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d Blood - 못(Mot)



Mot의 앨범 'non-linear'가 어제 도착했네요. 같이 주문한 이소라 6집 '눈썹달'의 사인 작업때문이라죠.

디지팩 디자인이나 부클릿 이미지 등에서 상당한 신경쓴 앨범이라고 알 수 있겠네요. 한글만 안써있다면 외국 앨범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상당한 질을 보여줍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곡, Cold Blood 정말 가사가 좋네요.

널 처음 봤던 그날 밤과 설렌 맘과
손톱 모양 작은 달, 셀 수 없던 많은 별 아래
너와 말없이 걷던 어느 길과 그 길에 닿은 모든
사소한 우연과 기억

널 기다렸던 나의 맘과 많은 밤과
서툴었던 고백과 놀란 너의 눈빛과 내게
왜 이제야 그 말을 하냐고 웃던 그 입술과
그 마음과 잡아주던 손길과..

모든 추억은 투명한
유리처럼 깨지겠지

유리는 날카롭게
너와 나를 베겠지

나의 차가운 피를 용서해

가사 뿐만 아니라 중성적인 느낌의 보컬과 간결한 연주도 좋네요.

'혹시 나도 Cold Blood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네요.
2004/12/16 16:33 2004/12/16 16:33

Oldfish - EP '1-3'




지난 14일 SoundHolic 공연에서 구입한 'Oldfish'의 EP '1-3'을 살짝 소개해 보도록 하지요.
Oldfish는 제 사진들에서 소개되었듯, 프로그래밍과 보컬의 Soda씨와 기타의 준혁씨로 이루어진 남성 2인조 밴드입니다.

EP '1-3'은 hidden track을 포함해 9곡이 수록되어있고 총 재생시간이 39분 정도되는, 거의 정규앨범에 가까운 내용물을 담고 있습니다. 수록곡들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끝없이 펼쳐진 군데군데 구름이 덮고 있는 하늘 혹은 반짝반짝 수많은 별들을 수놓은 밤하늘이 떠오른다고 할 수 있겠어요.

밝고 조금은 나른한 느낌이 들 수 있는 곡들이 대부분인데, 저는 조금은 쓸쓸한 'Heaven'이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수록곡 리스트와 짧은 저의 한 마디..!

01.Hey - 너무나 따사로운 햇살, 그 아래서...
02.비오는 날에 - 부슬부슬 잿빛 비 내리는 날...
03.뚜뚜뚜 - 조금은 바쁜 하루에
04.Heaven - 쓸쓸한 날, 하늘에 부쳐...
05.내 소중한 사람 - 어린 왕자의 사랑 노래(?)
06.귀를 귀울이는건 달님입니다(Remix) - 달과 별이 너무 밝은 외계의 밤...
07.보니 - 먼 훗날 얼마남지 않은 지구인을 위한 동화
08.시청앞 지하철역에서(원곡:동물원)
hidden track.눈 내리다 - 모두 잠든 사이 눈 내리다...


공식 홈페이지는 http://oldfish.net 이고 앨범구입은 '향뮤직'이나 'SoundHolic'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2004/12/16 12:29 2004/12/16 12:29

'역도산' - 2004.12.15.


상암 CGV에서 있었던 설경구 주연의 영화 '역도산'의 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한국 영화계에 '대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보이지 않았던 터라 기대를 상당히 했습니다.

일본에서 성공한 조선인의 이야기... 이미 올 여름에 개봉한 '바람의 파이터'가 있었기에 '역도산'에서는 또 어떻게 그려낼지도 궁금해지더군요.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바람의 파이터'가 왠지 '미화'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데에 비해, '역도산'은 인간 역도산을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에게 '조선'이라는 그의 조국은 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그저 '자신이 태어나고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나라'일 뿐이지요.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국가 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평범한 사람이 투철한 조국애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면 오히려 거짓말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네요.

야망이 있고, 그 야망을 이루기위해 조금은 비열한 방법을 쓰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화되지 않은(사실 이 영화조차도 미화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역도산에 대해 아주 조금을 알았다고 할까요?

차별 속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인 김신락'보다는 '세계인 역도산'으로 살았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 개인에게 국가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하게 되더군요. 제가 그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역도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도 생각됩니다.

영화 자체는 괜찮았지만 우리말이 거의 나오지 않고 99% 일본어로 진행되는 국적 불명이 되기 쉬운 영화가 아닌가 하네요. 별4개 정도?

사족으로 역도산의 부인으로 등장한 여주인공 '나카타니 미키', 청초한 매력이 있더군요.
2004/12/16 00:41 2004/12/16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