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신보들

어제 15일, Oldfish의 정규 1집이 발매되었습니다. 'room.ing'라는 타이틀의 이번 앨범은 2CD에 19곡이 담겨있습니다. '어린 왕자의 일렉트로니카'라고 비유할 만한 'oldfish'의 음악에 빠져보세요.

9월 22일에는 엄청난 앨범 두 장이 발매 예정이네요.

먼저, 가장 잘 나가는 남자 가수라 할 수 있는 '휘성'의 4집 'Love.. Love..? Love..!'가 발매 대기 중입니다.

그리고 최고 기대작이라고 할 만한 'Clazziquai'의 2집 'Color Your Soul'이 드디어 발매되는군요. 공식 홈페이지(Clazziquai.com) 을 통해 트레일러와 예약 구매, 이벤트 등이 공개되어있습니다.

다음주가 매우 기대되네요.

2005/09/16 15:01 2005/09/16 15:01

두번째 달 - 두번째 달



올해 상반기에 등장한 독특한 앨범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번째 달', 이름부터 어떤 분위기가 풍겨오는 밴드입니다.

'두번째 달'이 들려주는 낯선 이름의 '에스닉 퓨전(Ethnic Fusion)'이라는 장르는 여러 민족(ethnic)의 민속 음악들의 혼합(fusion)으로 탄생된 음악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그 장르 이름 만큼이나 '두번째 달'의 음악에서는 민속 음악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여행의 시작'...역동적인 아프리카 민속 음악을 연상시키는, 에스닉 퓨전 세계로의 여행을 알리는 곡입니다.

'서쪽 하늘에'...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낭만적인 서쪽 하늘, 그리고 그 하늘과 맞닿은, 끝없이 펼쳐진 붉은 지평선을 떠올리게 합니다.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 없이 좋을 편안함과 나른함도 느끼게 하구요. 드라마 '아일랜드'에도 사용되었던 곡이라는군요.

'바람구두'...전설에 등장할 법한 '바람구두', 곡의 느낌과 너무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되네요. 곡은 바람구두의 가벼운 춤과 함께 시작됩니다. 하지만 발이 점차 빠라지면서 그 춤은 점차 열정적으로 변해가면서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다양한 광경이 바람구두 아래 펼쳐집니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초원을 지나 구름을 뚫고 홀로 솟아있는 하얀 봉우리까지...

'Eclipse Of The Red Moon'...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붉은 달'과 그에 못지 않게 불길함을 나타낼 수 있는 '식(蝕)'. 하지만 곡은 단순히 불길함을 넘어 뱀파이어, 늑대인간 같은 전설 속 존재가 등장할 법한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길을 잃은, 안개가 자욱한 숲과 그 숲 속에서 행해지는 비밀스런 의식이랄까요.

'바다를 꿈꾸다'...제목만큼 바다를 느끼기에 충분한 곡이 아닌가 합니다. 푸른 바도가 넘실거리는 수평선끝을 향한 항해, 그리고 바다의 끝없는 역동성과 그 가운데 찾아온 평온 그리고 낭만까지 바다의 끝없는 매력을 담고 있습니다. 앨범 수록곡글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의 곡입니다.

'The Boy From Wonderland'...앨범을 구입한지 꽤 되어가는데 얼마전부터는 CF 배경음악에서 들리기 시작한 곡입니다. 곤히 잠든 이상한 나라의 작은 소년와 평온한 잠자리 그리고 아기자기한 꿈을 담고 있습니다.

'Anti-Rain Dance'...아일랜드 출신의 멤버 '린다 컬린'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비가 올 것만 같은 흐린 날씨, 시끄럽지만 모두 무관심한 군중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

'고양이 효과'...열정적인 춤사위에 어울리는 곡입니다. 매력적인 붉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차려입은 한 쌍의 열정적인 탱고를 떠올리는 것도 좋겠네요.

'얼음연못'...한 없이 펼쳐진 설원 그 한 가운데 있다는 전설의 '얼음연못', 그리고 그 연못에 얽힌 슬픈 전설... 뉴에이지 풍의 곡입니다.

'Communication'...'얼음연못'과 더불어 '과연 어떤 민속 음악을 바탕으로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하는 곡입니다. 하나의 촛불이 타고있는 낭만적인 둘 만의 식탁이 가사에서 느껴집니다.

'Falling Star'...여름에서 가을로, 밤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같은 밤에 딱 어울리는 곡입니다. 계절의 변화, 별이 지는 밤 그리고 자연의 섭리. 지는 별이 사라지기 전에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보세요.

점점 척박해지는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서 이 정도 수준의 앨범이 나오다니, 정말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할까요? 또 다양한 분위기의 멋진 곡들은 이 앨범 하나 만으로 세계 민속 문화 체험을 하고 난 기분입니다. 뭐, 지나친 다양성은 어떤 면에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성의 부족과 난잡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2005/09/04 15:35 2005/09/04 15:35

A Trapeze - MINHONG


민홍(MINHONG) - A Trapeze (M/V)


민홍, He returns...!!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 후 뒤풀이 자리에서 민홍형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공개되었다.

사실 이런 음악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단순함이 느껴지는 electronica로 찾아올 줄은...!!


성공 가능성??

글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이 워낙 히트한 앨범이기에 비교가 불가능 하겠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 가능성은 반반?


느낌

바탕에 깔리는 코러스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런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 편이라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어쩐지 prodigy의 느낌이 조금 난다고 할까?

민홍형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표한 프로젝트인 만큼 야심차게 준비했으리라... 난 소규모 클럽에서 이미 두 장(사인CD) 예약해 놓았다.


일정

9월 2일에 홍대앞 이리카페에서 있을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프로젝트 MINHING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활동의 폭격(?)이 있을 예정이다. 시간 잡고 홍대로 뛰어가는 일만 남았다.
2005/08/28 13:06 2005/08/28 13:06

해도 해도 너무한 우리 대통령

해도 해도 너무한 우리 대통령.

언제나 외줄타기를 하는 우리 대통령.

대통령의 본분을 모르는 우리 대통령.

더구나 자신이 대통령임을 망각한 우리 대통령.


아...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우리 대통령의 행보.

이건 아니라고 보는데...?
2005/08/25 22:09 2005/08/25 22:09

또 선정되었네요^^

설마했는데 지난주에 올렸던 두 개의 리뷰 중 하나가 또 YES24 주간 우수 리뷰에 선정되었네요. 이루마의 First Love (repackage) 리뷰가 선정되었답니다.

지금까지 YES24에 올린 리뷰가 22개인데 그 중 3개가 되었으니 상당한 확률로 되는군요. 음반 사는 족족 리뷰를 써 봐야겠습니다. 잘 만하면 책은 거의 공짜로 주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어쩐지 우수 리뷰로 선정되는 비법을 터득했다는 느낌입니다. 혹시 한 두번 더 된다면 정말 터특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2005/08/18 22:02 2005/08/18 22:02

웰컴 투 동막골 - 2005.8.14.

어제 가족 단위의 웰컴 투 동막골 관람으로 내년 VIP가 영화 한 편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까지 올해 적립 포인트가 14000점이더군요.

'웰컴 투 동막골', 한마디로 '만화적 상상력을 실사로 재현한 영화'라고 하고 싶네요. 특히 팝콘이 비처럼 내리는 장면과 멧돼지를 잡는 장면은 정말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만한, 재치있고 유쾌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상황이나 인물들의 연기도 딱 그랬구요.

영화는 심각한 남북의 전쟁 상황을, 백치 '여일'을 비롯한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한 동막골 사람들을 등장시켜 재치와 여유로 풀어나갑니다. 영화 곳곳에 등장인물들에게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관객들은 결국 웃게되는 장면들이 숨어있더군요.

여일의 죽음 이후 무겁게 진행되는 후반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만 여일의 죽음은 너무 급작스럽고 어이없이 흘러가, 눈물샘을 쥐어짤 만한 극적 효과가 좀 부족하게 느껴지더군요.

초반의 전투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많은 전쟁영화들에서 판에 박힌 듯 볼 수 있는 핸드핼드 기법으로 짧고 깔끔했고, 마지막 전투 장면도 괜찮게 그려냈습니다.' 리수화'와 '표현철'이 마지막에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장면을 정말 이 영화 최고의 감동이더군요. 마지막에 살아나면 미군 장교 '스미스'의 회상으로 끝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구요.

영화를 보면 배경음악도 상당히 부각되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음악의 분위기가 상당히 익숙하더군요. 스케일이 일본 애니메이션 '월령공주'급이라고 할까요? 생각해보니 음악을 '히사이시 조'가 맡았더군요. '히사이시 조'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의 음악을 담당한 영화음악의 거장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죠.

백치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낸 강혜정의 연기를 비롯 정재영, 신하균 모두 좋았습니다. 임하룡씨는 이제 연기자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네요. 예고보다 '여일'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더군요.

볼거리 많고,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각본과 제작만을 담당한 장진 감독이 직접 감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 최고의 가족용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별점은 4.5개입니다.

이념과 대립이 없는 낙원같은 마을 '동막골', 그런 피안(彼岸)은 우리에게 어제쯤 찾아올까요?
2005/08/15 14:08 2005/08/15 14:08

이루마 - First Love [Repackage]



2001년 11월에 발매되었으니, 벌써 나온지 4년째가 되어가는 앨범의 리뷰를 이제야 써봅니다.

지금의 이루마를 한국 최고의 뉴에이지 스타로 만든 앨범이자, 이루마 discography 최고의 앨범 'First Love'의 Repackage가 지난 5월 기존의 15곡에 3곡을 추가하여 발매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2002년 즈음에 First Love를 구입하였기에 이번 repackage는 넘어갈까 했지만, 이미 이루마의 국내 발매 앨범은 모두 소장하고 있고 이루마 앨범의 초판은 디지팩 같은 특별한 케이스로 되어있고 초판 소장에 대한 혜택(?)이 있기에 결국 repackage도 장만했습니다.

명작(名作)이라고 불러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앨범 'First Love'에는 주옥같은 곡들이 실려있습니다. 그만큼 이루마의 앨범들 가운데서도 가장 꾸준히 또 많이 팔리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저는 너무 많이 들어서 첫소절만 들으면 뒤의 흐름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질 정도랍니다.

첫곡 'I'는 기존의 piano solo version과 cello로 함께한 version(I...)에 현악 4중주와 함께한 string version이 repackage로 발매되면서 추가되어 총 3곡이 실려있습니다. piano solo가 계속 잔잔히 진행되는 반면 string version에서는 감정의 격정이 느껴집니다.

'May Be', '5월이 오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나요? 두 단어를 붙여서 읽으면 'maybe', '어쩌면'이 됩니다. 예전부터 중의적 표현을 노린 것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왔던 곡입니다. 제목처럼 오월의 분위기를 이루마식으로 표현한 곡입니다.

'Love Me', 모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의 아이스크림 이름이기도 합니다. booklet을 보면 역시 아이스크림에서 착안한 제목이라네요. 제목만큼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First Love의 이미지를 잘 담고 있는 곡입니다. 제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구요.

'River Flows In You', 제목처럼 듣고 있으면 마음 한 가운데를 유유히 흘러가는 강이 느껴집니다. 그 강은 맑고 깨끗하네요.

'It's Your Day', 앨범에서 경쾌하게 흘러가는 곡입니다. '오늘의 당신의 날, 즐거운 하루 되기를', 이런 느낌입니다.

'When The Love Falls', 드라마 '겨울연가' 배경음악으로 더 유명한 곡이죠. '사랑이 저물 때'라는 제목만큼 쓸쓸함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프랑스 원곡을 피아노 연주에 맞게 편곡한 곡이랍니다. 추가 수록된 string version, 지난해 드라마 콘서트 투어에서 현악 4중주와 함께 했던 연주가 반응이 좋아 레코딩으로 옮겼나 봅니다. 추가 3곡 모두 콘서트에서 현악 4중주와 함께 했었죠. 격정이 더해지면서 쓸쓸함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Time Forgets...', 잊고 잊혀진다는 것, 바람에 흔들리다 결국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의 궤적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Till I Find You', 제목처럼 만남, 그 전의 기다림의 시간을 표현한 곡이라고 할까요? 햇살 좋은 가을날 고즈넉한 길을 걷는 분위기의 곡입니다.

추가 수록곡 'Kiss the Rain'의 string version, 원래 이루마의 3집 'From The Yellow Room'에 수록된 곡으로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됐었죠. 곡으로만 따지만 아마 Kiss the Rain이 이루마의 최고 인기곡이라고 생각되네요. piano solo 곡도 좋지만 지난해 투어에서 여러번 들었던 터라, string version이 더 좋네요. 현악 4중주가 어우러져 애절함이 더 하네요.

모든 곡을 소개하지 못했지만, 소개에 빠진 곡들도 상당히 들을 만한, 대단한 짜임새를 갖춘 앨범입니다. 뒤에 나온 앨범들보다 화려함을 떨어지지만 아기자기 하고 소박한, 이루마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구요. 제가 들어본 뉴에이지 앨범 중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추가로, 이번 repackage는 디지팩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전판이 일반 CD 케이스에 담겨있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깔끔하고 괜찮네요. 전판을 소장하지 않은 분들은 물론이고 소장하고 있더라도 string version으로 수록된 추가 3곡만으로도 소장가치는 충분해 보이네요. 물론 기획사 Stomp Music도 그 점을 노렸겠죠.
2005/08/13 14:54 2005/08/13 14:54

당신이 살면서 정말 피해야할 친구??

네이버 메인 페이지 중간 쯤에 '당신이 살면서 정말 피해야할 친구'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글은 읽지 않았지만 제목부터 참 '웃기다'라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정말 피해야할' 유형의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그 사람을 당신에게 '친구'라는 의미로 호칭될 수 있을까? 친구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나가던 개을 부르는 정도의 의미일까?

또 '당신이 살면서 정말 피해야할 친구'를 염두해두고 살아가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에게 친구의 의미가 있을까? 그런 이해타산을 따지는 사람에게 세상은 '나' 아니면 '타인', 이 뿐이 아닐까?
2005/08/12 21:05 2005/08/12 21:05

Alanis Morissette - jagged little pill acoustic



'Alanis Morissette'과 그녀의 Big Hit 데뷰앨범 'jagged little pill'은 1996년 2월에 발매된 '1996 Grammy Nominees' 앨범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그 때 즈음 처음 서구의 음악, 속칭 Pop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나는 'Grammy Nominees'나 'Now'같은 컴필레이션 앨범을 구입해서 듣기 시작했죠. (물론, 지금은 대부분 소장가치 '0'에 가까운 컴필레이션 앨범은 구입하지 않습니다.)

'1996 Grammy Nominees'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6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던 'Mariah Carey'와 'Boyz 2 Men'의 'One Sweet Day'도 실려있었습니다. 그 때 'One Sweet Day'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연속 13주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워간다고 들은 기억이 있는데 찾아보니 연속 16주로 역대 기록 1위군요.

후에 'One Sweet Day'가 수록된 Mariah의 앨범 'Daydream'도 구입했지만, 제 음악감상 인생에 한 획을 긋는 곡이 있었으니 바로 Alanis의 'You Oughta Know'입니다. 또 제가 그당시 즐겨보던 channel [V]을 통해 'Ironic'의 MV까지 접하고, 앨범 'jagged little pill'을 장만하게 됩니다.

앨범 'jagged little pill'은 그 후 몇년 동안 'No Doubt'의 앨범 'Tragic Kingdom'과 더불어 제 음악청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 두 앨범은 정말 CD 가격을 다 뽑아낼 정도로 4~5년간 엄청 들었으니까요.

제 기억 속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남아있는 앨범 'jagged little pill', 당시 10대의 중반을 보내고 있던 저에게는 센세이션과도 같았습니다. Pop 청취의 시작부터 대단한 앨범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지요. 음악의 완성도와 더불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제가 '시간적 공감'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말하자면 뮤지션과 청취자가 동시간대를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공감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와는 전혀 다른 시간대를 살아간 'Beatles'의 음악에서는 어떤 감동이나 감흥을 느낄 수 없더군요. 참고로 미국내 판매량이 1600만 장 정도였다는군요. 대단한 판매량이죠. 그 뒤로 나온 앨범들의 판매량을 다 합해도 반에도 미치지 못하니까요.

격양된 외침으로 가득했던 Alanis, 그녀가 'jagged little pill'이 발매된지 10년 만에 'jagged little pill acoustic'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앨범 표지부터 원작의 분위기에 세월의 흐름이 덧칠해져 보입니다. 세월에 빛바랜 종이처럼 색조와 모델의 얼굴에 10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점을 빼면 두 얼굴의 배치나 촬영각도가 거의 같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따라 그녀의 분노도 성숙의 길에 이르렀나 봅니다. 역시나 변함없이 좋은 곡들이지만 격양과 분노 대신, 여유와 원숙미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12번 트랙 마지막에 숨겨진 곡을 포함해, 총 13곡 모두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편안한 보컬과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booklet에서의 Alanis의 글처럼, 그녀는 다시는 'jagged little pill'만큼 굉장한 앨범을 만들 수 없을지 모릅니다. 또 그런 앨범을 바라는 건 팬으로서 제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자체 만으로도 대단했던 'jagged little pill', 이번 acoustic version으로 제가 30대가 되고 또 40대가 되어도 즐길만한, 제 음악청취 역사의 고전이 될만한 앨범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하고 싶네요.

또 다른 'jagged little pill'을 바라며 기다린 10년, 또 다른 10년을 기다릴 이유가 생겼네요. 10년 후에 나올 'jagged little pill'의 또 다른 버전을 기대해봅니다. 이번 앨범 자체의 별점은 4개입니다만, 10년 전 'jagged little pill'에 열광했던 분들에게는 5개가 되지 않을까요?
2005/08/12 20:46 2005/08/12 20:46

근황과 잡담

요즘 블로그 업데이트가 엄청 뜸하네요. 사실 이미 개강 3주차에 접어들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본과 3학년, 20주간의 임상실습이 시작되어 마음놓고 블로깅을 즐길 시간이 평일에는 정말 없답니다. 이번주와 지난 두 주 그리고 다음주까지 포함해서, 내과 총 6주 중 4주를 먼저하게 되었는데 정말 제 지식의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어제 푸른새벽 단독 공연이 있어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결국 가지 못했네요. 토요일도 오전까지 실습 일정이 잡혀있어 삶의 질 저하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월요일까지 연휴라서 문화생활 계획을 생각해 두었습니다.

토요일 심야, 일요일 조조, 월요일 조조로 영화 3편 대기 중이고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오랜만에 홍대쪽 공연도 갈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메리-고-라운드 누나들이 공연을 한다네요.

아, 그리고 2주전에 또 제 부실한 리뷰가 또 예스24 주간 리뷰로 올라왔더군요. 상품권이 3만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책을 또 공짜로 주문할 수 있어 기쁘네요. 이번주에 주문한 CD들도 리뷰를 써볼 계획입니다. 열심히 써서 또 상품권을 노려보아 야겠네요.
2005/08/11 20:48 2005/08/11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