죠. 그리고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이 그의 창의적인 감수성을 무디게 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구요. 그런 요소들이 합쳐져 결국 그의 음악인생에 있어 위태로운 '슬럼프'가 찾아온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잊혀진 뮤지션이 되어가던 그가 2009년 말 즈음에 두 장의 EP를 발표합니다. 'Movement on a Theme by Yiruma'이라는 제목의 연작 EP로 디지털 앨범으로만 발표되었고 각각 4곡을 담고 있죠.(첫 번째 디지털 EP는 2010년 발매된 한정판 박스세트인 'Ribbonized'에 수록되어 정식 음반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이루마의 심기일전을 엿볼 수 있었는데, 특히 보컬리스트들과의 코라보레이션은 새로웠습니다. 가수들에게 곡을 준 일도 있고, 자신의 앨범에 스스로 노래를 한 적도 있지만 앨범에서 객원보컬이 참여한 일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한 곡이 있었으니 바로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였습니다. 영어 제목은 'River flows in you'로 바로 2집 'First Love'에 수록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 곡이죠.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섬세하면서도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 위에 아름다운 스트링 세션과 '바드(Bard)'의 멤버이기도 한 'Ruvin(루빈)'의 음성으로 되살아난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웠습니다. 특히 뛰어난 가창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홀로 튀지 않고 완전히 곡에 어울려, 여러 물줄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강을 이루듯, 곡에 녹아든 Ruvin의 음성은 이 곡에 더욱 강력한 호소력과 감동을 더했구요. 흔하지도 천박하지도 않은, 신비하고 고결한 분위기의 사랑 노래로 다시 태어난 'River flows in you'는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죠.

이루마의 전성기를 연 앨범 'First Love'의 수록곡 가운데서도 무대 위에서 그가 자주 연주했던 곡을 새롭게 되살려낸 그의 마음은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과거에 대한 향수였을까요? 아니면 그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이었을까요? '이루마'라는 이름에 따라오는 곡들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사랑의 테마송'으로 환생한 'River flows in you'는 반갑기만 합니다.

이 곡은 가수 '팀'의 새로운 앨범에 다르게 편곡되고 새롭게 연주되어 수록되었지만, 보컬곡으로서 원곡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곡만한 감동을 전해주지는 않더군요. 최근 지난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루마, 빨리 분쟁에서 자유로워져서 전성기 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0/12/28 02:35 2010/12/28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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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Deluxe Edition에 포함된 Bonus CD 수록곡들을 살펴보겠습니다.  US version의 Bonus CD에는 미공개 3곡과 acoustic version 2곡(Back to December, Haunted), 그리고 Mine의 Pop mix version의 순서로 총 6 트랙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international version은 미공개 3곡과 acoustic version 2곡은 동일하지만, US version 3곡이 추가되어 총 8 트랙을 담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좋다고 할 수 있겠고 다른 세 곡이 지역화 전략에 따라 다르게 수록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미공개 3곡은 정말 왜 'Speak now'의 정식 수록곡이 되지 못한 이유가 궁금할 만큼, 보석 같은 트랙들입니다. 'Ours'는 흥겨운 컨트리 넘버로, '우리의 사랑'을 노래하는 예쁜 트랙입니다. 예쁜 목소리와 예쁜 연주에 듣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집니다.

이어 'If This was a Movie'는 분위기를 달리하는 팝 넘버로, 싱글로 발표되더라고 성공을 거둘 만큼 매력이 가득한 트랙입니다. 이별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을 가득 채우고 넘치는 그리움을 그려내는 일기장 같은 솔직한 가사와 그 그리움을 가득히 담아낸 보컬은 Taylor Swift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앞서 이쁜 발음도 그녀의 매력이라고 언급했었는데, 이 곡에서도 'Come back, come back, come back to me like'로 시작하는 후렴구가 그렇습니다.

미공개 3곡의 마지막은 'Superman'이라는 너무나 친근하면서도 미국적인 제목의 트랙입니다. 편안한 모던락 넘버로 슈퍼맨을 짝사랑하는 소녀의 모습을 그린 가사는 간절하지만 경쾌합니다. 그렇기에 Taylor Swift의 어떤 곡들보다도 싱얼롱하기에 좋은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존재인 '슈퍼맨'은 미국의 금융위기 이전, 부유했던 미국에 대한 향수를 상징하는 단어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세 곡이 정식 수록곡이 되지 못한 점을 유추해본다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한 모습을 들려주려는 세 번째 앨범에서 위 세 곡들은 소녀의 모습에 가까운 감수성들을 들려주었기 때문에 탈락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Speak now' 보다는 'Fearless' 앨범에 수록되었으면 더 어울렸을 법하기 때문이죠.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을 노래하는 'Ours'나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가자고 애원에 가까운 'It This was a Movie', 그리고 동경 대상에 대한 소녀적 감수성으로 가득한 'Superman' 모두 여인이 아닌, 소녀의 목소리에 가까우니까요. 혹은 이 곡들은 'Fearless' 수록곡들과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곡들일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너무 좋은 곡들이기에 이렇게 Deluxe Edition으로나마 만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Back to December'의 acoustic version은 어쿠스틱 기타 등 현악기의 연주가 강조되면서 그녀의 음악적 기반인 컨트리가 부각됩니다. 'Haunted'의 acoustic version은 밴드가 사라지고 오히려 피아노 연주가 강주되면서 piano version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

이어 US version의 세 곡은 믹싱에 변화를 준 트랙들입니다. 'Mine'과 'Back to December'은 쟁글 거리는 현악이 두드러지면서 컨트리다워졌고, 'The Story of Us'의 경우 정말 미묘하게 믹싱이 변하면서 좀 담백하진 소리를 들려줍니다. 사실 US version에 큰 차이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acoustic version이 더 컨트리에 가까운 변화를 들려주어 더 US version스럽 할까요? 아마도 이번 앨범에서 그녀의 지향점이 컨트리가 아닌 팝에 더 가깝기에 US version에서도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나 봅니다.

금발의 미녀에 컨트리 싱어송라이터로 미국인들(주로 백인들)이 사랑할 만한 뮤지션의 조건을 갖춘 그녀는 지난 앨범 'Fearless'의 엄청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모든 곡을 홀로 작사/작곡한 새로운 앨범 'Speak now'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인기 비결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인들의 '좋은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어린 나이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동화같은 가사와. 너무 작위적인 컨테스트 프로그램을 통한 데뷔가 아닌 실력있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과, 어린 나이에 우연히 시골에서 발탁되어 메이저 음반시장에 데뷔하게 된 신데렐라 같은 배경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컨트리 함량의 높았던 지난 앨범보다 팝, 락의 성향이 두드러진 변화와 지난 앨범보다 어른스럽고 심각해진 가사는 '상업성'의 명목하에 자신의 색을 읽고 도태된 뮤지션들의 선례를 생각할 때  우려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입김이 아닌 모두 그녀의 힘으로 이뤄낸 점을 생각한다면 걱정을 접어두어도 되겠습니다.

Taylor Swift, 현재 그녀에 대한 인기를 생각하면 이변이 없는 한, 세 번째 앨범 'Speak now'도 분명 'Platinum Edition'으로 리패키지되어 발매될 것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앨범처럼 새로운 트랙들에 즐거워하며 리패키지 앨범을 장바구니에 담을 듯합니다. 그녀가 성공에 안주하여 어린 나이에 샛별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져버린 여성 팝뮤지션들과 다르게, 오래오래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고 정진하여 Shania Twain을 뛰어넘는 최고의 여성 컨트리 뮤지션이 되길 바랍니다. (참고로 Taylor Swift에 앞서 여성 컨트리 뮤지션로서 미국을 휩쓴 Shania Twain은 네 개의 정규앨범 모두 미국에서만 천만장 이상이 판매한 엄청난 뮤지션입니다.) 별점은 4.5개 입니다.(Deluxe Edition으로서는 팬심을 더해서 5개입니다.)

2010/12/24 01:19 2010/12/2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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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와 Deluxe Edition의 비교해 보면 보너스 트랙뿐만 아니라 앨범 북클릿 표지의 다른점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Standard Edition에서 Taylor Swift는 보라색 드레스를 휘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Deluxe Edition에서는 붉은색 드레스를 휘날리고 있죠. 요즘 많은 팝 앨범에서 두 버전의 북클릿 색상의 차이를 두는 일은 일반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붉은색와 보라색을 선택한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Speak now' 역시 컨트리 버전을 수록한 'US version'과 팝 버전을 수록한 'International version'으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매되었습니다. 10여년 앞서 이런 전략은 취한 컨트리 뮤지션  'Shania Twain'의 경우 2002년 앨범 'Up!'을 위해 같은 곡들을 무려 3가지 버전으로 녹음한 일이 있었습니다. 세 버전은 Country version, Pop version, 그리고 internatioal version(Pop-mix)으로 각각 색상을 달리한 디스크인 Green disc, Red disc, Blue disc에 담겼죠. 그리고 북미에서는 Green과 Red disc를 함께 담아 발매하고, 기타 지역에서는 Red와 Blue disc를 함께 담아 발매하였습니다. Shania Twain의 골수팬이라면 타지역에서 발매된 다른 버전을 수입반으로라도 구입할 법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도 모르겠지만, Shania Twain과 Taylor Swift, 두 뮤지션의 앨범 배포는 'Universal Music'에서 담당하고 있기에, 영악한 판매 전략의 일환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붉은색 드레스의 그녀가 더 아름답게 보여서 더 값비싼 Deluxe Edition을 사고 싶어지게 하니까요.

전세계 투어로 쉴 틈 없는 상황에서도 곡을 써서 만들어진 'Speak now'는 그녀의 이전 앨범과 다르게 공동작업 없이 모두 혼자 작사/작곡하여 완성된, 그녀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100% 확인하게 될 앨범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Speak now'의 내용물을 해부해보겠습니다.

첫 트랙은 첫 싱글로 발표된 'Mine'입니다. 1989년 생으로 막 십대를 벗어나, 고작 21세 밖에 되지 않은 그녀의 나이를 반영하듯, 우연히 만나 첫 눈이 반하는 틴에이지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곡입니다. 옷차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와 '그'가 하는 이야기를 직접화법으로 노래하는 점과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한 가사는 전작 Fearless의 첫 싱글 'Love Story'와 그대로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Love Story'가 귀여움으로 승부했다면, 이 곡에서는 상쾌함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Do You Believe it?'이라고 외칠 때 가슴을 가득채우는 흥분이 이 곡의 백미입니다. 'Love story'와 영화 '발렌타인 데이' OST에 수록된 'Today was a fairytale'와 더불어 '마법 같은 사랑 3부작'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불꽃이 튄다'는 뜻이 'Sparks Fly'는 제목에서부터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적당히 비음을 섞어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강조음을 넣는 보컬과 더욱 신나게 쟁글거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기타연주에서 그녀의 컨트리 지향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쏟아지는 빗소리를 사랑하나 봅니다. 전작의 수록곡 'Fearless'에서는 가장 좋은 드레스를 입고 폭풍우 속에서 춤을 추겠다는 그녀가, 이곡에서는 퍼붓는 빗속에서 만나 키스를 해달라고 당돌하게 외칩니다. 분명 그녀는 꽤나 적극적입니다.

이별 후 우연히 만난 옛 연인에 대해 노래하는 'Back to December'는 두 번째 싱글로 발표된 트랙입니다. 흥겨운 컨트리 팝(Mine)으로 귀를 사로잡고 슬픈 팝발라드(Back to December)로 눈물을 사로잡는 전략은 전작 'Fearless'에서 원투펀치인 첫 번째와 두 번째 싱글, 'Love Story'와 'White Horse'로 구사한 전략과 닮아있습니다. 'Love story'는 이쁘고 입에 붙는 영어 발음(It's love Sto-ry, baby just say yeah!)이 매력이기도 했는데, 이 곡도 후렴구(So this is me swallowin' my pride, standin' in front of you Sayin' I'm sorry for....)로 입에 붙는 가사를 들려주네요. 영화 '발렌타인 데이'로 인연이 되서 잠깐 연인이었던 '테일러 로트너'에 대한 노래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앨범 제목과 같은 제목의 트랙 'Speak now'는 Taylor Swift의 재밌는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인 컨트리 넘버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할 것만 같았던 그녀가 이번에는 대담하게 결혼식장에서 신랑을 가로채는 파렴치한(?)이 됩니다. 보통 영화 속에서는 한 남자가 다른 남자의 신부와 달아나는데, 그 반대라서 재밌습니다. 부클릿을 보면 그 상황을 재치있게 담아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북클릿에 등장하는 재밌는 조연들은 그녀를 돕는 세션들입니다.)

흥미로운 제목의 트랙 'Dear John'은 락발라드 넘버입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디어존(Dear John)'과 같은 제목이라 영화와 연관성을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Dear John letter'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별를 고하는 편지라고 하며, 'John'이라는 이름이 흔하여서 'Dear John'으로 이별 편지가 시작하기 때문이랍니다. 슬픔을 비가 내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는 가사는 'Forever & Always'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사랑을 체스게임에 비교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the Wreckers'의 'Tennesse'에서는 카드 게임에 비교하고 있는데, 일종의 관용적 표현인가 봅니다.  7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슬픔을 풀어내는 그녀의 호소력은 지루함이 떠오를 수 없게 합니다. '존 메이어'와 관련된 노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라면 그녀의 솔직대담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겠습니다.

기타가 쟁글거리는 전형적인 컨트리 느낌의 트랙 'Mean'은 우리나라식으로 '악플러'들에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너희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은 꿈쩍도 안한다는 자신감을 노래하죠.

시원하게 질주하는 느낌의 트랙 'The Story of Us'는 색다른 시각의 이별 노래입니다. 이별 후의 아픔과 슬픔을 노래하지 않고, 이별 직전의 위태로운 분위기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도시녀 Taylor는 사랑에 매달리지 않고 호탕하게 외칩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The End)'라고.

담백한 그녀의 목소리와 코러스의 하모니가 아름다운 트랙 'Never Grow Up'은 조금은 쓸쓸한 자장가 같은 포크 넘버입니다. 아직 어린 동생에게 부르는 듯한 느낌의 노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쓸쓸하기만한 자신의 처지에 빗대어, 어른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최고의 팝스타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그녀에게도,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일까요?

대담한 그녀지만 때로운 수줍은 구석도 있나봅니다. 'Enchanted'는 제목처럼 마법 같은 사랑에 빠진 수줍은 소녀의 환희를 노래합니다. 'Better than revenge'는 펑키한 락 넘버로 Taylor Swift에게서 'Avril Lavigne'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나쁘지 않지만 Avril의 세 번째 앨범처럼 망가지려 한다면 말리고 싶어지네요. 소문에 의하면 '조 조나스'와 관련된 노래하고 하죠.

신비한 분위기의 'Innocent'는 가사를 살펴보면 분명 큰 실례를 저지른 'Kanye West'에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32세나 되었는데 아직도 덜 자랐다고 비꼬고 있네요. 'Haunted' 역시 그녀의 락에 대한 욕심이 드러나는 트랙입니다. 'Last Kiss'는 쓸쓸함과 처연함이 느껴지는 이별 노래이고 'Long Live'는 분위기를 달리하여 수 많은 이야기들의 해피엔딩 같이 승리의 기쁨과 행복의 환희가 넘치는 트랙입니다. 자신의 투어를 함께한 밴드를 위한 곡이라네요.

2010/12/21 13:15 2010/12/2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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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을 휩쓴 컨트리 요정 'Taylor Swift'의 2010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 번째 정규앨범 'Speak now'.

2009년 두 번째 정규앨범 'Fearless'로 팝시장을 휩쓴 컨트리 요정 Taylor Swift가 2010년이 지나기전 새로운 정규앨범으로 찾아왔습니다. 2009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앨범 활동과 라이브투어,영화 출연에 각종 시상식 참석까지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컨트리라는 장르의 특성상 미국 내에서는 인기장르로 볼 수 있지만, 북미 지역 외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없는 현실입니다. 컨트리 장르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뮤지션은 'Shania Twain' 정도로 1997년에 발표된 그녀의 메가히트 앨범 'Come on over'과 싱글 'Your're still the one' 덕분이었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컨트리 앨범 톱 10'에 무려 6개(Shania Twain은 2개)의 앨범을 올려놓으며 미국의 국민 가수라고 할 수 있는 'Garth Brooks'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이름인 상황을 고려하면, 세계 팝 시장에서 컨트리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그녀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다르게 하는 전락, 즉 같은 곡이라도 컨트리 버전을 수록하여 미국과 캐나다 정도에서만 발매되는 'US version'과 팝 버전을 수록하여 기타 지역을 노린 'international version'으로 '지역 맞춤 전략'을 사용하였기에 가능한 성공이었습니다.

앨범 'Come on over'는 전세계적으로 3900만장이나 팔리면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컨트리 앨범인 동시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여성 뮤지션의 앨범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뒤를 Whitney Houston, Celine Dion, Alanis Morissette, Mariah Carey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따르고 있으니 미국인들의 그녀에 대한 사랑과 그녀가 세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Shania Twain이라는 이름이 잠시 스쳐간 이후 '컨트리'는 우리나라에서 다시 '잊혀진 장르' 신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멀어진 '컨트리'를 다시 듣게 된 일은 2006년, 평소 관심있던 싱어송라이터 'Michelle Branch'가 여성 컨트리 듀오를 결성했다는 소식 덕분이었습니다. 락을 들려주던 그녀가 컨트리를 한다는 점은 의아했지만, 두 장의 정규앨범으로 좋은 인상을 남긴 그녀가 친구 'Jessica Harp'와 결성한 여성 듀오가 들려주는 컨트리 음악은 무척이나 궁금했죠. 여성 컨트리 듀오 'the Wreckers'의 2006년 데뷔앨범 'Stand still look pretty'는 컨트리와 팝이 적절하게 혼합된 노래들로 그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음반시장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사정에서 2006년 당시 라이센스로 구할 수 없어, 수입반으로 구입한 앨범은 매우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다른 두 사람의 음성으로 2008년까지 저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2009년 'Taylor Swift'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2년 가까이 들었던 앨범 'Stand still look pretty'가 지겨워지고, the Wreckers의 후속 앨범소식이 없어 잠시 가요로 외도를 하고있던 중, 발견한 10대 소녀의 뮤직비디오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리따운 금발의 소녀가 '너는 로미오, 나는 줄리엣, 이건 사랑이야기'이라고 당돌하게 외치는 뮤직비디오는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바로 'Taylor Swift'의 'Love Story'였습니다. 가사처럼 첫눈에 반해버린 발견이었죠.

'Love story'에 이은 'White Horse'의 마법에 빠져들면서 결국 앨범 'Fearless'를 구입하고 말았죠.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3월, 보너스 트랙으로 2006년에 발표된 데뷔앨범 'Taylor Swift'의 인기곡 3곡을 포함한 총 16 트랙의 international version으로 발매되어 더욱 좋았죠. 'Love story', 'White Horse', 'Fearless' 등 그냥 건너뛸 수 없는 '트랙들로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라는 다분히 상술섞인 홍보 문구가 허위과장 광고가 아니었음을 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을 즐겁게 해주던 그녀는 팝시장의 논리에 의해, 기존 앨범 구매자들을 분통터지게 만드는, '리패키지 앨범'으로 배신을 하고 맙니다.

일정 판매량이 넘으면 신곡을 추가하여 리페키지 앨범으로 발매하는 최근 팝 앨범들의 경향에 따라 'Fearless'는 2009년 11월신곡이 무려 6곡이나 추가된 'Platinum Edition'으로 재발매되었습니다. 보통 리패키지 앨범까지 소장하는 일은 낭비라고 생각하고 지나쳤었지만, Platinum Edition에 수록된 'Forevere & Always(piano version)'를 듣고는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Platinum Edition에는 international version에 수록된 보너스 트랙 3곡이 없는 점이 위안이 되었으니까요. 그렇고 Platinum Edition이 발매된 후 약 1년의 시간이 흘러, 예상보다 빠르게 세 번째 정규앨범 'Speak Now'의 발매소식이 들려옵니다. 리페지키 앨범과 더불어 요즘 팝시장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Standard Edition'과 보너스 트랙이 듬뿍 추가된 'Deluxe Edition'으로 나누어서 예약판매가 시작되었구요. 저는 당연히 그녀를 더 많은 들을 수 있는 Deluxe Edition으로 손이 갈 수 밖에 없었죠.

2010/12/16 14:52 2010/12/16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