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지루한

쉼없이 떨어지는 물방울

끊임없이 흘러가는 구름

끝을 모르고 돌아가는 지구

그렇게 난...

...길고 지루한 꿈을 꾸었어...
2007/05/27 17:38 2007/05/27 17:38

수입음반 구매의 절호 기회! 향뮤직 20% 할인 판매

인디음악을 즐겨듣고 인디음반을 구입하는 이들이게는 '성지(聖地)'라고 할 만한 '향뮤직(http://hmusic.co.kr)'에서 수입음반을 무려 20%나 할인하고 있네요.

할인 기간은 5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라고 합니다. 향뮤직 개업 16주년 기념 이벤트라네요.

자세한 내용은 향뮤직의 공지사항(http://hmusic.co.kr/board/rvview.php?id=News&no=204&page=1&s_key=&s_field=&ccate_name)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음반 가격이 치솟아 라이센스반과 수입반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희소식이 아닌가합니다. 라이센스 반이 가격이 보통 13400원정도인데, 14000원대에서 17000원대에 이르는 수입반에 20% 할인이 적용되면 라이센스보다 조금 비싸거나 오히려 싸지게 되네요.

저도 오늘 새벽 향뮤직에서 수입음반 할인 소식을 듣고 벼르고 있었지만 구입을 미뤄던 음반을 구입했습니다. 'Gwen Stefani'와 'Nine Inch Nails'의 최근 앨범들을 구입했는데, Gwen Stefani의 'The Sweet Escape' 수입반의 가격 14500원에 20% 할인이 적용되니 11600원으로 라이센스반의 가격 13400원보다도 저렴하네요. 라이센스반 가격이 정말 올라도 너무 오르게 아닌가합니다.

수입반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그동안 8000원대에 이르는 Gwen Stefani의 수입싱글들을 짬짬이 모아왔었는데, 20% 할인으로 6000원대로 떨어지니 좀 안타깝네요.

모두모두 수입음반 구입의 절호의 기회 놓치지 마세요. 저도 할인 행사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리스트를 만들어야겠습니다.
2007/05/26 22:39 2007/05/26 22:39

encoding of 20070511~20070512

11일과 12일에 추출한 세 장의 음반. 내 취향에서는 아직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세 장.

첫번째, 'Susie Suh'라는 한국계 미국인 뮤지션의 앨범 'Susie Suh'. Alanis의 프로듀서를 담당하기도 했던 '글렌 발라드'가 프로듀서를 자청했다는데, 들어보면 진가를 알 수 있다. 나를 뒤흔드는 목소리와 멜로디. 버릴 곡이 없는 꽉찬 앨범, 너무나 좋다. 정말.

두번째, 'Explosion in the Sky'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는 밴드의 앨범 'All of a sudden I miss every one'.  포스트락(Post-Rock)이라는 보컬 없이 연주만을 들려주는 독특한 장르이지만 매력은 충분하다. '서사'와 '서정'의 공존이라고 할까?
 
세번째, 역시 포스트락 밴드인 일본 밴드 'Mono'의 'You are there'. 일본계 밴드이지만 그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 밴드인 앞서 추출한 'Explosion in the Sky'와 같은 레이블 소속이라고 한다. 'Explosion in the Sky'와 더불어 포스트락(Post-Rock)이 무엇인지 조금을 알 수 있게해준다. '장엄한 감수성'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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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4 22:20 2007/05/24 22:20

encoding of 20070510

5월의 첫번째 음반 추출 목록.

드디어 입수한 '그림자궁전'의 데뷔앨범. 음반 자켓에 깜짝 놀랐다. 이런 센스가. 여기 인디답다고 할까?

요즘 푹 빠져있는 아가씨 'Nakashima Mika'의 'Best'. 이렇게나 우리나라에서 번안된 곡이 많다니. 포지션, 박효신, 바다에 이번에 또 어떤 여가수가 'Stars'까지... best답게 알차다.

역시 'Nakashima Mika'의 최신 앨범 'Yes'. 이미 single로 발표된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있고 'I Love You'는 '포지션'이 리메이크한 적이 있는 일본곡으로 이번에 미카도 리메이크.

드디어 입수한 'L'Arc~en~Ciel'의 정점에 있는 두 앨범 'ark'와 'ray'. 두 장 모두 200만장을 돌파했고 hit single을 양산해낸 라르크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앨범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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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2 20:39 2007/05/12 20:39

회전목마

푸르른 초원 위에 하얀 회전목마 하나 있어.

빙그르 빙그르 나 혼자만을 태우고 빙그르르.

초원에 선 너는 여기 보라 손짓하며 손 내밀지.

나도 손을 힘껏 뻗어보지만 닿을듯 말듯.


너도 나도 모두 알고 있지.

그렇게 스쳐지나면 눈부신 초원은 잿빛으로 변하겠지.

회전목마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네가 보일 때까진,

초록도 하양도 온세상도 결국 잿빛으로만 보이겠지.


빙그르 빙그르 회전목마는 흥겹게 빙그르르.

우린 멀어지는 서로의 손을 안타깝게 바라만 보겠지.

빙그르 빙그르 회전목마는 무심하게 빙그르르.
2007/05/09 00:54 2007/05/09 00:54

스파이더맨 3 -2007.5.2.

얼마만에 찾는 영화관인지... 날이 참 좋았던 5월 2일에 본 '스파이더맨 3'.

정식 개봉전에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영화평이 안 좋아서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보았습니다, 보고난 느낌도 딱 그 정도랄까요? 볼거리는 풍부하고 내용과 반전도 괜찮았지만, 전편만한 후속편이 없다고 정신을 쏙 빼놓기에는 역시 아쉽더군요. '마블 코믹스'의 영화답게 독특하고, 게다가 지난 1편과 2편의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오프닝은 참 좋았습니다.

3편의 새로운 적들인 '뉴 그린 고블린', '샌드맨', '베놈' 3종 세트에 -자기 자신이 제일 큰 적이라고 '심비오트'에 의해 변하는- '블랙 스파이더맨'까지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다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적의 적은 무조건 친구가 아닌 것인지 다행히 3종 세트가 한꺼번에 등장하지는 않았고, '감동의 반전'으로 스파이더맨은 '역시 주인공'이었죠.

현란한 볼거리 외에 기억나는 점은 '심비오트'에 의해 변한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의 모습입니다. 심비오트에 의해 기분이 뜰뜬 그의 모습은 마치 '뮤지컬 영화의 주인공'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점 때문인지, 여러 만화들처럼 앞머리 모양만으로 상태가 구별되는 점은 좀 우스웠습니다. 이제부터 갑자기 앞머리가 변한 친구를 조심해야겠네요.

'피터'와 '메리제인(커스틴 던스트)'사이에 오해를 만드는 인물인 '그웬 스테이시', 금발의 미녀인 그녀의 모습이나 영화 속 이름은 밴드 'No Doubt'의 보컬이자 이제는 잘 나가는 솔로 뮤지션이기도 한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를 떠오르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그런 이름인지 궁금하네요. 원작의 작가는 아니면 시나리오 작가가 '그웬 스테파니'의 팬인가요?

4편에 대한 루머가 벌써부터 있는데 과연 나올지 모르겠네요. 1편이 2001년, 2편이 2003년이었고 3편이 2007년이니 또 3년 간격으로 나온다면 2010년이나 될 텐데 주요 배우들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1편부터 생겨난 갈등들이 거의 해소되는 3편을 보면 아마 마지막이 될 듯도한데 '샘 레이미' 감독이나 제작진의 확답이 없는 점으로 봐서는 3편이 세계적인 성공을 다시 일궈낸다면 4편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겠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 삼부작나 '매트릭스' 시리즈의 2편, 3편처럼  한꺼번에 제작하거나 연속으로 제작하지 않는 한, 역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을 수 없을 듯합니다. 더구나 스파이더맨 3는 다양해진 적들로 볼거리는 풍성해졌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워져 지난 두 편처럼 몰입이 되지는 않더군요. 상당히 긴 내용을 압축해서 2시간 정도에 집어넣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요. 그나마 -이런 류의 만화처럼 예측은 할 수도 있겠지만- 감동적인 반전' 덕에 별점은 4개입니다.
2007/05/05 19:32 2007/05/05 19:32

나의...

나의 우울은
런던의 흐림이 아닌
마이애미의 맑음

나의 고독은
강기슭 바람따라 흔들리는 갈대가 아닌
언덕 위 고고히 홀로 선 아름드리나무

나의 혼돈은
차고 빠지는 서해의 조수가 아닌
쉼 없는 동해의 파도

2007/05/04 17:19 2007/05/04 17:19

encoding of 20070422

정말 정말 오랜만에 추출 재개!

일음 청취 재개를 알리는 'Nakashima Mika'의 2집 'Love'. 박효신이 번안해서 불렀던 '눈의 꽃'의 원곡, '바다'가 리메이크했었고 '건담 seed'에도 삽입되었던 'Find the way' 등 좋은 곡들이 많다. 하지만 십대 취향보다는 성인 취향이라고 생각되는 곡들이 꽤있다. 역시 일본은 다른가?

'올드피쉬'의 두번째 정규앨범 'Acoustic Movement'. 많은 인디앨범들이 그렇지만 이 앨범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작년에 한참 작업 중이던 자료가 담겨있는 HDD가 말썽을 일으키는 사고가 있었다. 역시 올드피쉬답지만, 1집에 비해서는 좀 아쉬운 느낌이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네스티요나(Nastyona)'의 1집 '아홉가지 기분'. 트랙은 13개인데 '아홉가지 기분'이라는 쌩뚱맞은 제목일 수도 있지만, 보컬이 들어있는 트랙은 딱 9개다. 2007년 상반기 주목해야할 앨범 중 하나.

마지막은 '허밍 어반 스테레오(Humming Urban Stereo)'의 세번째 정규앨범 'Baby Love'. 예스24에 이 앨범의 평을 짧게 남겼었는데 '이주의 리뷰'에 선정되는 쾌거가 있었기에 그 글로 대신한다.

1집은 그 이전에 발매된 EP short cake나 다른 한정수량의 EP들의 모음집에 가까웠고, 2집은 확연한 1집의 연장선상에서 '1집의 후편'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2집과 3집을 이어주는 EP Monochrome에서 허밍어반스테레오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는 바로 '세련됨'이었습니다. 단순히 멜로디나 모티브의 세련됨 뿐만 아니라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구요.
 
드디어 3집이 공개되었고, 그 세련됨을 잘 들려주고 있습니다. 1,2집과 비교했을 때, 이제는 메이저 음반사의 앨범과 비교했을 때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좋아졌고, 곡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객원보컬 외에도 '최강희'를 비롯한 화려한 피쳐링도 듣는 맛을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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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2 23:36 2007/05/02 23:36

장마

우리 삶의 시간이
이 빗속 빗방울 방울이
낙하하는 시간과 같다면

또 그 시간들이
끝없이 내리는 이 비처럼
낙하를 반복하고 있다면

내리고 또 내리는,
이 한철 지루한 장마는
언제쯤 낙하를 멈출까.

스치고 또 스치는,
어긋난 삶들은 언제쯤
같은 웅덩이에서 만날까.
2007/05/01 13:35 2007/05/01 13:35

그림자궁전 - 그림자 궁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사인조 '그림자궁전'의 데뷔 앨범.

원래 녹음은 올해 초에 완료되었지만 5월이 되어서야 앨범이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믹싱, 마스터링 등 음악내적 요소부터 자켓 디자인, 배급 등 음악외적 요소까지 여러 부분에서 지체가 되는 바람에 상당히 지연이 되었다네요. 고르고 고른 11곡이 수록된 데뷔앨범은 단순히 1집의 의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밴드 '그림자궁전'의 짧지만은 않은 '음악적 행보'를 정리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한 곡, 한 곡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agic Tree', 초기 그림자궁전의 스타일을 들려주는 곡들 중 하나입니다. 기교가 많지 않은 'stellar'의 보컬과 밴드의 연주가 몽환적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그림자궁전을 좋아하게 되었던 곡이도 하네요.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한, 짧지만 계몽적(?)이고 철학적인 가사도 재밌습니다. magic tree는 어쩌면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그토록 찾아던 '파랑새'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Sister is a Rock'n Roll Star',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라고 할만한 트랙입니다. 올드팝에서 들어보았을 법한 '9'와 'stellar', 두 남녀 보컬의 하모니는 그림자궁전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그림자궁전 연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장(주로 전주와 간주 부분)과 이완(주로 보컬 부분)이 교차하는 완급조절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연주와 보컬이 함께 최고조에 달하는 절정 부분에서는 장렬함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보컬이나 연주뿐만 아니라 제목과 가사도 충분히 음미해 볼 만합니다. 제목의 주어인 'Sister'가 'my sister'나 'your sister'가 아닌 그냥 'sister'인 점은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첫번째, 카톨릭 같은 종교에서 여성 신자를 지칭하는 말이 '자매', 즉 sister라는 점입니다. 자매가 락큰롤 스타라는 점, 요즈음에는 그렇지 않지만 한 때 Rock은 악마의 음악이라던 일부 개신교의 잘못된 주장이 있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재밌는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번째, sister가 Rock을 좋아하는 사람일면 마음 속에 갖고 있을 법한 '이상적 여성 락커'를 의미할 수도 있겠습니다. 밴드에서 작사, 작곡을 주로 담당하는 리더 '9'의 마음 속에도 가사와 같은, '술과 담배를 하고 반항적이지만 소년에게 꿈이 된 락커 누나의 모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에서 그려지는 sister의 모습은  인기 만화 'NANA'의 주인공 '나나'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 속 '나나'는 고아라서 부모님이나 동생이 없지만, 만약 남동생이 있었고 그 동생이 락커가 되었다면 자신의 누이를 회상하며 이런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새빨간 얼굴', 우리말 가사가 재미있고 라이브에서는 stellar 새침한 보컬을 들을 수 있는 트랙입니다. 하지만 앨범으로 오면서 그 새침함은 반감한 느낌입니다. 라이브에서는 보통 이 곡을 시작으로, 대체로 한글 가사로 된 곡에서 stellar의 보컬은 새침한 느낌입니다. 우리말과 영어, 어감 혹은 뉘앙스의 차이에서 그런 보컬의 느낌 차이가 오는 것일까요? 이 곡에서도 역시 완급조절은 이어집니다.

'Viva', 더 긴 제목이었지만 앨범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줄어든 곡입니다. 라이브와는 달리 점잖을 떠는 듯한 '9'의 보컬은 좀 아쉽니다. 앞선 두 곡과는 달리, 보컬 부분과 연주 부분이 확연히 구분되는 완급조절이 아닌, 강도가 유지되는 연주는 이 곡이 그림자궁전의 초기와 현재의 가교가 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우주공주', 제목만으로는 만화영화 주제곡일 법한 트랙입니다. 드넓은 우주를 향해 떠나는 우주공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사도 역시 그런 느낌이구요. 장엄한 느낌이 드는 전주는 우주의 광활함과 고요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빨간 얼굴'과 마찬가지로 역시 새침한 stellar의 보컬을 들을 수 있습니다.

'Unknown Mountain', 앨범 수록곡들 중 가장 '9'의 보컬이 빛나는 트랙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 뿐만 아니라, 가사 또한 왠지 심오합니다.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We just picked up a mountain which we don't even know the name of.
(우리는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산으로 들어갔지.)

'사랑'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산, '산'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그것을 이루는 돌과 바위와 나무, 그리고 그 속의 크고 작은 동식물들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이듯 사랑도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사랑'이라는 너무나 추상적인 아름다움에 끌려, 그 속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가시와 함정과 불화를 모르고 뛰어든 어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I shouted on the top. Water was always flowing down.
(정상에서 나는 소리질렀어. 물은 언제나 아래로만 흘렀고.)

산에 오르는 이유 혹은 끝은 바로 '정상'의 존재라고 합니다. '사랑'의 끝은 '헤어짐'이구요. 그 사랑의 '정상'에서의 외침, 그리고 언제나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역시 그 끝에서 아래로 흐르던 눈물과 그 끝에서 아스라이 사그라지던 청춘의 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앨범에 수록되면서 Demo와 간주 부분이 많이 달라졌는데, Demo에서의 격정적인 감정이 절제된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후속곡으로 충분한 트랙입니다.

'She's got the Hot Sauce', 제목만큼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신나게 질주하는 트랙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진행하다가 특정 부분에서 실수가 두려워 약간 움츠려든 듯한 보컬은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연주 덕분에 그런 결점은 크게 들리지 않습니다.

'중화반응', 중학교 과학 시간에 들어보았을 제목의 트랙입니다. 수록곡들 중에서도 전주의 꽉찬 긴장과 노래에서의 느슨한 이완, 두 부분의 대비는 최고 수준입니다. 청춘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는 중의적인 가사의 내용은 심의에 걸릴 빌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Universal Farewell', 올드팝의 향기가 느껴지는, 역시 초기 스타일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우리말로 하면 '보편적 작별', '모든 사람의 작별', '우주적인 작별' 혹은 '완전한 작별'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가사의 내용으로는 마지막 '완전한 작별'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합니다. Demo때보다 좀 빨라진 템포는 서글픔과 흥겨움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광물성 여자', 상당이 독특한 곡으로 '중화반응'과 함께 일명 '과학탐구 시리즈'에 속하는 트랙입니다. 앨범 수록곡들 중 거의 유일하게 또 충분히 따라부를 맛이 나는 가사가 인상적인데, 가사에서 느껴지는 '광물성 여자'의 모습은 '소머즈' 같은 '슈퍼히로인'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고 보면, 그림자궁전의 노래들에는 여성형의 제목이 많습니다. 'sister~'를 시작으로 'Viva', '우주공주', 'she's got~' 그리고 '광물성 여자'까지, '새빨간 얼굴'을 포함한다면 절반 가까이 그렇습니다. 강함(Rock) 속의 부드러움(제목과 가사)인 걸까요?

'4D reaction', 이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과는 조금 동떨어져있다고 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stellar에게는 밴드에서 단순히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가 아닌 Rocker로서의 위용이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여성 보컬을 상당히 편애하는 제 취향을 90%이상 만족시키는 곡이구요.

또 그림자궁전의 상당히 초기 스타일이자 앞으로 이 밴드가 나아갈 방향을 담고있는 곡으로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그림자궁전의 모습을 엿보게 할 수있습니다. 실제로 앨범 제작기간 중에 탄생하여 앨범에 수록될 수 없었던 신곡들에서 이 곡과 상통하는 지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입의 요란함과 전체적인 거친 질감, 리더 9의 말을 빌리자면 '인디록으로의 회귀'라고 합니다.

2005년 '쌈지 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고수'로 선정되어 이름을 알린 후, 앨범을 내기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쉬운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만의 고집으로 짧지 않았던 인고의 시간을 지켜왔고 드디어 결과물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밴드 '그림자궁전'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좀 늦었지만, 이제라도 전격발매가 된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이들의 라이브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앨범에 담으면서 훼손된 질감이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그 간격을 좁힌 앨범의 사운드는 몇 트랙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그런 약간의 불만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이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구요.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빠른 시일내에 다시 찾아올 '그림자궁전'을 기대하며 별점은 4.5개입니다.

*이 앨범은 아직 발매되지 않았고, 5월 2일 발매 예정으로 예약판매 중입니다. 이 리뷰는 온라인으로 선공개된 음원들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07/04/27 19:54 2007/04/27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