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 2004.9.28



이번달에 본 3번째 영화...

이벤트 등등에 응모해 이번달에는 다 공짜로 보게 되었다.

(방학때는 할인이 되는 심야상영과 조조할인에 '올인'했었다.)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요즘 화려한 볼거리에 목 말라있던 나는,

최민식씨가 나온다는 거 외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다.

(요즘 한국영화가 휴먼 드라마쪽 영화만 나오는 듯하여 좀 시큰둥한 상태다.)



이야기는 배고픈 음악인의 생활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누가 배고픈 '락'을 한다고 하루에 오이 세 개만 먹었다고 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많은 진짜 Artist들도 배고프게 살고 있다.)

성격에 안맞는 복지회관 주부반 강사일, 매년 떨어지는 관현악단 오디션에 힘들게 살아가시는 어머니, 봄이 오면 결혼을 한다는 옛 애인까지...

주인공 이현우(최민식 역) 주변에는 그를 낭떠러지로 밀어내는 일들 밖에 없던 어느날.

잡지에서 본 '유서깊은 도계중학교 관악부 교사 모집 광고'를 보고 떠나 버린다.

그가 맡게된 도계중학교 관악부는 과거에는 각종 대회에서 많은 트로피를 타왔지만

최근에는 인원도 적어지고 대회 성적도 부실해 해체 위기에 놓여있었다.


여기까지만 보아도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이렇게 힘든 관악부를 이끌고 여차저차해서 대회 우승하는 장면으로 끝나겠구나'라고 대충 짐작하실 것이다.


예상대로 나름대로의 사정때문에 관악부를 계속하기가 힘든 아이들을 다시 참가시키면서 관악부를 이끌어가는 내용의 흐름을 보여준다.

학생들과 가까워지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음악을 이해시키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위대한 스승은 아니더라도, 좋은 스승이란 바로 저런 스승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비오는 탄광에서 관악부 연주 장면은 정말 가슴 찡하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관악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감동적일 수 있던 영화에

남녀상열지사까지 버무리려고 할애한 것은 약간은 무리로 보이는 점이다.

한 학생이 해변에서 우연히 여인에게 선생님의 자작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해주는 장면은 꽤나 괜찮았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않다.

요즘 한국영화들 처럼, 이 영화도 화려한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결말에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거나 눈물 바다가 되는 영화도 아니다.

오히려 산골 중학교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고 재밌게 보여주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재미있게 보고 나올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또 진지하면서도 나름대로 코믹한 보습도 보여준 최민식씨의 연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꽃잎 흩날리는 봄의 어느날, 옛 애인의 집 앞 벤치에 앉아 그녀와 즐겁게 통화하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

아마 그것이 꽃피는 봄이 오면 그가 가장하고 싶고 싶었던 일이었을 듯 싶다.

별 4개...
2004/09/30 21:56 2004/09/30 21:56

연인 - 2004.9.24


'연인'을 극장에서 관람할 분이라면 읽는 것을 참아주시길...

내용은 버리고 아름다운 영상만 구경하실 분이라면 괜찮지만..^^;;;



오랜만에 역근처의 XXX9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또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중국 무협 영화다.

이 영화의 감독인 장예모 감독의 전작 '영웅'에서

심히 실망을 한 경험이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다.



'영웅'은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하품하면서 본 영화였다.

영웅은 너무나도 화려한 색채를 제외하면 그 다지 볼 거리가 없는 영화였다.

격투 장면은 아름답기는 하였지만

아직 동양에 신비감을 갖고있는 코쟁이들에게나 통하지

무협영화는 줄줄 꽤고 있을 많은 한국인에게는 소문난 집에 먹을 것없는 격이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매트릭스' 시리즈가 오히려 더 무협영화 답다고 생각될 정도니...



'연인'도 역시 화려한 색채가 눈을 자극한다.

시선을 자극하는 쪽빛과 녹색의 옷, 노랑과 빨강의 단풍, 하얗고 노란 수풀의 들, 껍질이 벗겨진 듯해 하얀 나무들이 가득한 숲, 연두빛의 대나무 숲, 그리고 설원의 풍경까지...

눈치빠른 관객들이라면 어느 정도 예상 할만한 반전들이 숨어있지다

(장쯔이가 장님이 아니었다던지, 유덕화가 비도문의 첩자였더던지...)

매트릭스의 bullet time과 slow motion은 화려한 색채에 겯들여져

자칫 뻔할 수 있었던, 이젠 아무에 가까운, 격투 씬을 멋지게한다.

요즘 액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 혹은 '레골라스'를 향한 '오마주'라 보여지는 화살 씬은 금성무에 의해 재현된다.

(역시나 여성 관람객들은 화살 씬에서 탄성을..^^;;)



의외의 부분이지만 이 영화의 특징이라 하자면

보통 무협 영화에서 엑스트라로 등장해 주인공 등에게 단검에 도륙당하는 '잡졸'들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다.

주제에 대나무를 타고 다니면서 추격을 하지않나 수많은 대나무 미사일을 쏘아대지않나...

정예라지만 고수에게는 잡졸이나 다름없는 황군정예들이 그렇게나 무예가 출중하다니...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 잡졸은 원래 무림인이었는데 부귀영화와 주색에 홀려 관군에 들어간 것이라고...



어이없게도 대나무 창 공격으로 장쯔이와 금성무를 다 잡아놓고 고작 검으로 하는 일이

대나무를 잘라 다시 대나무 창을 만드는 일이라니...정말 코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죽어서 불쌍하다고 생각할 때쯤 분위기 깨며 자꾸 다시 살아나는 장쯔이,

마지막에 무공은 모두 엿바꾸어 먹은 듯 무협 영화 답지않게 무조건 치고받는 금성무와 유덕화...



몇몇 관객 뒤통수치는 결정적 장면들이 있긴하지만

장예모 감독이 이 영화를 무협 영화에 질린 아시아권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시장에서 재미를 좀 본 장예모 감독이 이번에도 서양인들의 '동양 신비주의'를 노린 영화가 아닐런지..



이소룡은 죽었다, 성룡은 지쳤다, 이연걸은 약하다...모 영화의 카피처럼 무협은 이제 한물갔다.



역시나 화려했던 색채와 그나마 괜찮았던 액션 덕에 별은 3.5개 정도?...
2004/09/25 22:02 2004/09/25 22:02

슈퍼스타 감사용 - 2004.9.13



S기획사의 카페에서 하는 '슈퍼스타 감사용' 시사회 선착순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개봉전에 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마침 학교에서 한 정거장이고 해서 방과후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었다.(말이 한 정거 장이지 다리도 건너고 왠만한 3~4정거장 거리였다.ㅡㅡ;;)

그 동안 이범수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없는 지라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고 추석연휴을 겨냥해서 만들었다니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야구 선수 감사용이라는 실제인물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는 실화를 바탕에 두고 있으나 많은 부분에서는 영화적 상상력이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영화는 지루해지거나 막히는 부분없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된다. 주인공 감사용은 야구선수이지만 영화의 주인공 치고는 그다지 완벽하거나 화려하거나 비장한 인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정규시간 방송관계로 마저 생중계되지 못하고 끝나는 경기의 패전처리 전문 투수인 그는 야구장 밖에서는 여느 사람들처럼 꿈을 갖고 어머니, 말썽꾼 형, 여동생과 살아가는 소시민일 뿐이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관객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코믹영화는 아니지만 팬티 사건과 연쇄 작용으로 이어지는 코믹씬은 정말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마지막 부분을 상당히 차지하는, 19연승의 OB 베어스의 박철순(공유)과 삼미 슈퍼스타즈 감사용(이범수)의 대결은 정말 지금까지의 웃음은 잊고 관객 모두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과연 처음 선발로 등판하는 감사용이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상상외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과 가슴 찡하게 하는 경기후 감사용의 대사...

하지만 감사용에게는 언제나 그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결국 가족이 소시민이 '그래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일까?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오랜만에 온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한국영화가 아닐까 한다...
2004/09/14 23:24 2004/09/14 23:24

3, monster - 2004.8.21.

기대!!

무엇보다 박찬욱...그 이름만으로 기대하게 만들었던 영화.
그리고 그의 첫 호러 영화...(뭐... 그의 영화들은 호러영화 못지않은 공포스러운 장면들이 있었다.)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에서 각각그와 호흡을 맞추었던 이병헌과 강혜정, 그리고 악역 임원희...

사실!!

옴니버스 형식으로 3편의 호러영화를 담고 있다.
3편의 감독은
'올드보이'의 성공으로 일약 한국을 대표할만한 감독이 된 박찬욱,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세계시장에서 주목맏고 있는 미이케 다케시,
'메이드 인 홍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프루트 챈.

감상!!

3편 모두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올 여름엔 이만한 공포영화가 없을 듯...?
영화 한 편의 비용으로 이렇게 뛰어난 공포영화 3편을 볼 수 있다는 것...정말 남는 장사다....(난 조조할인 4천원에 TTL 할인해서 2천원에 관람^^;;;)

첫번째 박찬욱 감독의 'Cut'...

영화의 대부분은 작품 속의 영화감독 이병헌의 거실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에서 이루어진다.
검은색과 흰색의 대리석으로 체스판처럼 이루어진 거실의 바닥과 거실의 일부를 그린 그림들 유럽의 대저택을 생각나게 하는 벽난로와 소품들...창밖으로 보이는 대도시 풍경...
그것은 '올드보이'의 오대수의 개인감옥과 이유진의 펜트하우스의 이미지를 적당히 섞어놓은 듯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시작부분에 사용된 카메라의 움직임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 Panic Room'에서 보여주었던 것을 떠올린다.
증오와 폭로, 정신착란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애용하는 '신체의 절단'을 이용한 상상력 속의 공포...
한마디로 역시 박찬욱 감독이다!!!

두번째 미이케 다케시의 'A BOX'

잠에서 깨는 것으로 시작되어
어느 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꿈인지 끝을 알 수 없이 흐르는 영상...
끝없이 흰 설원의 풍경과 일본 영화다운 잔잔함...
그리고 그들의 동상이몽...
보여주는 공포는 적지만 쌍둥이 자매라 소재를 통해 상상을 넘은 그 깊은 곳에 존재하는 미지의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세번째 프루트 챈의 'Dumpling'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인간의 머리를 대신해 만들었다는 만두...
'천년유혼'등의 홍콩 영화 공포의 소제로 이용되었던 인육 만두가 이 영화의 소재...
화면의 이동은은 역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다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가 참여한 또다른 작품 '화양연화'와 '무간도'를 보신 분들이라면 딱 아실듯...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을 정말 끔찍하게 보여주는 영화...
관객들의 신음이 터져나온다.

이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그 악함에 비추어 생각하건데
인간은 낙원에서 추방된 것이 아니라
원래 지옥에서 도망쳐 나온 것은 아닐런지...
또 다른 지옥을 위하여...
2004/08/21 23:00 2004/08/21 23:00

바람의 파이터 - 2004.8.13.

올 여름 한국 영화중 최고랄까?

그만큼 대작이 없어서 그런지

'바람의 파이터'에 별 4개를 주고 싶다.

솔직히 광고는 액션 영화처럼 했지만

액션은 그리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

여러 액션씬이 나오지만 다들 짤막짤막하다.

무도인 최배달보다는

인간 최배달에 더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까?

그래도 최배달의 투지에 놀라고

또 그의 강함에 놀란다.

'난 싸우는게 두렵다.

싸우다 죽는 것보다 불구나 폐인이 되는 것이 두렵다.

나는 맞는 것이 두렵고 지는 것이 두렵다.'
2004/08/13 23:01 2004/08/13 23:01

리딕, 헬리온 최후의 빛 - 2004.8.12.

CGV에서 광고 엄청해댔던 영화, 리딕

액션씬 아주 많이 나온다.

매트릭스와 이퀼리브리움을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다수 등장...

원작의 내용은 방대한 듯...

애니 리딕은 DVD로 나온단다.

영화 2시간으로 압축하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었나보다.

내용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게

너무 얼렁 뚱땅 넘어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상영시간을 한 3시간으로 잡던지

요즘 유행처럼 2부작 또는 3부작으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세계관을 잘 표현하고 그만큼 내용에 충실했을지도...

별 3개반...
2004/08/12 23:02 2004/08/12 23:02

신부수업 - 2004.8.7.

별 한 2개 반?

처음에는 좀 썰렁한 개그와 권상우의 귀여움(?)이

그나마 받쳐주어 볼만하다.

어찌보면 뻔한 로맨틱 코미디를 따라가고 있다고 봐야하나?

끝으로 갈 수록 점점 루즈 해진다...

시계가 들여다 보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어이 없는 결말...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권상우는 역시 '말죽거리잔혹사'가 잘 어울린단 말야...

규식의 신학교 생활부분을 좀 많이 넣었다면

좀 더 재밌었을지도...?

기대 이하의 영화...
2004/08/07 23:02 2004/08/07 23:02

분신사바 - 2004.8.6.

생각보다는 무서웠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뭔가 어긋나면서 삐걱거리는 느낌...

분신사바 감독이 '가위'와 '폰'도 감독했다는데

폰은 못 보았지만 가위도 뭔가 (좀 많이) 부족했던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첨엔 심령 공포물이었다가

나중에 칼을 휘두르고 피튀기는 슬래쉬 호러가 되어버리다니..ㅡㅡ;;

결말 바닷가 씬은 또 무엇인지...

90분으로는 너무 짧았다...모든 것을 보여주기엔...

2라도 나올려나...

별 3개반...
2004/08/06 23:03 2004/08/06 23:03

아이, 로봇 - 2004.8.5.

SF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근미래의 풍경과 나름대로 화려한 액션과

로봇의 인격, 감성, 진화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영화 '매트릭스'에서 매트릭스가 만들어지기전

인간과 로봇의 대립을 연상시키지만

이 영화에서는 대립도 조화도 아닌 좀

어정쩡한 결말을 내는 듯도 하고...

너무 PPL광고가 눈에 띠는 것도 약간 아쉬운 점...

JVC, Canvas, FedEx, Audi....

그래도 후하게 주어서 별 4개...
2004/08/05 23:03 2004/08/05 23:03

누구나 비밀은 있다 - 2004.8.4.

오랜만에 만난 국산 흥미진진 영화...

상영시간은 100분 정도로 짧지만

세 자매를 둘러싼 한 남자의 이야기...

꽤 잘 짜여져있고 유쾌하다...

한 남자를 둘러싼 세 자매의 비밀...

그렇다면 그 세 자매에게 접근한 한 남자의 비밀은 무엇일까?

영화 내내 궁금했지만 결국은 밝혀지지 않는다.

진짜 '제비'란 이런 것일까?

때론 과격하게, 때론 유식하게, 때론 능청스럽게...

무려 별4개!!
2004/08/04 23:04 2004/08/04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