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의 강

1.

처음부터 정해졌을 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어긋나기만 했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사이의 미세한 균열이
결국 우리 사이에 유유한 강을 이루고 말았다.
작은 균열에 결국 빙산이 무너지는 것 처럼...


2.

그렇게 돌아오는 나의 길은
언제나 가슴이 무너지는 공허뿐이었다.
다음은 기약 없는 단어일 뿐.
돌아선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결국 그 끝을 알수 없는 낙하뿐이었다.


3.

그 간격을 넘을 수도 없기에
간격의 저편에서 발만 구르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려본다.
텅빈 미소의 그림자로 남을 그 날을,
대답 없는 메아리로 울려질 그 날을.
2006/07/22 01:11 2006/07/22 01:11

인간의 한계

생노병사와 희노애락에 초연해질 수 없는

오욕칠정과 백팔번뇌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인간의 한계.


그대를 알아서 가장 기뻤고

그대를 잃어서 가장 슬펐다.


그대를 만났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고

그대를 알았던 시간은 너무 짧았다.


이것 또한 인간의 한계

'나'라는 인간의 한계...
2006/05/25 23:19 2006/05/25 23:19

나비

너무 현실인 것만 같아

눈을 뜨니,

한낱 꿈에 불과했네.


모두 꿈인 것만 같아

눈을 감아,

결국 놓치고 마네.


언제쯤 나비의 꿈에서

깨어날꼬.


언제쯤 인간의 꿈에서

깨어날꼬.
2006/03/12 01:14 2006/03/12 01:14

창공(蒼空)의 조각

청운만리의 꿈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가?

...

결국 수많은 책장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을 뿐

결국 끝 없는 수레바퀴의 한 부분을 느끼고 있을 뿐


나를 더욱 쓸쓸하게 했고 또 더욱 평온하게 했던,

오늘도 삼키는 푸른 한 조각, 창공의 조각.
2005/10/16 17:54 2005/10/16 17:54

last smile

바람이 붑니다.

낙엽이 집니다.

눈을 감고 느껴봅니다.


우리의 젊음이

재가 되어 흩어집니다.

그대의 미소가

먼지 되어 사라집니다.


붉게 물든 저녁 노을

바라보는 뒷모습만

아롱아롱 향기되어

눈 앞에 아련합니다.
2005/10/11 21:14 2005/10/11 21:14

다시

사랑, 그 꽃은 세상 어디에나 피어난다고 한다.

마음 한 켠, 누구나 그 곳엔 그 꽃이 피어날 한 줌의 흙이 있다.

...

...

몇 번의 비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허탈과 몽상으로 황폐해진 그 땅

...

...

그 메마름을 뚫고 다시 뿌리내릴 수 있을까?

그 땅에 그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

...

넌 어떻게 생각하니?

난... 어떻게 생각하니?
2005/08/21 23:14 2005/08/21 23:14

정다운 나의 길

끝이 보이지 않는 길

가다가 지쳐 쓰러질 길


슬퍼도 가야할 길

외로워도 가야할 길

기뻐도 가야할 길

결국은 나의 길


그렇게

정다운 나의 길
2005/06/18 15:14 2005/06/18 15:14

언제일까요?

세찬 비바람과 거센 파도는 지나가고

끝없는 평온의 날들이 찾아왔으니...



그대, 봄이 되어 오시는 날 언제일까요?

내 마음의 차디 찬 눈과 얼음 모두 녹아

방울방울 눈물 되어 흐를 날 언제일까요?


그대의 마음안에 머물 날 언제일까요?

내 마음 온통 그대라는 영원의 빛으로 물들,

그런 아름다운 날은 또 언제일까요?



-'S.E.N.S'의 앨범 'Heart'에 부쳐-
2005/06/11 17:19 2005/06/11 17:19

쓸쓸히 바람부는 황혼의 마음

그 한켠 붉디 붉은, 아른한 노을로 남을...


햇살이 떠나는 지평선 끝자락

그 괘적 따라, 언제고 은은하게 흩날리는....


향...


['메리-고-라운드'의 '향'에 부쳐...]
2005/05/27 19:24 2005/05/27 19:24

그리고 바람

어느새 길어진 머리.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속삭임.

바람이 이끈 발걸음이 멈춘 곳.

또 바람이 부는 정겨운 그 골목길.

그리고 바람, 내 작은 바람, 그리운 그대.
2005/05/21 15:46 2005/05/21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