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는 기대보다 빠르게 두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한 '네스티요나'였습니다.
같은 여성 보컬이지만, 앞선 두 여성 뮤지션과는 다른 처음부터 몸을 들썩일 정도로 박력 넘치는 공연이었습니다. 두번째 앨범 수록곡 'Rumor'를 시작으로 '폭설', '티격' 등 '네스티요나'다운 박진감 넘치고 카리스마 넘치는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첫번째 앨범 타이틀곡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이 밴드의 공연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노란 머리로 변한 '요나'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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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티요나 in 10월 4일 Sound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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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ndHolic, 네스티요나
타루 in 10월 4일 SoundHolic
두번째는 '파스텔뮤직'의 떠오르는 아이콘, '타루'의 무대였습니다.
공연전에 일렉트로닉한 성격이 강한 미니앨범 'R.A.I.N.B.O.W'의 수록곡들을 어떻게 실제 공연으로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직접 보고나니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보컬 실력은 빛이나서 'Puffy Love'와 같은 커버곡들은 너무 능청스럽게 소화했습니다. 놓쳐버린 그녀의 단독 공연은 어땠을지, 아쉽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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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in 10월 4일 SoundHolic
그 첫번째,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허민'이었습니다. 두번째 앨범 '피아노로 그린 일기'는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본인도 역시 그랬는지 첫번째 앨범 수록곡 위주의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앨범의 백미 '멈추지 않는 시간의 끝'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재하 가요제' 대상 이후 잠잠한 그녀, 다시 좋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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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ndHolic, 허민
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 '사랑의 단상 chapter.1' 'With or Without you'.
'You', 바로 '너'라는 단어에서, 작년에 발매되어 일련의 공연들로 이어졌던 앨범 '12 songs about you'의 대성공(?)이후 그 앨범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대와 함께 만들어간 기억과 이제 그대 없이 회상하는 추억' - 이 앨범을 한 번 듣고 그리고 떠오른 문구입니다.
첫곡 '바이올렛',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식구 'Epitone Project'의 곡입니다. 흐르는 피아노 선율을 따라 꿈꾸는 듯, 아득한 보랏빛 기억 속의 너를 찾아가는 느낌, '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컴필레이션의 인트로같은 트랙입니다.
이어지는 한 편의 시같은 제목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역시 'Epitone Project'의 작품입니다. Epitone Project의 목소리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는데 그의 보이스 컬러는 마치 박진영의 목소리를 연상시킵니다. 피아노 연주와 타루의 코러스, 애절한 가사까지 유명 작곡가들의 발라드 넘버에 뒤지지 않는 감성을 들려주는 멋진 곡입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파스텔뮤직의 다음 목표는 인디씬을 넘어서 본격적인 가요계 진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앨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컴필레이션으로 자주 만나는 '캐스커'는 참으로 얌전한 곡 '여기'로 참여했습니다. 넓디 넓은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뼈속까지 느껴지는 외로움은 '너'라는 존재 뒤에 찾아오는 필연인 걸까요? 이 세상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여기'에 그대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소식이 없는 '더 멜로디'는 너무도 직설적인 느낌의 제목인 'You'를 들려줍니다. 보컬 '타루'의 목소리는 이제 그녀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익숙해졌지만, '더 멜로디'라는 이름은 이제 낯설게 느껴집니다.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타루의 놀라운 가창력이 이 곡의 매력을 100%이상 발산하게 합니다.
'Epitone Project의, Epitone Project에 의한 Epitone Project에 위한'이라고 할만큼 이 앨범에서 그의 비중은 두드러집니다. '희망고문'으로 다시 만나는 Epitone Project는 이 컴필레이션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하겠습니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피아노 선율은 파스텔뮤직에 합류한 새 얼굴의 행보를 기대하게 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일본의 3인조 'Lamp'는 '공상야간비행'을 들려줍니다. 상상 속에서 야간비행을 노래하는 가사일까요? 별이 빛나는 밤,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상상 속으로 밤하늘을 향해 떠나는 둘 만의 여행이 아닐런지요.
파스텔뮤직을 통해 데뷔한 박준혁은 '도나웨일'의 보컬 '유진영'과 함께 '웃음'을 부릅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두 사람,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모순되는 느낌은 역설이게도 이별의 순간에 누구나 느껴보았을 법한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서로의 건너편 모습을 바라고 모습은 빛 바랜 사진들처럼 쓸쓸하기만 합니다. ‘도나웨일’이 아닌 featuring으로 만나는 유진영의 목소리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파니핑크'는 인트로가 인상적인 'River'를 들려줍니다. 파니핑크의 또 다른 발견이라고 해야할까요? 파니핑크다운 느낌이면서도 그 임팩트는 데뷔앨범들의 곡보다 강렬합니다. 슬픔과 아픔을 감내하는 모습, 언제나 유유히 흐르는 강(River)과 같이 지고지순한 마음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습니다.
클래식과 현대 음악의 감수성이 너무나도 잘 녹아 들어있는 'Olafur Arnalds'는 'Fok'라는 멋들어진 곡으로 이 앨범을 마무리합니다. 적막과 고요, 그리고 혼자라는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귀를 통해 가슴에 닿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항성과 행성, 그리고 은하들의 하모니가 흐르는, 그 아름다운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 ‘우주미아’의 느낌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랑의 단상'이라는 조금은 난해하고 거창한 주제로 시작한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은 그 무거운 표지와는 다르게 쉽게 마음에 닿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어서 일까요? 어떤 말들보다도 이런 음악들이 더 짙게 느껴지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11월에 발매된다는 사랑의 단상의 두 번째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양질의 컴필레이션들을 발매한 파스텔뮤직의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떤 뮤지션들이 참여할지 또 어떤 감성들을 들려줄지…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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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 2008.8.8
서로 죽고 죽이는 '두뇌싸움'같은 '조커의 장난'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에서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머혼'으로 더 잘 알려진 '윌리엄 피츠너'의 반가운 얼굴이 좋았습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전작의 '허수아비'로 나왔던 '킬리언 머피'의 모습도 반가웠구요. 속속 등장하는 멋진 전작의 라인업들... 아쉬운 점은 '레이첼'의 배우가 바뀌었다는 점이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깜짝 등장한 '진관희'도 순간이었지만 딱 알아보겠더군요.
"Why so serious?".
배트맨과 '애증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조커'. 영화에서도 밝히지만 그의 과거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가 왜 배트맨과 대적하고 배트맨에 집착하는며, 악의 화신이 되려하는지 확실히 알 수도 없구요. 하지만 "Why so serious?"라는 조커의 말처럼 심각할 것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배트맨에 대척점에 확실히 조커가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배트맨'과 '조커', 둘 다 '가면' 혹은 '화장'이라는 위장을 하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 행동하지만, 한 명은 그 법이라는 규칙을 지키기위해 다른 한 명은 그 규칙을 깨기위해 존재한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같아 보입니다. 한 쪽이 존재하지 않으면 다른 한 쪽도 존재 할 수 없지만, 서로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는 점처럼요.
'동전의 양면'
새로 부임한 검사로 등장하는 '하비 덴트', 그의 이름은 이미 '투페이스'의 본명으로 잘 알려진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빼고는 배트맨과 흡사한 '절대적 정의감'에 차있는 검사가 악당으로 변하가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기대되는 점이었습니다. 동전 뒤집듯이 변하는 그의 신념, 그리고 좌우 달라 화재 후 '동전의 양면'같은 투페이스의 얼굴까지...배트맨과 조커의 관계가 '동전의 양면'같다면 빛과 어둠에서 정의를 위해 덴트의 삶은는 그 자체가 '동전의 양면'입니다.
"You either die as a hero or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mone villain."
고담시의 영웅이었다가 조커의 도시 전체를 인질로 한 협박에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결국 스스로 누명을 쓰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면 조커의 한마디가 절실히 와닿습니다. 그리고 그런 배트맨의 대한 평가의 변화는 -속편이지만, 전편의 제목을 전혀 잇지 않는- 이 영화의 제목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잘 어울리지 않는 두 영단어(물론 배트맨에게는 잘 어울리지만) 'dark'와 'knight'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요.
'You'll hunt me. You'll condem me. You'll set the dogs on me. But that's waht has to happen.'
스스로 영광을 그늘 속에 숨어, 어둠의 기사로 남는 그의 절절한 '고담시에 대한 사랑'에 마음이 뭉클할 뿐입니다.
150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에 적지 않은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엮여있지만, 시종일관 눈을 땔 수 없다는 점은 정말 대단합니다. 더 대단한 점은 그런 톱니바퀴안에서 조커라는 엄청난 악당이 등장함에도 영화에 두드러지는 클라이막스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게 한다는 점입니다. 또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몇몇 장면들이 복선이있다니... 후속편이미만 전작의 제목과는 전혀 다른 제목을 쓴 자신감을 알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은 이 영화를 '배트맨 비긴즈 2'가 아닌 '다크 나이트'로 당당하게 인식시킵니다.
화려한 캐스팅, 볼거리에 잘짜여진 각본까지, 거기다가 영웅물답지 않은 '메시지'까지...별점은 당연히 5개입니다.
*배우가 바뀌었기 때문인지 '레이첼'을 가차없이 죽이는군요. '고든'이 너무 쉽게 죽었을 때는 좀 허망했는데 그런 반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사실 하비 던트의 수송 차량을 운전한 수상한 경찰(?)은 '조커'의 수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중국은 역시 '짝퉁의 천국'이고, 러시아는 '미녀의 천국'이며 조무래기 악당들은 백인아닌 흑인과 라틴, 히스패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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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허울 좋은, 'One world, one dream'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슬로건 'One world, one dream'.
그 슬로건 이 얼마나 헛된 중국인들의 꿈인지는 이번 올림픽의 파문들에 의해 속속히 들어났다.
개막식 불꽃놀이가 CG 합성이었다는 사실부터, 소수민족 어린이들의 사실은 한족(漢族)이었고, 여자아이의 노래는 립싱크(그런데 이건 립싱크인거 딱 티가 나던데요. 개막식 생방송으로 보면서 '립싱크'하고 있다고 느낀 사람도 많을 법.)까지...
아마도 중국이 개최한 베이징 올림픽이 외치는 'One world'는 다분히 중국이 꿈꾸는 '중화(中華)'에 의한 하나의 세상일 법합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이 아닌 '중화'라는 한족이 세상을 지배하는 '하나의 세상'이겠죠.
그리고 'One dream', 이것도 당연히 '한족이 세계 최고의(세상을 지배하는) 민족이 되는 꿈'이겠죠. 소수민족을 가장한 한족의 아이들, 어린아이의 립싱크, 그리고 CG 불꽃놀이... 화합과 공존으로 위장한 중국의 검은 속내는 이렇게 드러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텅빈 관중석과 관중의 비매너까지, 제가 태어나서 TV로 본 올림픽이 몇개 되지 않지만, 아마도 최악의 올림픽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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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Neverland in 7월 25일 SoundHolic
7월 25일 '사운드데이(이제는 클럽데이로 바뀐)'에 만난 '두번째 달'의 프로젝트 밴드 'Alice in Neverland'. 이어폰으로는 너무 많이 들었던 이들의 음악이지만, 직접 공연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앨범 'Alice in Neverland'에 수록된 주옥같은 곡들(잊혀지지 않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봄이다, 신수동 우리집 등..)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 핸드폰 통화대기음으로 1년 가까이 쓰고있는 '얼음연못'도 들을 수 있었서 감격이었죠.
오래오래 많은 앨범을 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번째 달' 그리고 'Alice in Neverland' 모두요. 한가해지면 이들을 공연,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만원으로 오랜 클럽데이 입장료, 이 밴드 하나만을 보았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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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ce in Neverland, 두번째 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2008.7.25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 최고의 주연급 배우를 세 명을 '쓰리톱'으로 내세운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반칙왕', '장화, 홍련'과 '달콤한 인생'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들을 멋지게 소화해낸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기에, 또 칸에서 극찬과 일명 '김치 웨스턴'을 만들어냈다기에 이 영화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라는 '꿈의 캐스팅'에 가까운 라인업에 그 기대는 배가 되었구요.
결론적으로 메시지는 크지 않았지만, 충분히 눈을 즐겁게 하고 즐길 만한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관객에서 역사의식을 묻지 않는, 어깨에 힘을 빼고 볼 수 있는 오락영화 말이죠.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괴물' 등이 한국 역사의 특수성을 매우 적절히 이용한 작품들이 었지만, 이 영화에서 그 역사는 그저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세계인이 즐길 만한 오락영화를 이제 우리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하지만 캐릭터들은 좀 아쉽습니다. '정우성'은 멋진 와이어 액션과 마상 전투를 모여주었지만 액션 외에 캐릭터는 무게감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이병헌'은 대단한 녀석처럼 나오지만 영화 속에서 그의 활약은 조무래기들을 상대로 한 것들 뿐입니다. 세 남자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인, 일명 '손가락 귀신'의 과거 행적들이 좀 더 자세히 보여졌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별점은 4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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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벨 에포크(Belle Epoque) - 일요일들
일요일에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감정들을 노래하는 '벨 에포크'의 1집 '일요일들'.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들('Cracker'와 'We will be together')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벨 에포크(Belle Epoque)'의 정규앨범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벨 에포크'에서 '벨(Belle)'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미인(美人)'혹은 '여자 이름(벨)'이기에 '벨 에포크'도 '여자 이름'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짜 의미가 있더군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의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합니다.
필름카메라를 감고 셔터 누르는 소리로 시작하는 '뷰파인더 세상'은 이 앨범의 '관점'을 대변하는 첫 곡입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조각 조각 사진으로 남아내는 일처럼, '일요일들'을 통해 일상의 소중한 조각들이 펼쳐질 테니까요. 여러분에게도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조각들이 있는지요? 보컬 '조은아'의 목소리에서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관조하는 듯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5월의 후유증'은 어쩐지 미스티 블루의 'Slow days'가 떠오르는 곡입니다. Slow days에서 후렴구의 단호한 어조와 이 곡에서 처음부터 시작되는 단호한 어조가 배치만 다를 뿐, 비슷한 느낌 아닌가요? 바쁘게 스쳐지나가는 거리 위의 인파, 그 속에서 느껴지는 5월의 아지랑이와 봄의 열기 그리고 현기증... 그런 -5월만큼이나 따뜻했던-사랑의 후유증들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크림샤워', 어떻게 보면 가사와 제목이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 오는 날 추억에 잠겨, 비에 흠뻑 젖은 후 크림샤워와 함께 하는 따뜻한 샤워를 떠올려 보세요. 제법 잘 어울리지 않나요? 단촐하지만 꽉찬 밴드의 연주와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가사가 지리하게 비가 내리는 7월의 밤에 잘 어울립니다.
'별의 속삭임'은 제목에서부터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별의 목소리')이 떠오릅니다. 가사의 내용도 그 애니메이션과 잘 들어맞는 느낌입니다. 먼 별로 떠난 연인을 그리는 애틋함과 애틋함을 너무나 잘 표현했어요. 도입부의 나팔소리같은 목소리가 궁금합니다. 무슨 말을 한 것일까요?
'Vacation'은 타이틀 곡답게 '일요일들'이라는 제목처럼 여유를 소소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별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결코 쓸쓸하지 않고 오히려 홀가분함이 느껴집니다. 스트링은 경쾌함을 더 강하게 느껴지게 하네요. 찌든 세상에서 벗어난 혼자만의 휴가, 그런 고독함을 꿈꿉니다.
'금단(禁斷)'은 이어지는 'cafe Siesta'의 intro같은 트랙입니다. 'cafe Siesta'는 이 앨범에 유일한 듀엣곡으로 'e.p ho'라는 남성 보컬과 함께 합니다. 'siesta'의 '낮잠'이라는 의미처럼 cafe Siesta에서 보냈던 낮잠같이 달콤했던 시간들을 추억하는 곡입니다.
'아직은', 아쉬움 혹은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제목처럼 아직은 마음에서 완전히 지울 수 없는 기억들를 노래합니다. 단촐하게 기타와 에그쉐이크만 사용한 연주가 '여백의 미'를 더합니다. '나와 같은 너'는 보컬 조은아가 작사, 작곡 모두를 담당한 곡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가사로 고양이 재롱같은 연주가 잘 어울립니다.
'December'는 바로 'We will be together'에도 수록되었던 트랙입니다. 은백색 눈의 이미지와 설레는 12월의 기분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달에 숨다', 유유히 떠있는 달과 그로 인한 광기 담담하게 노래합니다. '4월 아침'에서 등장하는 여러 소품들은 다시 한 번 '미스티 블루'와의 연관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계절의 끝', 유난히 계절의 색채가 강한 곡들이 많기에 제목이 더 의미심장합니다. 도입부부터 차디찬 바람처럼 쓸쓸함이 뿜어냅니다. 곡 전반에 반복되는 전자음들은 'Mono'의 'Life in mono'가 연상됩니다. 간주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운 스트링은 절망의 정점을 향해 역설적인 힘을 더합니다. 노래 중간에 잠시 사용된 '모짜르트'의 레퀴엠 'Introitus'도 인상적입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이라는 의미가 있는 '레퀴엠'은 '끝'의 이미지와 닿아있습니다. 쓸쓸함의 절정을 달리는 '계절의 끝'은 어쩌면 아름다운 시절, '벨 에포크'의 종결(혹은 1집 '일요일들')에 대한 은유는 아닐런지요.
'We will be together'의 리뷰에서 '벨 에포크'를 '미스티 블루'의 '이란성 쌍둥이 자매'라고 표현했었는데 바로 '미스티 블루'의 '최경훈'이 바로 '벨 에포크'의 멤버이며 두 밴드에서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두 밴드의 감수성은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두 밴드가 마냥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미스티 블루'의 1집 수록곡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곡들이 밴드 사운드에 초점이 맞춰있는 느낌이라면, '벨 에포크'의 데뷔앨범은 좀 더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듯합니다. '미스티 블루'에서는 '정은수'가 대부분의 가사를 담당하고 작곡에도 참여했지만, '벨 에포크'에서 최경훈은 작사까지 영역을 넓여 그의 비중은 좀 더 커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차이가 두 밴드의 차이를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점이 '벨 에포크'의 공연을 더 기대하게 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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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lle Epoque, 미스티 블루, 벨 에포크, 파스텔뮤직
타루 - R.A.I.N.B.O.W
밴드 ‘더 멜로디’의 홍일점 ‘타루’의 첫번째 홀로서기 ‘R.A.I.N.B.O.W’
'타루'를 이야기하면서 '더 멜로디'를 빼놓을 수는 없겠습니다. 공연이나 앨범을 통해서 멋진 보컬을 들려주었죠. 하지만 이후 featuring으로 참여했던 곡들('Humming Urban Stereo'의 '스웨터'나 'Sweatpea'의 '떠나가지마')을 들어보면 '더 멜로디'에서는 그녀의 매력을 100% 발산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디지팩을 보면 타이틀보다도 ‘produced by Sentimental Scenery’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파스텔뮤직이 야심차게(?) 영입한 그의 이름은, 타루의 EP가 단순히 ‘잘 나가던 밴드의 보컬이 홀로서기를 한’ 그저 그런 음반이 아님을 알리는 보증인같이 느껴집니다. Sentimental Scenery와 함께 한 타루의 홀로서기는 과연 어떨까요?
‘Yesterday’,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었는데 바로 ‘파스텔뮤직 5주년 기념 공연’에서 'Swinging popsicle'의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타루가 들려주었던 노래입니다. 'Swinging popsicle'의 멤버 '히로노부 히라타'가 작곡한 곡으로, 이전보다 좀 더 성숙한 느낌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옵니다. 일본인 작곡가의 곡이라서 그럴까요? 타루가 쓴 가사지만 꼭 일본가사를 번안해 놓은 느낌입니다.
두 가지 버전이 수록된 'Miss you', 사랑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감정이 배제된 (기계적으로 느껴질 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점이 재밌습니다. 가공된 타루의 목소리는 '사람의 목소리'라기 보다는 '연주'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점이 이 곡에 대한 중독성을 만들어내구요. 작곡에서부터 Sentimental Scenery가 참여한 곡인만큼 스트링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앞선 두 곡이 각각 '팝'과 '일렉트로닉'의 색채가 짙었다면 'Love Today'는 좀 더 danceable한 느낌입니다. 일렉트로닉을 차용하면서도 멜로디에 충실한 진행은 도입부부터 Sentimental Scenery의 색채가 짙게 느껴집니다. 소녀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예뻐져라 예뻐져~'라는 주문같은, 명쾌한 가사가 청명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로 펼쳐지며, 가사 그대로 화려한 무지개를 그려냅니다.
'오 !다시'는 너무 사랑스러운 가사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두 남녀의 '사랑의 줄다리기'를 그려내는 가사가 흥겹습니다. 빠른 템포의 리듬과 함께하는 타루의 너무 귀여운 코러스는 중독적이기까지 하네요. featuring으로 참여한 'U(唯)'는 모 트로트 가수의 아들로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네요.
'제발', 이 미니앨범의 정점에 있는 트랙입니다. 쓸쓸함의 가사를 가슴 깊은 곳에서 퍼지는 공허한 울림으로 표현해낸 타루의 보컬이 그렇고, 무게감 있는 비트와 키보드의 멜로디로 서정성을 더한 Sentimental Scenery의 감각이 그렇습니다. 인간 본연의 고독함과 누구나 갈망하는 삶의 위로... 인간은 언제쯤 그런 고통들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날씨 맑음'은 '미스티 블루'의 원곡을 재해석한 커버곡입니다. 원곡이 워낙 좋지만, 외모부터 발랄한 분위기의 타루가 부르니 발랄함이 배가 됩니다.
'Love Today(Sentimental mix)'는 'Sentimental mix'라는 부제처럼 좀 더 Sentimental Scenery의 입맛에 맞게 mix된 곡인가 봅니다.
타루의 '홀로서기'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겠습니다. 각각의 트랙들로 보면, '타루의 앨범'이라기보다 타루가 featuring으로 참여한 트랙들을 모아놓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아직은 '뮤지션'으로서의 '타루'가 차지 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작곡 및 프로듀싱을 담당한 Sentimental Scenery의 입김이 상당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컬리스트로서의 앨범 제목인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날씨 맑음'을 제외한 모든 곡에서 작사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전망은 밝습니다. 다음 앨범에서는 자작곡들 통해 좀 더 타루다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Sentimental Scenery와 보여준 호흡은 두 사람이 '클래지콰이'나 '캐스커'같은 프로젝트나 팀을 결성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실력 있는 여성 보컬과 뛰어난 사운드메이커의 조합은 아직까지도 대중을 공략하는 '적절한 조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 개개인에게도 음악성 성숙과 대중적 지지를 얻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진정한 뮤지션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타루의 미니앨범 'R.A.I.N.B.O.W', 별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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