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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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 차가운 밤에
우리나라에서는 한 귄으로 발매되었지만 사실 이 책은 88년과 93년 즈음에 발매된 두 권의 단편 모음집을 모아 소개하는 책이다. 발표 년도로만 보아도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초기 작품 성격과 근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차가운 밤에'와 '따스한 접시'라는 두 개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진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어떤 작품보다도 더 큰 만족을 선사한다.
유령, 전생과 환생, 변신 등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차가운 밤에'는 신비롭지만 가슴 한 켠을 찡하게 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코 끝이 찡해질 '듀크'부터 '호접지몽'을 떠오르게 하는 '여름이 오기 전', 눈시울을 뜨겁게하는 유령이야기 '쿠사노조 이야기'와 '마귀할멈', 그리고 머나먼 기억 이전의 기억을 찾아가는 '언젠가, 아주 오래전' 등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에서 느껴볼 수 없었는 감동으로 가득 찬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기까지 하다.
두 번째 부분인 '따스한 접시'에서는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작품들의 근간이 될 만한 단편들이 차지하고 있다. 연인, 결혼, 불륜과 이혼 등 '냉정과 열정 사이' 이후로 국내에 소개된 그녀의 작품들의 주요 내용들을 군더더기 없는 단편들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그녀의 소설들이 '지리한 여름의 정오'같았다면 이 단편들은 180도 다르게 쉽고 명료하지만 그녀의 메시지는 정확하게 남겨둔다.
전체적으로 정말 그녀의 작품 세계를 다시 살펴보고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다.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에 관심을 갖고 그녀의 작품들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더 할 나위 없는 단편집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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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in 2월 24일 club SSAM
마지막은 '한희정'이었습니다. 요조도 많은 팬을 동원했겠지만, 아직은 그녀의 관객 동원력이 한 수 위로 보였습니다.
보통 이야기도 많은 그녀였지만, 이 날은 아무말 없이 세 곡 연속으로 들려준 후에야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솔로로 들려줄 곡이 많지 않아서 이야기가 없는 그녀의 공연은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지요. 짧은 공연을 만회하기 위해선지, 결국 앵콜곡 두 곡을 들려주었는데 셋리스트의 두 곡을 다시 들려주었습니다. 그래도 좋았지만요.
앨범은 언제 나올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네요. 이어지는 사진은 끝날 무렵 몰래 찍은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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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 in 2월 24일 club SSAM
두 번째는 드디어 홀로서기를 시작한 '요조'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빠진 자리를 세션들이 채워주었기에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제 그녀의 이름만을 걸고 공연을 시작한지 두 번째라네요. 세션들은 파스텔뮤직의 공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눈에 익은 두 사람이었구요.
'슈팅스타'를 시작으로 공연은 솔로로 가능한 곡들로 진행되어 갔습니다. '파스텔 5주년 기념 앨범'에 수록된 '하모니카 소리' 역시 들을 수 있었는데, 그 곡을 만들게된 사연이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숨겨둔 미발표 곡 두 곡을 들을 수 있었지요. 한 곡은 '아 외로워라'라는 곡이었고 한 곡은 '정열의 피토니아'라는 곡이었습니다. 미숙함과 능청스러움이 솔로 뮤지션 '요조'의 매력이 되어가는듯 하네요.
솔로 뮤지션으로는 아직 미숙한 그녀이지만, 앞으로 점점 무대를 장악해갈 그녀의 변화가 궁금해집니다. 홀로 만들어가는 그녀의 노래들고 궁금해지구요. 들려준 노래는 많이 않았지만 그녀의 걸죽한 입담으로 결코 짧지 않은 공연이 되었습니다. 앵콜의 앵콜의 앵콜 공연에서 그녀도 등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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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싸이트 토끼 in 2월 24일 club SSAM
이른 6시 30분에 시작된 이 공연은 5시부터 티켓팅이 시작되었고 제가 5시 30분 즈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티켓팅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티켓팅한 순서대로 입장한다고 하니 자리가 상상만 해도 난감했지만, 다행히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원 점은 이 날 공연에서 촬영이 금지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답니다.
첫 번째 '루싸이트 토끼'는 지금까지 했던 공연들 중에서 아마도 관객들이 반응이 가장 좋은 공연이었나 봅니다. 데뷔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진행했고, 카피곡으로 'FPM'의 'Day & Dyas'를 들려주었습니다. 마치 모범생들처럼 바른 모습의 공연이 '루싸이트 토끼'의 매력인가 봅니다. 겨울이 아니면 민망한 '12월'은 다음 공연에서는 들을 수 없으려나요? 'In my tin case'는 모 영화 덕분에 반응이 역시나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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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궁전 in 2월 22일 클럽 빵
드러머가 바뀐 후 처음 보는 클럽 공연인데, 오랜만이라 그런 것인지 소리가 더 역동적이고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신곡 '톱니바퀴'를 들을 수 있었는데, 역시나 그림자궁전 신곡의 첫인상은 합격점은 아닙니다만, 지난 곡들과는 뭔가 다른 인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갈지요.
그리고 그림자궁전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지나칠 뻔 했네요. 쟁쟁한 가수들과 경쟁하기에, 수상은 어렵겠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점만으로도 '쾌거'지만, 그래도 결과는 아무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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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팝스 in 2월 22일 클럽 빵
세 번째 팀 '골든팝스'는 역시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 그런지 처음 듣는 곡들이 있었습니다. 보컬 '호균'은 큰 키 때문에 모니터링이 힘들어, 무대 아래로 내려와 연주하는 불상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여성 파워가 강한 팝밴드들 가운데서도 밴드 고유의 색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하는 '골든팝스'의 데뷔앨범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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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바우 in 2월 22일 클럽 빵
이어지는 '바나나바우'라는 독특한 이름의 밴드. 바우는 보컬 겸 기타리스트가 키우는 개의 이름이고 그 개가 바나나를 많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기타, 키보드, 그리고 드럼의 밴드 구성은 삼인조로는 독특한 편인데, 흥겨운 느낌의 첫인상으로 괜찮은 노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한 곡 한 곡의 인상이 비슷한 점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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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in 2월 22일 클럽 빵
첫번째는 '나비'였습니다. 요즘 한 달에 한, 두 번 공연한다는 마침 공연하는 날이어서 보게 되었네요. 공연이 아닌 날에도 빵에 자주 있어서 몰랐는데, 그녀의 공연하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약 1년 동안, 역시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에서 그 동안 쌓인 내공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여유롭고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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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침반3 - 호박색 망원경
책 앞쪽에 라이센스 내용에 관한 부분을 우연히 보다 알게 되었는데 이 삼부작의 원제는 'His dark materials'란다. 원제는 왠지 미스터리나 공포물일 법한 것이 판타지 소설의 제목으로는 '꽝'이라는 생각이 든다.
1편의 '황금나침반'이나 2편의 '마법의 검'처럼 '호박색 망원경'도 제목으로 선정된 아이템이나 상당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었지만, 섣부른 추측이었다. 앞선 두 아이템의 무게감에 비하면 '호박생 망원경'이 제목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은 억지로 끼워맞춰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물건의 주인 '메리 말론'은 주인공급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결론에 이르는 중요한 마지막 한 조각을 제공함에는 틀림 없다.
2편 마지막에 기대되었던 장엄한 전투는. 텍스트만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다시 만난 '리라'와 '윌'의 모험과 다른 차원의 전혀 다른 지성체 '뮬레파'들과 생활하는 메리의 모습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부여한다.
신화와 성경을 빌려 만들어낸 필립 풀먼의 세계는 생각하면 할 수록 복잡하고 어지럽지만, 한편으로는 대단한 상상력이라는 감탄이 나올 만하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신'과 '종교'에 대한 조롱 이 3권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데, 수 많은 종교들이 약속한 천국과는 거리가 먼 사후 세계와 죽어가는 늙은이인 '절대자'의 모습은 그 절정이라 하겠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자르고 차원의 문을 만들 수 있는 마법의 검이 '더스트'에 일어나는 혼란의 원인이었고 차원이 문이 열릴 때마다 반대 급부가 생기다는 진실은 '등가교환의 법칙'을 떠오르게 했다. 어른이 되면서 알레시오미터를 다룰 수 없게 되는 리라의 모습과 더스트의 이동은, 어른이 되면 상상력 혹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는 점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신의 세상에서만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세계와 차원의 규칙, 그리고 결국 각자 자신들의 세계에서 이상 세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결론는 무자비하고 눈 먼 종교에 현혹되어 자신들의 세계를 지옥으로 만들어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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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스(Loro's) - Pax

2006년 single 'Scent of Orchid' 발표 후 다시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에 선보이는 '로로스(Loro's)'의 데뷔앨범 'Pax'.
'TuneTable Movement'의 2008년 첫 작품, '로로스'의 'Pax'가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2006년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고수'로 발탁된 후, 앨범 계획이 있었지만, sinlge로 축소되고 이후 차일피일 미뤄지던 정규앨범이 결국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보는군요. 바람에 흩날리는 쓸쓸한 느낌의 디지팩 이미지는, 60분에 이르는 앨범 'Pax'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서 내용물을 살펴봅시다.
'첫 트랙 intro'는 다분히 (90년대 즈음에 유행했던) 트랙을 거꾸로 돌렸다는 생각이 드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거꾸로 흐르는 소리는, 기억 저편으로 향하는 이 앨범의 입구와도 같습니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시작되는 ‘I say’의 ‘로로스’의 서정성을 잘 들려주는 곡입니다. 쓸쓸함을 담은 보컬은 먼지처럼 흩어지는 단어들 같고 그 잔영은 마음 속의 거대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피아노와 첼로, 기타와 드럼의 충돌은 표현할 수 없는 내면의 갈등과 고통을 뿜어내는 것만 같습니다.
'방 안에서'는 정중동(靜中動)'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동양적 정서가 녹아있는 곡입니다. 방 안에서 고요함 속에 움직이지 않는 화자이지만, 그의 가슴은 뛰고 그의 눈물은 흐르고 그의 마음은 소용돌이 칩니다. 첼로의 선율은 피아노를 보조하며 가슴 아린 서정성을 더하고 드럼은 가슴 치며 터질 듯한 격정을 표현합니다. 모든 파트가 폭발하는 절정에서 ‘제인’의 보컬은 마음을 위로하는 주문 같습니다.
'비행'은 하늘을 가르는 그 느낌처럼 젊은이의 기상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해가 떠오르는 동쪽 하늘을 향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르는 비행, 하지만 그 비행은 실제 비행이 아닌 명상을 통한 ‘마음의 비행’일지도 모릅니다. 보컬 없이 연주만 흐르는 곡으로, 시냇물이 강을 만나고 강이 바다를 만나듯,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느낌은, 일본 밴드 ‘Mono’의 연주에서나 느껴보았을 찬란한 ‘포스트락’의 인상을 강하게 남깁니다. ‘포스트락’은 밴드 ‘로로스’의 지향점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It’s raining Pt.1’은 Pt.2의 ‘intro’ 같은 곡입니다. ‘It’s raining’은 앞선 ‘방 안에서’와 2006년 싱글로 공개되었던 ‘너의 오른쪽 안구에서 난초향이 나’와 더불어 로로스 초기의 서정성이 담겨있는 3대 인기곡이기도 합니다. 곧 쏟아질 법한 비를 머금고 밀려드는 먹구름과 천둥이 쳐도 이상할 것 없는 어두운 하늘, 그리고 잿빛 거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It’s raining Pt.2’는 키보드는 거리의 흐름을 첼로는 마음의 흐름을 그려냅니다. 간간히 들리는 드럼 심벌즈의 소리는 멀리서 들리는 천둥이 연상됩니다. 비가 내리는 거리, 무관심한 사람들 속을 걷는 쓸쓸한 발걸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를 찾은 듯, 발걸음은 빨라집니다. 단지 그림자일 뿐이었을까요?
‘Doremi’는 앨범 수록곡들 중 독특한 느낌의 곡으로 홍일점 ‘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인’은 ‘피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하면서 월드뮤직 같은 음악들을 많이 들려주어왔고, 이 곡도 그런 분위기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주문과도 같은 독특한 그녀의 보컬과 드럼이 만들어내는 리듬은 어떤 부족의 신비한 주술을 듣는 느낌입니다.
‘바람’, 피아노 연주에 드럼과 기타 연주가 곁들여진 크로스오버 형식의 곡입니다. 4분 정도되는 길이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로로스의 곡으로서는 짧게 느껴지네요.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점에서 크게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또 그런 자극적(?)이지 않은 점이 이 곡의 미덕이 아닌가 합니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제목의 ‘Pax’는 라틴어로 ‘평화’를 의미합니다. 기도하는 듯한 남녀 두 보컬과 가사, 오르간처럼 들리는 평온한 연주는 고풍스러운 성당과 평화를 위한 기도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Pax’의 사전적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강국 등의 지배에 의한 국제적 평화’를 의미합니다. 그리스도교와 함께 서양 문화의 뿌리가 되는 ‘로마’를 이야기할 때 듣게 되는 ‘Pax Romana’가 좋은 예가 되고, 현대에서는 ‘Pax Americana’라는 말이 종종 들을 수 있죠. 군사경제적인 폭력인 제국주의와 맞물려 그리스도교가 행한 문화종교적 폭력에 대한 반어일까요? 혹은 로로스가 꿈꾸고 있는 것은 대중음악계의 ‘Pax Lorosana’ 건설일까요?
이어지는 두 곡은 single에 수록되었던 곡들입니다. ‘너의 오른쪽 안구에서 난초향이나’라는 긴 제목의 곡에서 폭발할 듯한 로로스의 서정을 들려줍니다. 각 악기들이 자유로우면서도 조화를 이뤄내는 점이 로로스표 음악의 매력입니다.
‘Habracadabrah’이라는 제목은 주문의 한 구절로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의미가 있답니다. 느슨한 주문 부분과 급격한 연주 부분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주문 외에도 알 수 없는 짧은 단어들은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흑마술에 대항하는 선한 마술사의 이야기는 아닐까요? 비교적 뚜렷한 기승전결은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마지막 곡 ‘She didn’t go to the party’은 어두운 방안에서 반짝이는 꼬마전구 같은 곡입니다. 파티에 가지 않은 그녀가 누워서 보고 있던 것은 바로 반짝반짝 꼬마전구가 아니었을까요?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무슨 꿈을 꾸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로로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음악계에서 상당히 독특한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락 밴드의 기본적인 포멧에 키보드와 첼로의 전면으로 내세운 밴드 구성이 그렇습니다. 게다가 뉴에이지의 서정성과 크로스오버의 양식에 포스트락과 월드뮤직을 첨가한,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듣는 입장에서 선택이 폭이 좁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연주는 좋았지만, 보컬의 역량은 조금 아쉽습니다. 공연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아쉬움이 앨범에서는 기술의 힘을 빌려 멋드러지게 나올 법도 했지만 그러지 않은 점은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라이브와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더 멋진 앨범을 기다렸을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좀 더 클 법도 하지만, 앨범 발매의 즐거움을 넘을 수는 없겠죠. 라이브를 듣고 있으면 정말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드는 장엄하고 서정적인 '로로스'의 음악들, 이제 더 큰 날개를 달고 널리 퍼져나갈 때입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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