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엘프 트릴로지 - 고향 (the Dark Elf Triology - Hom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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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RG'의 룰(Rule)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TSR의 'D&D(Dungeon & Dragons)'. 'D&D'의 여러 세계관 (Greyhawk, Eberron, Dragonlance, Forgotten Realms, Planescape 등)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포가튼 렐름(Forgotten Realms)'. 그 '포가튼 렐름'의 수 많은 영웅들 가운데 TRPG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은 꿈꾸었을 '이도류'의 달인 '드리즈트(Drizzt)'.

수 많은 영웅들이 즐비하고 지나가던 행인도 레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워풀한 세계관 '포가튼 랠름'. TRPG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 번은 이 세계관으로 진행해 보았을 것이고, TRPG가 생소한  사람이라도 '컴퓨터 RPG'의 명작 '발더스 게이트(Baldur's Gate)'를 해본 사람이라면 귀에 익은 이름일 것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D&D'의 가장 인기있는 세계관이고 'Baldur's Gate'와 마찬가지로 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소설이 있으니 이번에 소개하는 '다크엘프 트릴로지'이다. 비단 이 두 소설뿐만 아니라 매년 수 많은 작가들에 의해 수 많은 소설들이 '포가튼 렐름'의 세계관으로 나오고 있으니 이 세계관이 얼마나 탄탄한지는 긴 말이 필요 없겠다.

TRPG를 수 년간 해본, 개인적인 견해는, 아마도 이렇게 까지 자세하고 탄탄한 판타지 세계관은 아마도 무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이 변형하고 창조해낸 '무림'말고는 찾아보기 힘들겠다. (그렇다고 '디테일'면에서 D&D의 다른 세계관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포가튼 랠름'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는 각종 룰 북(Rule Book)을 통해 펼쳐지는 각 지역의 환경과 모습들, 각종 조직과 단체들, 여러 직업과 마법 아이템들, 그리고 여러 영웅들까지...이 세계관의 완성도는 끊임없이 발매되는 룰 북과 소설들이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포가튼 렐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웅, '드리즈트'. 물론 그에 버금가는 '엘민스터(Elminster)'나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등이 있지만, 이들의 황당무계한 능력과 힘을 보여주는, 정상적인(?)TRPG 게임과는 거리를 보여주는 영웅들이라면, '드리즈트'는 그야말로 소박한 영웅이다. 이 'D&D' TRPG를 Fighter 계열로 참여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현란한 두 자루의 검은 그야말로 '로망'이라 하겠다. 또 다른 영웅들과 '드리즈트'의 차이점은, 바로 그가 수 많은 종족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악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다크엘프'혹은 '드로우(Drow)'라고 불리는 종족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그를 더욱 돋보이면서도 신비롭게 한다. 이런 '드리즈트'를 창조하고 그의 굴곡 많은 삶을 그려낸 작가는 바로 'R. A. Salvatore'로 '포가튼 렐름'표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리고 '다크엘프 트릴로지'는 장대한 '드리즈트' 이야기의 시작이되는 작품이다.

'다크엘프 트릴로지'의 첫번째 '고향(homeland)'는 일반인은 물론 'D&D'를 접해본 사람들에게도 낯선, '포가튼 렐름'의 땅 속 세상이자 드로우(Drow)들의 고향인 '언더다크(Underdark)'의 환경과 드로우 사회의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점은 TRPG 게이머라면 '포가튼 렐름' 세계관을 진행하면서 궁금했던, '광신'과 '투쟁'으로 가득찬 '드로우의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대했던 '험난한 모험과 엄청난 무위'보다는 좀 더 심오한 면이 있는 소설로 '드리즈트'의 성장과 내면의 갈등을 통해 그의 '인간성'(Humanism)'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 첫번째 권은 그가 드로우 사회로부터 도망쳐 방랑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끝난다. 액션활극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드리즈트'의 긴 이야기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고, 아직 완결되지도 않았다.

언제나 궁금했지만, 원서를 구하기도 번거롭고 영어라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그림의 떡'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번에 '다크엘프 트릴로지'가 정식발매되어 TRPG 매니아로서 너무나 반가울 따름이다. 이번 '다크엘프 트릴로지'를 계기로 이어지는 삼부작들, 'Icewind Dale trilogy'나 'The Hunter's Blade trilogy' 등도 정식발매되기를 바란다.
2007/09/27 14:46 2007/09/27 14:46

고양이 이야기 (Story of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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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이야기'와 짝을 이루는 앨범 '고양이 이야기'.

한정판의 경우 '강아지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파우치에 담겨있고 크기도 같습니다. 다른 점은 파우치의 털 색깔정도구요. '강아지 이야기'가 회갈색이라면 '고양이 이야기'는 흰색이죠. 참여 뮤지션들 또한 '강아지 이야기'에 뒤지지 않게 화려합니다.

고양이는 '흔히 길들여지지 않는 동물', '영물(靈物)',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 등으로 묘사되며 강아지와는 매우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동물입니다. '고양이 이야기'의 수록곡들도 그런 고양이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살펴보도록 하죠.

앨범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장세용'의 '나의 고양이'는 경쾌한 분위기의 팝입니다. 어찌 들으면 '좋은사람'같은 '토이' 분위기의 노래같습니다. '장세용'이라는 뮤지션에 대해서 알지 못하지만, 그의 보컬에서는 '토이'의 객원보컬 '김형중'의 느낌도 있구요. 너무나 밝은 분위기는 '강아지'에게 더 잘 어울릴 법도 합니다.

두 번째, 두 번째 앨범이 기대되는 '소히'의 '미안해'는 이 여성 뮤지션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남미 음악을 들려주는 '소히'다운 멜로디 위로 흐르는 담담하면서도 정이 담긴 목소리가 매력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고양이를 가두어 기르는 미안한 고뇌가 절실히 느껴집니다. '고양이를 기르는 일'은 '사람을 사귀는 일'과 비슷하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소히'의 물음에 대답하는 고양이는 왠지 상당히 담담하고 도도할 것만 같습니다.

세 번째, '캐스커'의 '고양이와 나 pt.2'는 '캐스커'의 2집에 수록되었던 '고양이와 나'의 후속곡입니다. '캐스커'의 앨범과 다른 뮤지션들의 피쳐링으로 매혹적인 목소리 들려주던 '융진'의 보컬은 도입부를 지나면 귀를 의심할 만한 '청순함'으로 변합니다. '캐스커'다운 무게감있는 비트는 여전합니다. 가사 속의 고양이와의 교감은 일본 영화 'All about my dog'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떠오르게 하네요.

네 번째, 오랜만에 찾아오는 '스웨터'의 '날아라 멀리 뛰어라, 그게 내 이름'은 고양이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보컬 이아립의 목소리는 역시 매력적이고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뛰어오르는 호기심 많은 어린 고양이의 순수함을 노래합니다.

다섯 번째, '델리 스파이스'의 리더로 더 유명한 '스위트피'의 '한 여름밤의 꿈'은 경쾌한 락입니다. 경쾌한 느낌은 '스위트피'보다는 '델리 스파이스'에 가깝게 들리네요.

여섯 번째, '나루'의 '연극'은 빠르고 힘차게 흘러가는 곡입니다. 도도한 외모와는 달리 슬픔을 간직한 고양이를 노래하는 것일까요?

일곱 번째,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Hello stranger'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지린'과 '시나에'의 주고받는 가사는 길 잃은 혹은 집 나온, 일명 '도둑 고양이'들의 사랑이야기네요. 나긋나긋 고양이를 표현하기에는 두 사람의 가창력이 좀 아쉽습니다.

여덟 번째, '아워멜츠'의 '지혜의 주말' 은 째즈풍의 곡입니다. 이국의 도시에서 고양이와 함께한 한가로운 주말의 느낌입니다.

아홉 번째, 'espionne'의 'chatte nattie'는 조금이라도 쉴 틈없이 너무나 분주한 고양이같은 느낌의 연주곡입니다. 듣고 있다보면 어쩐지, 쫓고 쫓기는 톰과 제리의 추격전이 연상됩니다.

열 번째, '강아지 이야기'에 참여한 '페퍼톤스'의 곡에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뎁'의 'Cat's Advice'는 '페퍼톤스'에서 들려줬던 그녀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곡입니다. 어느 화려한 뮤지컬의 한 장면에 나올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한 번째, '쟈보 아일랜드'의 'It's a trick'은 왠지 익숙한 느낌의 흥겨운 곡입니다. 익숙한 느낌은 바로 보컬의 목소리나 곡에서 왠지 '마이 앤트 메리'의 느낌이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가사가 참 재미있는데, 다른 곡에서 언급했던, 바로 유명한 숙적 '톰과 제리'에서 톰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톰은 제리를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까요?

열두 번째, '네스티요나'의 '묘아'는 의외의 곡이라고 하겠습니다. '네스티요나'가 이런 분위기의 컴필레이션에 참여한 점은 의외이고, 이런 어두운 분위기의 곡을 담기로 한 음반 제작사의 결정도 의외입니다. 다른 어떤 곡들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마치 태양계에서 추방당한 '명왕성'같은 곡입니다. 하지만 곡 자체는 좋아서 '네스티요나'다운 어둡고 처절한 느낌으로 올해 발매된 '네스티요나'의 1집에 실리지 못한 곡이라고 해도 믿길 정돕니다.

열세 번째, '세렝게티'의 'Sabina'는 나른한 분위기의 곡입니다. 주인의 무릎 위에서 몽롱한 낮잠을 자는 고양이는 좋은 꿈을 꾸나봅니다.

마지막은 너무나 반가운 '토이'의 '즐거운 하루'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유희열'의 목소리는 반갑지만, 사실 이 곡이 왜 '고양이 이야기'에 수록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유희열의 수필집 '익숙한 그집앞'에 수록된 '옆모습'의 후속곡 같은 느낌입니다. '옆모습'때보다는 조금 밝아진, 시간으로 치유된 모습입니다.

'강아지 이야기'가 남성 뮤지션들의 압도적인 강세였다면, '고양이 이야기'에서는 여성 뮤지션들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소히', '스웨터', '뎁'은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캐스커'와 '네스티요나'는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무색하지 않게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보컬을 상당히 좋아하긴 하지만 남성 보컬 곡들이 존재감이 강하지 않은 점도 이런 성향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강아지 이야기'가 컴필레이션답게 다양하면서도 한 앨범으로서의 응집력이 강하다면, '고양이 이야기'에서는 한 컨셉을 갖는 컴필레이션이라고 하기에는 응집력이 약합니다. 이런 대조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성향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들개들은 큰 규모의 집단 생활을 모여주지만 도둑 고양이들은 큰 무리를 이루지 않는 성향처럼요.

약한 응집력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구입하게 할 만한 강력 추천 트랙은 '강아지 이야기'보다 확실하고 많습니다. 물론 여성 뮤지션들의 활약이고, 이 점은 이 앨범이 대중에게 어필하기에 '강아지 이야기'비해 강점이 되겠습니다. 약한 응집력을 강한 인상으로 상쇄한 '고양이 이야기' 별점은 3.5개입니다.

2007/09/20 21:27 2007/09/20 21:27

폴 오스터 - 유령들 (뉴욕 3부작 中)

뉴욕 3부작의 두번째 이야기, '유령들'.

이야기는 역시 앞선 '유리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탐정소설의 형식을 빌려 진행된다. 특이한 점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화이트, 블루, 블랙 등 모두 '색이름'으로 흔한 이름이라는 점이다. 역시 익명성과 관련있는 것일까? 흔한 이름이기에 독자는 등장인물 가운데 누구나 될 수 있다.

앞선 '유리의 도시'에서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두 이야기 모두다 '동감'에 대한 이야기다. '유리의 도시'에서 마지막 순간에 '퀸'이 느꼈을 '피터'의 고독을 상상할 수 있고, '유령들'에서 블루는 블랙에게 호감을 갖고 동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퀸이 스틸먼을 추적하며 지났던 수많은 뉴욕의 거리들처럼, 역시 여기서도 상상만해도 멋진 뉴욕의 풍경들을 그려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궤적을 좆아 읽다보면 뉴욕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여서, 분명히 작가는 뉴욕을 너무나 사랑하는 뉴요커임에 틀림없으리라. 뉴욕의 풍경과 더불어 옴니버스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블루가 블랙을 관찰하면서 떠오르는 상념들과 추억들은 블랙의 모습과 교차적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어쩌면 산업혁명을 통해-한 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철창 속 쳇바퀴 위를 구르던 인간이 탈근대화와 함께 자유 혹은 여유로 가득찬 푸른 들판으로 돌아왔을 때의 충격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제목에서 말하는 '유령들'이란 그런 들판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실패한 사람들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이 소설 속에서처럼, 자신의 삶의 더 많은 부분이 자신보다 타인으로 가득한 사람들, 예를 들면 작가나 탐정같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비슷하겠다. 허수아비처럼.

이야기는 빛바랜 사진처럼 끝난다. 이야기는 끝이지만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폴 오스터, 그의 소설은 공허하면서도 멋지다. 작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관계'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나는 아직 그 실마리도 잡지 못했다.

언젠가 낙엽이 지고 노을로 붉게 물든 뉴욕의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2007/09/19 16:34 2007/09/19 16:34

강아지 이야기 (Story of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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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Mint Festa(이하 GMF)'라는 거창한 제목의 뮤직 페스티벌과 함께 기획되어 발매되는 두 장의 앨범. '강아지 이야기'와 '고양이 이야기'.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통털어 가장 사랑 받는 두 애완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를 소재로  각각 14팀이 참여한 용감무쌍한 프로젝트.

개인적으로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상당히 흥미로운 앨범이 틀림없습니다. 한정판의 경우 외형적으로는 강아지의 털을 연상시키는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기느 CD케이스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여서 CD플레이어의 보호주머니로 쓰기 에 충분할 정도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신곡이 고작 한, 두 곡 정도 들어가는 보통 컴필레이션 앨범들과 다르게 14곡 모두가 미발표 신곡으로 꾸며져있습니다. 더구나 '강아지 이야기'의 경우 가요계의 실력파 가수 '이승환' 뿐만 아니라 '이 지형', '루시드 폴', '라이너스 담요', '페퍼톤스', '윈디시티'같이 인디씬에서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신곡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저를 포함한 인디씬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럼 100%의 기대감과 함께 수록곡을 살펴봅시다.

첫 곡, '이승환'의 '비겁한 애견생활'은 제목만으로 왠지 미소를 짓게됩니다. 평소 말도 안듣고 날뛰다가도 음식 앞에서 한없이 비굴해지는, 비겁한(?) 강아지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승환 곡다운 리듬과 함께하는 가사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강아지들을 기르던 어린시절과 강아지로봇과 함께하는 현재의 대비가 기발하면서도 씁쓸하네요.

두 번째, 최근 각광받는 '이지형'의 '백구'는 잔잔한 기타연주와 함께하는 전형적인 포크팝입니다. 감미로운 보컬, 편안한 연주와 함께하기에 어린시절 '백구'와의 이야기는 더욱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온 가족의 사랑을 받던 백구의 이야기는 강아지를 길러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합니다.

세 번째, '라이너스의 담요'의 'Don't call it Puppy Love'는 앨범 소식에 목 마른 이들에게 단비같은 곡입니다. 귀여운 연진의 보컬과 함께하는 이곡은 역시나 '라이너스의 담요' 의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영어가사입니다. 'puppy love'는 우리말로 '풋사랑'이라고 합니다. 이 'Puppy love'를 강아지와 고양이의 만남에 비유한 가사가 독특하네요.

네 번째, '에레나'의 'Dingdong'은 '에레나 1집'의 수록곡들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 에레나의 1집 수록곡들이 서정적인 파스텔톤의 그림이라면, 보사노바풍의 Dingdong은 백지위에 무차별적으로 그려지는 천방지축 강아지의 발자국같은 곡입니다.

다섯 번째, 이미 자신의 애견을 위한 곡을 썼던 경력이 있는 '이한철'의 '오! 나의 주인님'은 제목만으로는 찬송가같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즐거운 연주와 함께 하는 밝은 가사는 강아지의 주인에 대한 사랑 노래입니다. 너무 흥겨워서 강아지를 안고 뒹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백구'의 슬픈 추억과는 다른 즐거운 추억같은 곡이죠.

여섯 번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수상자라고 알 고 있는 'No reply'의 '강아지의 꿈'은 제목만큼이나 꿈결같은 느낌의 곡입니다. 어린 시절 함께 울고 웃던 강아지와 아이의 아른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기타 연주와 청명한 키보드는 건조한 보컬과 어우러져 아른한 느낌을 진하게 합니다.

일곱 번째, 음유시인 '루시드 폴'의 '길 위'는 애견을 위한 노래이기 보다는 사랑 노래의 느낌이 나는 곡입니다. 단아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읊조리는 보컬은 정겨운 길 위에서 펼쳐지는 흑백 영상 속으로 이끕니다.

여덟 번째, '지누'의 'Fascinating'은 가장 독특한 곡입니다. 가사가 없기에 이 곡이 정말 강아지를 위한 곡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긴박하게 흘러가는 멜로디가 강아지의 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우긴다면 할 말이 없겠네요.

아홉 번째, 신예 '애플스'의 'winkiss'는 수록곡 중 가장 발랄한 곡입니다. 예쁜 보컬과 즐거운 멜로디는 동요나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애플스'의 매력이 잘 느껴지기에 얼마전에 발매된 데뷔앨범도 궁금해지네요.

열 번째, 재기발랄한 '페퍼톤스'의 'Hotdog!'는 제목부터 발칙합니다. 이 밴드의 신선한 느낌을 그대로 들려주는 곡으로 이른 새벽 강아지와 함께하는 산책을 가장한, 신나는 추격전을 노래합니다. 지난 음반들의 타이틀 곡과 다르게 여성 객원 보컬만을 내세우지 않은, 멤버들과 객원 보컬이 어우러진 제창은 힘차게 질주하는 느낌을 더 강화합니다. 차오르는 숨이 느껴질 정도죠. '애플스'의 앞선 곡과 함께 이 앨범을 먹여살릴 곡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열한 번째, '윈디 시티'의 '와다다 친구'는 강아지 예찬곡입니다. '와다다(wadada)'는 '사랑'을 의미하고 노래는 그루비한 연주와 함께 인생의 동반자로서 강아지에 대한 예찬을 담고 있습니다.

열두 번째, '더 캔버스'의 '기다림'은 강아지의 기다림을 노래합니다. 강이지를 너무 오래 혼자 두지 마세요.

열세 번째, '정지찬'의 '별은 내 가슴에'는 뜬금 없이 드라마 제목이지만 사실은 '별'이라는 강아지의 야이기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는 강아지와 주인의 정신적 끈, 그것을 '함께 뛰는 가슴'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이석원'의 '거북이'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거북이'이란 이름의 강아지를 그리워하는 곡입니다. 이름이 눈에 익고 보컬도 마찬가지인데 바로 '언니네 이발관'의 프런트맨이었네요.

14곡 모두 신곡이라는 기존 컴필레이션과의 차별점 외에도, 참여 뮤지션의 라인업이나 수록곡 한 곡 한 곡에서 뮤지션의 정성이 느껴지는 최근의 트렌드인 'well-made' 음반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앨범에서는 '남성 뮤지션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남성 뮤지션들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수록곡 대부분이 남성 뮤지션들의 곡이지만, 최근 인디씬에서 주목받는 뮤지션의 경우, 여성 솔로나 여성 보컬의 밴드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 앨범은 그런 경향을 향한 '반격'이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컴필레이션을 선호하지 않고 거의 구입도 하지 않습니다. 기존 앨범들과 겹치는 곡이 많거나 오직 '장사'를 위한 디자인으로 소장하고픈 욕구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아지 이야기'는 사전 공개된 수록곡 리스트만으로 예약구매를 했습니다. '라이너스의 담요', '페퍼톤스', '에레나' 등 예전부터 좋아하던 인디 뮤지션들의 신곡을 들을 수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했죠, 더불어 뚜껑을 열어보니 '이지형', 'No reply' 등 완전히 관심 밖이었던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려주는 '샘플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합니다. 강아지와 함께한 아름다운 기억들, 이 앨범을 들으며 추억해 봅시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07/09/15 23:29 2007/09/15 23:29

퍼언 연대기 - 드래곤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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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판타지'라는 장대한 '퍼언 연대기'. 작가 '앤 맥카프리'가 창조한 이 방대한 연대기 중 첫번째로 국내에 번역 출간된 '용기사 3부작'의 첫번째 이야기 '드래곤의 비상(Dragonflight)'.

우선 이 소설을 설명할 만한 단어들을 열거하면 '불굴의 의지, 기사도, 교감, 로맨스, 공중전투, 그리고 공간이동'정도가 되겠다. 이야기의 중심에 여주인공(레사)를 내세운 '드래곤의 비상'은 여성작가의 섬세함으로 풀어나간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 점점 성장하는 여주인공 '레사'의 모습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오노 휴우미'의 '십이국기' 중 '요코'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성별만 다를 뿐, 이런 모습은 많은 판타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하겠다.

'플라프'와 '프로노', 두 이복 형제를 비롯한 용기사들의 기사도, 용기사들과 드래곤들의 교감 그리고 드래곤들의 '간극'을 뛰어넘는 '워프'같은 능력은 소설의 묘미이자 이 소설을 판타지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드래곤과 용기사가 '사포'를 상대로 싸우는 모습은 가슴 한 켠에 '전투기와 혼연일체된 파일롯의 로망'을 끌어오르게 한다. 용기사들사이의 신경전이나 용굴과 성채들의 알력은 이젠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를 보이지만, 식상하지 않다. 더구나 이 소설은 2000년대가 아닌 1968년(!)에 쓰여졌다.

소설은 판타지적 요소들 뿐만 아니라, '기사도'와 함께 빠질 수 없는 '레이디와의 로맨스'에도 충실하다. 숙명의 배우자로서 플라프와 레사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붉은 별'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긴박하게 흐르고 첫번째 출격 직전의 상황은 로맨스의 첫번째 정점이라고 하겠다.

'퍼언 연대기'를 '그냥 판타지'가 아닌 '사이언스 판타지'로 만드는 요소도 충분하다. 퍼언인들이 사실은 지구인들의 후예로 우주여행을 통해 다른 항성계에 이주했다는 설정부터 퍼언의 토착 동물을 유전공학으로 개량하여 '드래곤'을 만들어냈다는 설정까지 여러 설정에서 각종 과학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사백 회년의 휴지기'는 항성계의 여러 행성들 사이에서 미치는 인력때문이라는 그럴싸한 배경이 깔려있다.

이런 판타지적이고 과학적인 요소들이 얽혀 풀어나가는 이야기들, '붉은 별'에 대한 '용굴'의 대비와 사백 회년 전의 비밀은 공간적 간극뿐만 아니라 시간적 간극까지 뛰어넘는 드래곤의 능력으로 연결되고 퍼언의 세계는 확장된다. 시간을 초월한 여행과 시공의 '필연적이지만 위태로운 균형'은 결국 '돌고 도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연상시킨다. 과거와 미래, 양 시간대의 교류는 한 쪽이 없으면 양쪽다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달걀과 닭'의 관계와 같고, 달걀이면서 닭인 생명체는 없듯이 양 시간대의 균형을 생각하는 모습은 많은 '시간여행'물에서 고려되는 '시간의 충돌'을 염두하고 있다. 또 이 시간의 초월이라는 경천동지할 드래곤의 능력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도 갖게 된다.

부록을 제외한 본문만 400페이지가 넘는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도 '다섯개 용굴 연합 드래곤 편대들의 비상'으로 끝이난다. 하지만 더 두꺼운 분량의 두 권이 더 남아있으니 아쉬워하긴 이르다. 이번 3부작뿐만 아니라, '퍼언 연대기'라는 길고 방대한 이야기의 다른 조각들도 소개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2007/09/13 15:38 2007/09/13 15:38

폴 오스터 - 유리의 도시 (뉴욕 3부작 中)

예전에 '파스텔뮤직'의 어떤 음반을 사고, 이벤트 상품으로 받았던 '폴 오스터'의 대표작이라는 '뉴욕 3부작'. 첫번째 이야기 '유리의 도시'.

솔직히 이야기하면 참 혼란스럽다.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익명성과 진실된 이름, 그리고 인간의 추락... 이런 것들이 작가가 전하려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작품 속에서 '윌리엄 월슨'이라는 필명으로 '맥스 워크'의 이야기를 쓰는 '데니얼 퀸'의 관계는 '폴 오스터'란 필명으로 '데니얼 퀸'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관계를 빗댄 모습일지도 모른다. '폴 오스터'가 작가의 본명이라면, 소설 속 오스터의 친구인 화자의 입으로 '데니얼 퀸'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의 관계로 대치될 수도 있겠다. 사실 무명의 화자는 소설 속 '폴 오스터'일 수도 있겠다.

소설 속 '돈키호테에 대한 대화'-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실존 인물이고 돈키호테의 의도에 의해 세르반테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는-처럼 소설 자체도 그 형식을 빌린 듯도 하다.  하지만 소설 속 돈키호테가 누군지 확실하지는 않다. 데니얼 퀸일 수도, 폴 오스터일 수도 있다. 사실 두 인물이 동일이거나, 퀸은 단지 소설 속 오스터가 지어낸 인물일지도 모른다. '돈키호테(소설 속 폴 오스터 혹은 데니얼 퀸)'를 실제 지어낸 사람이 돈키호테(작가 폴 오스터)이과 소개하는 사람이 '세르반테스(소설 속 화자)'인 것처럼.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서 쓴다고 했지만, 써놓고 보니 참 어지럽다. 유리의 도시가 그렇다. 익명성의 탈을 쓰고 시작된 이야기는 진실된 이름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고 다시 이름을 잃어가는, 어쩌면 존재를 읽어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현대인의 익명성. 작가는 뉴욕의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 서로에게 무관심한, 그 익명성에 대해 생각하길 바란 건 아니었을까?  이름이 존재를 나타낼 수 있을까? 우리의 명함과 물질들이 이름을 대신할 수 있을까? 그 명함과 물질들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이름도 존재도 사라지는 것을까? 진정한 나의 존재를 나타내는 이름은 무엇일까? 이런 이상한 질문들이 자꾸 떠오른다.

어린 시절을 어둠 속에서 보냈던 '피터 스틸먼'처럼, 데니얼 퀸도 마지막에는 피터의 경험을 하게된 것일까? 명함과 물질을 잃어가면서 피터의 아버지 스틸먼이 피터에게서 찾으려했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간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소설 속에 누가 '아(我)'이고 '타(他)'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어파리 사람의 본명 또한 다른 수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또 다른 익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욕이라는 대도시 속에서 펼쳐지는 꿈같은 현대식 도시형 판타지가 바로 '유리의 도시'를 조금은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일 수도 있겠다.

*작품의 깊이에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아직 문학에 대해 짧은 나에게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사이의 깊이 차로 보인다.

2007/09/08 23:07 2007/09/08 23:07

베르나르 베르베르 - 파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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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근작 '파피용'.

과학으로 포장한 인문학 소설이라고 할까? '아버지의 아버지들'에서 보여준 인간의 근원에 대한 탐구나, '타나토노트'의 사후 세계에 대한 고찰, '뇌'의 인체에 대한 시각에 이어 이번에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상상을 담고 있다.

'마지막 희망'이라는 프로젝트가 조직되고 초거대 우주비행선 '파피용'을 만들어 지구를 탈출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 첫번째 장은 정말 TV 시리즈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두번째 장에서, 지구를 탈출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만 결국 그 목적을 망각하고 인류의 역사를 우주비행선 '파피용' 안에서 되풀이 하는 모습은 '결국 인간은 인간성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체념과 절망을 느끼게까지 한다.

새로운 지구를 찾아 새로운 인류의 시작을 알리는 마지막 장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적당한 타협점으로 나같은 공상하기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현생인류의 조상이 또 다른 지구에서 왔다.'는 상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지구의 최초의 인간인 '에야'가 이야기하는 환생이론과 우주여행의 결합은 너무나 익숙한 소재다. 바로 우리나라의 PC게임 '창세기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야기들, 특히 '창세기전3'와 '창세기전3 파트2'를 통해 밝혀지는 '아르케'와 '안타리아'의 관계나 영혼 전이를 통한 모든 생명체의 환생이라는 소재와 너무나 유사하다. 혹시 베르나르가 이 게임을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소설은 재밌는 편이었지만, 사실 '뫼비우스'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가 더 좋았다. 그런데 '뫼비우스'라는 이름도 창세기전과 관련이 깊다. 창세기전 속의 우주는 바로 환생과 맞물려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우주'이다.

'뇌'에서도 그랬고, '인간'도 그렇고 베르나르표 과학소설은 몇 년전에 밑천을 다했다고 봐야겠다. 그래도 재밌는 편이지만 베스트셀러에 오래 머무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오래 머물고 있으니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뒷표지에 보니 신작 '신'이 번역중인가보다. 당연히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의 후속편이겠고 무려 3부작이라니 기대가 크다. 제발 실망시키지 말아줘요.
2007/09/03 23:59 2007/09/03 23:59

책과 함께 할 9월

다가오는 가을에 대비하여(?) 8월에는 '특별히' 그리고 오랜만에 책을 많이 샀습니다. 기존에 이용하던 '예스24'에서 '모닝365'라는 서적전문 쇼핑몰로 눈을 돌렸더니 쿠폰이벤트가 한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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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구입한 '아발론 연대기' 세트. 이것만 예스24에서 구입했습니다. 모닝365보다 가격은 비쌌는데 '1만원 할인쿠폰'을 증정하고 있어서 약간 저렴하더군요. 예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미루고 있었는데 큰 마음 먹고 주문했지요. 케이스나 책 표지나 너무나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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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구입한 '퍼언 연대기' 세트. 비치 타월과 가방 증정 이벤트 중이었습니다. 모닝365에서는 '4천원 할인 쿠폰'도 증정하길레 샀습니다. 약간의 SF가 가미된 판타지 소설이라는데 제가 생각하고 있던 판타지 세계(?)와 비슷한 점이 있는 듯하여 흥미가 가더군요. 시리즈로 상당히 많은 책들이 나왔는데 한국어로 번역되는 책은 이번 삼부작이 처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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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룬의 아이들' 1부(총 7권)과 2부 데모닉(총 8권)을 전권 구입했습니다. 다행히 각 권마다 '1천원 할인 쿠폰'이 딸려있더군요. 이 것도 소문으로만 듣던 판타지 소설인데 완결이 되지 않아 구입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새 완결이 되었더군요. 그런데 3부도 나올 예정인가 봅니다.

추가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도 주문했습니다. 베르나르의 소설은 점점 깊이가 얕아져 큰 기대는 안하지만, 우주여행의 이야기라니 조금 끌리더군요.

이제 밤 공기가 제법 선선하네요. 좀 한가한 9월에는 이 책들과 함께 보내야겠습니다. 모닝365에서는 8월에 이어 9월에도 5천원 이상 도서에 대한 '1천원 할인 쿠폰' 이벤트가 계속 진행 중이네요.
2007/09/01 20:33 2007/09/01 20:33

아프간 피랍과 학력 위조, 내실 없는 포장의 결과들

한 달 이상 끌어온 '아프간 피랍 사건', 그리고 최근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사건'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학력 위조 사건'.

서로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지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두 사건 다 '내실이 아닌 외형'에 치중하다 발생한 촌극들이니까요.

'아프간 피랍 사건', 발생 당시 언론의 X물교회의 발표만 믿고 '의사와 간호사 다수가 포함된 의료봉사단'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의사는 없고 간호사만 2~3명 포함되어있다고 바뀌더군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진정한 의료봉사를 할 수 있었을까요? 언론이 아무리 의료봉사단이라고 우겨도 국민 대다수는 선교단이라고 믿는 것은 왜일까요?

정말 선교단이라면 그 짧은 기간에 과연 진정한 선교를 할 수 있을까요? 불교 국가인 태국에 가서 한 달 동안 선교를 한다고 칩시다. 과연 태국인들이 개종을 할까요? 아니, 한 스님이 동네 교회에 들어가서 한 달 동안 목탁을 친다고 합시다. 과연 개신교도들이 개종을 할까요?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지역도 아닌 여러 지역에 다니면서 문화와 배경의 다른 그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요? 과연 의료봉사라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점은 덮더라도, 정말 선교할 생각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더 있었던 건 아닐까요?

여기서 말하는 '잿밥'은 물론 X물교회의 '교세 확장을 위한 홍보수단'이겠죠. 만약 아프간 선교가 무사히 끝나고 귀국했다면 X물교회는 분명히 '위험지역 선교'라는 선전문구를 교세 확장에 이용했을 겁니다.

내실이 없는 걷만 번지르르한 행동들, '학력 위조 사건'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X물교회가 노렸을 점은 '경력 위조'에 다름없으니까요. 겉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종교계와 문화예술계까지 퍼졌다는 점은 씁쓸할 따름입니다.
2007/08/31 01:44 2007/08/31 01:44

미내리 숨은고수 확정, 튠테이블무브먼트 3년 연속 쾌거

2007년 9월 29일로 예정된 아홉 번째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이하 쌈사페)'.

그 첫번째 이벤트로 7월 1일부터 시작된 '숨은고수 찾기'의 결과가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7월 즈음부터 '숨은고수 찾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은 알았지만, 크게 관심 가는 밴드가 없어 따로 포스팅을 통해 선발 과정을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총 5팀 선출되었죠.

그 다섯 팀은 바로 '국카스텐', '나인씬', '미내리', '더 플라스틱 데이' 그리고 '안녕바다'입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밴드 사운드를 중요시하면서도, 왠지 'club SSAM'과 함께 홍대 인디씬을 이끌어가는 클럽들의 '대표 밴드(?)'를 하나씩 뽑아주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눈에 익은 이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미내리'입니다. 올해 '튠테이블무브먼트(TuneTable Movement)'에 합류하여 7월에 EP를 발매하고 동시에 '숨은고수 찾기'에도 출전했는데, 결국 '숨은고수'로 선택되었네요. 이로써 2005년 '그림자궁전', 2006년 '로로스'에 이어 2007년 '미내리'까지 튠테이블무브먼트 소속 밴드들이 3년 연속 '숨은고수'로 선정되었으니  신생 레이블로서는 대단한 쾌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더불어 '안녕바다'라는 밴드의 소개를 보니, 바로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가 바꾼 이름이었군요. '국카스텐', '나인씬'은 인디음악 관련 카페에 올라온 공연 일정에서 종종 본 이름이고, '더 플라스틱 데이'만 낯선 이름이군요.

'숨은고수'들의 멋진 모습 기대해봅시다. 또 한국 대중음악을 뒤흔들 '튠테이블무브먼트'의 행보도 기대해주세요.
2007/08/30 00:14 2007/08/30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