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12월

2007년 결산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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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다 입수한 'Kero one'의 'Windmills of the Soul'. 째즈와 힙합의 만남? 힙합에 문외한이 나의 귀에도 스며드는 그의 음악. 음악 취향에서도 웰빙과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은 한 번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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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EP들이 좋았기에 입수하고 본, 'Lamp'의 미수록곡 모음집 '잔광'. 밴드의 이름과 그리고 이 EP의 성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음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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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이나 된 밴드가 이렇게 신선한 음악을! 'Swinging Popsicle'의 'Go on'. 특히 'Chocolate Soul Music'의 매력은 단연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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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싸이트 토끼'의 'Twinkle twinkle'. 인디씬에서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와 세련됨을 들려주는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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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의 두 번째 앨범 '피아노로 그린 일기'. 아쉽다. 수록곡도 총 재생시간도. 정규앨범보다는 EP로 발매했으면 어땠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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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참여한 '이터널 모닝'의 'Eternal Morning'. 너무 기대를 했을까? 아지만 아직 첫걸음마이기 때문일까? 들을 만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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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 없이 정규앨범 뒤에 리믹스 앨범을 들고 찾아오는 '클래지콰이'의 세번째 리믹스 앨범 'Robotica'. 앞선 두 리믹스 앨범이 이름 그대로 '리믹스'에 충실했다면 이번에는 신곡에도 충실한 리믹스 앨범의 성격을 뛰어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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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의 '큰 형님', '스위트피'의 정규앨범 '거절하지 못 할 제안'. 어린왕자에서 이제는 어른으로? 하지만 녹슬지 않은 감수성을 들려주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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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달'의 'Monologue Project'가 들려주는 'Alice in Neverland'. 이번에는 동화적 상상의 나라로. '역시 두번째 달!'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앨범.

신작이 수 없이 쏟아지는 12월. 그 중에서도 알찬 앨범들을 골라래며 선방한 12월.
2008/01/23 10:18 2008/01/23 10:18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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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Mono'와 'World End's Girlfriend'의 'Palmless Prayer / Mass Murder Refrain'. 두 팀이 만나 이런 네오클래식컬한 장엄함을 펼쳐낼 줄 누가 예상했을까! 숨겨진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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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의 EP들을 모은 종합선물세트 'Gone'. 최근 앨범 'You are there'보다 더 끌리는 분위기의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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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 하나면 'Paris Match'는  마스터랄까? CD 두 장에 눌러담은 'Best of Paris Match'. 지금까지 Paris Match의 앨범들은 모두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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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일렉트로니카의 향기 'MEG'의 'Aquaberry'. 듣고 있으면 빠져드는 알 수 없는 흥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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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크의 첫 캐롤 싱글이라나. 'Hurry X-mas', 2007년의 마지막 싱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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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올해의 아이돌', '빅뱅'의 두번째 미니 앨범 'Hot issue'. 미니 앨범 시리즈는 몇 탄까지 나올까? 두 장에 미니 앨범에 두 멤버의 종이 인형이 각각 들었으니 5탄까지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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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트 가요를 들려주는 '토이'의 'Thank you'. 잘 만들어진 범작. 명작을 들어보지 못한 귀들은 이런 음반도 명작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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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의 EP '앵콜요청금지'. 한 2년전에 나왔다면 좋았을 노래와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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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월간 뱀파이어 매거진' 여섯 번 째 '빛으로 만들어진 도시'. 소장가치 충분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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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만든 두 장의 앨범. 3집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와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이름으로 '요조'와 함께한 'My Name is Yozoh'.  서로의 개성이 있으면서 접점도 보이는 두 앨범이 2CD로 묶여 발매되었으면 어땠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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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곡을 들고 찾아온 'Britney Spear'의 싱글 'Gimme more'. 가창력이 좋지는 않지만 역시 그녀의 음성에는 그녀만의 개성이 있다.

다양한 색깔의 음반들이 모인 11월. 그리고 파스텔뮤직의 초강세였던 11월.
2008/01/22 20:17 2008/01/22 20:17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10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1월이 끝나가는 마당에 쓰게 되는 2007년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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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완성한 '라르크 베스트 3종 세트'. 한창 J-Rock을 듣던 2001년 즈음에 즐겨듣던 주옥같은 곡들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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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싱글을 발매하는 아가씨 'Nakashima Mika'. 그녀의 최신 싱글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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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이돌'로 손색이 없는 '빅뱅'의 대박 미니 앨범 'Always'. '거짓말'이 한 곡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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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빵'에서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 'History of Bbang'. 빵이 언제나 계속 되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언더그라운드 음악씬의 사정은 아직도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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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 Kumi'의 맥시싱글 '4 Hot wave'. 4곡과 4편의 뮤직비디오가 수록된 DVD포함 싱글치고 상당히 빵빵한 내용물.

선호 뮤지션들의 음반 입수가 지속된 10월. 내 마음에도 아이돌 열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던 10월.
2008/01/21 20:24 2008/01/21 20:24

황금나침반2 - 마법의 검

'황금나침반'의 두번째 이야기 '마법의 검(the Subtle Knife)'.

우리나라에는 이 시리즈의 대표 이름이 1편의 제목 '황금나침반(the Golden Compass)'으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예전에 일명 '더스트 연대기'라 하며 어떤 판타지 소설의 역자 후기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바로 이 삼부작의 원래 제목이 아닌가 한다. '더스트'라는 인간의 의식과 관련된 소립자를 따라 펼쳐지는 삼부작 '더스트 연대기', 그 두 번째 이야기의 제목 '마법의 검'은 첫 번째 이야기의 '황금나침반'처럼 이야기의 핵심에 있는 물건이다.

1편에서 '황금나침반'의 주인, '리라 실버텅'의 고독한 모험이었다면, 2편에서는 새로운 아이템 '마법의 검'과 함께 그 검의 주인, '윌(윌리엄 패리)'을 내세워 두 소년소녀의 모험담을 그려낸다.  리라의 세계가 우리의 현실과 닮았으면서도 다른 '대체역사'였다면, 윌의 세계는 바로 우리의 세계이다. 다중우주 혹은 평행우주 속에서 서로 다른 세상(차원)에서 사는 사는 두 사람의 만남과 모험은 1편같은 '어드벤처'라기보다 '스릴러'에 가깝다.

이 두 주인공의 이야기 외에도 1편에서 이름만 등장했던 '그루만 박사'의 정체에 놀랄만한 비밀이 드러나고, 1편에서 반전의 중심이었던 '아스라엘 경'의 야망도 그 모습을 확실히 드러낸다. '신과의 투쟁'에 중심에 서있던 첫번째 세대인 '그루만 박사'와 '아스라엘 경'의 관계에서 리라와 윌의 만남은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기독교를 비롯한 유일신에 대한 신성모독에 가까운 저항을 보여주는 이 소설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또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1편에 이어 꾸준히 등장하는 몇 안되는 조연들 가운데 하나(혹은 둘)인 '리 스코즈비'와 그의 토끼 데몬이 보여준 '리라'에 대한 그의 친부모(아스라엥 경과 콜터 부인)보다 뜨거운 사랑과 장엄한 희생이다. 협곡에서 보여준 '리'의 용기와 희생은 2편에서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유일한 장면이 아닐까 한다.

'더스트 삼부작'이니까 아직 한 편이 더 남았다. 1편 '황금나침반'이 자체만으로도 반전을 가미한 한편의 완결된 이야기에 가까웠다면, 2편은 어쩐지 절정을 향해 올라가는 산등성이에서 끝나는 느낌이다. 마치 '매트릭스 삼부작'에서 1편 '매트릭스'가 자체로 완결이 되는 이야기였지만, 이어지는 속편들인 '리로디드'와 '레볼루션'인 따로 생각할 수 없는 반쪽들인 것처럼, 2편의 마지막은 의문으로 가득하고 고난의 전조처럼 느껴진다.
2008/01/17 03:35 2008/01/17 03:35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9월

가을의 시작 즈음. 그 만큼 고요했던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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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밴드 'Lamp'의 EP 3종 세트. 풋풋하면서도 상쾌한 연애 편지 같은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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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c~en~Ciel'의 싱글 두 장. 어렵게 구한 '자유로의 초대' 외에 초기 라이센스 싱글 두 장을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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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신선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입수헀던 '뷰티플 로맨스'의 EP.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들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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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게 입수한 '골든 팝스'의 EP 'the Great fiction'. 기본에 충실한, 밴드 이름 그대로 팝에 충실한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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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로도 소개된 이색 컴필레이션 앨범 '강아지 이야기'와 '고양이 이야기'. 사진처럼 파우치에 각각 강아지, 고양이 그림이 그려졌다고 생각하고 한정판으로 샀는데 아니어서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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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뮤직의 회심의 컴필레이션 '12 songs about you'. 한 곡 한 곡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이 앨범으로 신곡을 소개한 우리나라 인디 뮤지션 가운데 벌써 세 팀이나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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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두 번째 OST '커피향 설레임'. 이미 앨범으로 소장하고 있는 음원들이 많았지만 이 앨범에만 수록된 곡들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았던 '적당함의 9월'.
2007/12/28 22:04 2007/12/28 22:04

Mondialito - Che Mon Amoure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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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French Pop' 듀오 'Modialito'의 네 번째 앨범 'Che Mon Amoureux'.

'Che Mon Amoureux'는 우리말로 '사랑의 단상'으로 번역되는데, 프랑스 작가 '롤랑 바르트'의 작품과 같은 제목입니다. 이 앨범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에 소개된 음반은 딱 세 장인데 그럼 한 장은 아직 소개가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된 'note of dawn + avant la pluie'가 우리나라에는 특별히 'note of dawn'과 'avant la pluie'의 합본으로 발매되었기 때문이죠.

연주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Toshiya'와 보컬을 담당하는 'Junko'의 '사랑의 단상'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이 앨범에는 8곡을 수록하며, 사랑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희미해져가는 기억의 터널 끝자락에서, 기억을 더듬어 되돌아가며 시작됩니다.

'Tunnel'은, 터널의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달려가는 물체를 볼 때의 모습에서 착상한 곡으로, 희미한 점이 되어 빛 무리 속으로 사라져가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의 가사인데, 곡은 희망차고 밝은 느낌이네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기에 나쁜 기억은 돌이킬 수 없는 망각으로 천천히 흐려지고, 또 인간은 '추억의 동물'이기에 좋은 기억만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나 봅니다.

'Sous Les Branches'은 먼 기억이 되기 전 사랑의 끝자락을 잡은, '기다림'을 노래합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슬프지만, 눈물을 머금은 미소처럼 영롱합니다. 은은하게 울리는 벨은 그 끝에 걸린 눈물 방울의 쓸쓸한 떨림만 같습니다.

'Voile De Larmes'은 '눈물의 면사포'라는 의미로, 사랑의 한 종착역(혹은 반환점)을 이용해 다른 종착역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면사포'라는 큰 반환점 앞에 '눈물'을 붙여 전혀 다른 반환점인 '이별'을 의미할 테니까요. 새로운 아침이지만 싸늘한 기운이 느껴질 뿐입니다. 그 순간에는 하루 하루가 또 다른 시련을 의미할까요?

'En Chantant'은 -어린 시절 연주해보았을 법한- 담백한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으로, '기쁨의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지금의 기쁨이 아닌,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피아노 연주처럼, 지난 기쁨의 끝자락 같습니다. 간간이 들리는 종소리와 에그쉐이크가 그 기쁜 시절에 푸근함을 양념합니다.

'Nuage'는 '구름'을 의미하는데, 제법 친근하며 낭만적인 제목이지만, 그 속을 알 수 없고 또 구속 없이 유유히 흐르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완전히 알 수 없고 또 완전히 구속할 수 없기에 두 사람에겐 오해와 갈등이 생기나 봅니다. 두 사람의 구름은 어디로 향해 흐르나요? 새침한 Junko의 보컬과 보사노바의 리듬은, 우리를 분위기있는 파리의 어느 멋진 바로 옮겨놓고, 어느듯 Modialito가 들려주는 French Pop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Brouillard Mouvant'는 '움직이는 안개'라는 뜻으로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의 곡입니다.  안개처럼 흩어지는 인연에 대해 노래하는데, 쓸쓸하지만 슬프기보다는 도도한 느낌입니다. 프랑스어로 부르던 노래의 마지막 소절의 영어 가사 'You fade, fade and fade'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네요. 또각거리는 당당한 걸음으로 도시의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곡 즈음에서 한 순간 한 순간 거슬러가던 흐름은 제자리를 맴돌기 시작는 느낌입니다.

'Mes Cheveux', '나의 머리카락'이라는 제목인데 오히려 안개같은 곡입니다. 슬프면서도 가라앉는 느낌의 보컬과 흩어지는 코러스가 그렇고 단조롭고 쓸쓸한 기타 연주도 그렇습니다. 붉게 펼쳐진 저녁 노을 아래로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안개 같은 덧없음을 노래하는 듯만 합니다. 가사는 묶인 머리카락이 풀리는 모습에 비유해여 인연이 멀어짐을 노래합니다.

'Notre Histo'는 '우리의 이야기'로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되었던 'Notre ?chec(우리의 실패)'가 떠오르는 제목입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쓰여진 '가장 찬란했던 시간'보다는, 그 시간이 허망하게 사라지던 순간에 초점은 맞줘져 있네요.

앨범 'Mondialito'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발전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Junko의 보컬은 더욱 발젼하여 감성 표현력은 발전했고, 곡 한 곡에서 그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습니다. 더욱 세련되고 멋진 사운드를 들려주는 점도 물론이구요. 처음에는 낯설었던 느낌은 들으면 들을 수록 빠져들게 됩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가사를 살펴보면 슬픈 감정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곡은 가사만큼 쓸쓸하거나 서글프지 않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눈물을 머금은 미소'같다고 할까요? 그 점이 French Pop의 매력일까?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글이 생각났습니다.

안녕, 언젠가

인간은 늘 안녕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 돼
죽을 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이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안녕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바로 Mondialito와 같은 일본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글입니다. 이별이 찾아오겠지만 그럼에서도 사랑한 기억만을 간직하고 싶다는 이글의 심상은, 이별에도 아름다웠던 순간을 놓치않는 '사랑의 단상'들과 닮지 않았나요? Mondialito의 '사랑의 단상'은 여기서 끝이지만,  여러분의 과거의 이야기였거나 혹은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끝나지 않은, 끝나지 않을 '사랑의 단상' 별점은 4개입니다.

2007/12/28 11:52 2007/12/28 11:52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8월

대대적인 감축의 시작,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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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 Kumi의 베스트 앨범 두 장. 첫 번째 베스트 'First Thing'이 아직 한국에서 발매되지 않은 앨범 수록곡들 위주의 베스트 앨범이라면, 두 번째 베스트 'Second Session'은 '12주 연속 발매 싱글'들과 추가로 몇 곡을 담고 있다. 그런데 세 번째 베스트도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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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c~en~Ciel'의 '베스트 앨범 3종 세트' 가운데 나머지 두 장. 색과 선만으로 이루어진, 일관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인 음반들. 싱글들 외에 정규앨범의 수집은 당분간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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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ing Me'라는 곡을 듣고 매료되어 입수한 'Ego-wrappin''의 '밀물의 로망스'. 그런데 그 한 곡 빼고는 아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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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최고 인기 드라마 가운데 하나인 '커피 프린스 1호점'의 OST. 인디뮤지션들의 참여로 더욱 빛났던 앨범. 내가 드라마 OST를 사는 게 얼마만인가? 처음일지도.

쇄락의 시작 8월. 아마 이 즈음부터 음반보다는 도서 구입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2007/12/25 22:15 2007/12/25 22:15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 2007.12.19

보는 내내 서늘한 마음이 들었던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주인공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을 포함한 일부의 인류 외에 대부분의 사람이 사라진 뉴욕의 모습은, 조용한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모습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용한 삶이 완전한 인간관계의 차단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쓸쓸하고 적막한 영상을 보면서 고독을 간접적으로 체험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이 영화의 제작진이 노리던 점이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나는 전설이다'라는 엄청난 제목을 생각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볼거리는 없는 영화다. 전형적인 미국식 영웅물들과는 차별을 둔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텅빈 도시에서 약 1000일 동안 한 인간이 살아나가는 방식을 관찰할 수 있는 점은 이 영화의 매력이다. 혼자 살아남은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한 번은 생각해 볼만도 하겠다. 원작 소설과는 달리 '로버트 네빌'은 군인이자 생물학자로 등장하는데 그의 생존 방식과 연구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설정인가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장면이 아닌, 네빌의 남은 유일한 가족인 '샘'의 죽임이다. 인간으로서 혼자 살아남은 상황에서 그나마 가족같이 지내던 애견 '샘'의 죽음은 애견생활이 보편화되어 정신적 유대관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인들에게 어필하는 점이 클 것이다.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결말은 조금 아쉽다. 우연에 가까운 샘의 죽음에 이어지는 우연들은 1000일 동안 꾸준히 유지되던 네빌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놓는다. 그리고 그 우연과 마지막 용기로 원작 소설과는 다른 의미의 '전설'이 된 결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도 영화적 감동을 위한 타협이 아니었을지.

 윌 스미스의 괜찮은 연기와 CG 작업보다 어려워 보이는 텅빈 도시를 잘 촬영한 제작진에 노고에 별점은 3.5개다.

2007/12/24 15:37 2007/12/24 15:37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7월

새로 발매된 음반이 많았던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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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ing Pumpkins'의 새 앨범 'Zeitgeist'. 너무 기다렸지만 너무 기대한 탓일까? 예전의 포스는 아니더라. 원년 라인업의 호박들이 그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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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oon 5'의 새 싱글 'Make Me Wonder'. 다른 곡에 빠져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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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끔 그리운 남성 듀오 'Savege Garden'의 베스트 앨범 'Truly Madly Completely: The Best Of Savage Garden'. 슬라이드 케이스로 저럼한 가격에 구매. 정규 앨범 두 장을 이미 갖고 있기에 물론 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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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가 푹 빠졌던 뮤지션 중 한 명인, 'Maximillian Hecker'의 'Once I Was'. 리메이크 곡들과 베스트 앨범을 한꺼번에 담은 2CD. 'Maximillian Hecker' 입문자들에게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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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c~En~Ciel'의 베스트 앨범 3종 세트 중 하나인 'Best Of L'Arc~En~Ciel C/W'. 라르크 수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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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앨범 두 장. 신혜성의 1집과 앙퍄의 5집. 신혜성의 1집은 강수지와 함께 부른 곡이 마음에 들었고, 양파는 옛정을 생각하여 입수. 그런데 양파는 예전만 못한게 좀 아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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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츈 쿠키'의 새로운 앨범 '흰 코끼리 같은 언덕'. 아직은 그 매력을 완벽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1집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 매력을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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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eTable Movement의 신예 '미내리'의 EP 'Paintbox'. 참고로 Paintbox는 미내리의 전신이었던 밴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왠지 Smashing Pumpkins가 떠오르는 묘한 매력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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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MOT)'의 새로운 앨범 '이상한 계절'. 타이틀은 '못'스러우면서도 대중성도 강화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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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속도를 따라잡아가는 'Nakashima Mika' 콜랙션. 이 달에는 2장으로 이 즈음까지 라이센스로 발매된 음반들은 수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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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ril Lavigne'의 회심의 싱글 'When you're gone'. 어처구니 없었던 첫 번째 싱글을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좋은 두번째 싱글. 브리트니가 되려느니 이런 노래를 들려줘.

역시 나름대로 '바람직한 소비생활'이었던 7월. 기대작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7월, 그 2007년 후반기의 시작.
2007/12/21 22:39 2007/12/21 22:39

두번째 달 monologue project - Alice in Nev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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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중의 기대작 '두번째 달'의 새 앨범 'Alice in Neverland'.

타이틀 'Alice in Neverland'부터 재밌습니다. Ethnic Fusion이라는 장르를 표방했던 두번째 달이기에 제목도 이상한 나라의 'Alice'와 피터팬의 'Neverland'가 만난 퓨전입니다. 또 두번째 달 1집의 수록곡 중 'The boy from Wonderland'를 기억하는 이라면, '이상한 나라(Wonderland)'의 'Alice'가 '피터팬(the boy)'이 사는 'Neverland'에 있다는 제목은, 그 대척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앨범 표지를 보면, 외발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달리는 모습은 Ethnic Fusion답게 민속적 색이 짙었던 1집과도 대비됩니다. 앨범 제목에 따른 그림일 수도 있지만 이번 앨범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그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첫곡 '집으로 가는 길'은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시작되는 아이리쉬 풍의 곡입니다. 긴 여행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집에 가까워질 수록, 익숙한 고향의 경치 속에서그 걸음은 가벼워지고 빨라져 어깨까지 덩실거리는 춤사위가 됩니다. 자, '두번째 달'의 세계로 다시 찾아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더불어 '프로도'의 고향 '샤이어'가 떠올랐다면 당신은 이미 병자(?)입니다.

'Outlook over the ocean'은 거장 'Vangelis'의 신디사이저 음악들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의 입니다. 그런 새로운 느낌 속에서도 '두번째 달' 특유의 민속 음악적 색을 녹여놓았습니다. 1집의 '바다를 꿈꾸다'와도 비교해 볼 수 있겠는데 '바다를 꿈꾸다'가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바다의 기상이 느껴지는 곡이었다면, 이 곡에서는 신비롭고 고요하면서도 생명으로 가득찬 바다가 그려집니다.

피아노 연주와 함께 '봄이다'는 뉴에이지 음악의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우아한 현악의 참여로 상상의 나래에서 영화같은 한 장면이 그려질 만큼 -이병우 음악감독의 작품같은- 영화음악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봄(spring)처럼 통통튀는 왈츠 리듬은 '봄이다'라는 제목처럼 더욱 생기있고 따뜻하게 하네요.

'인형사'는 뜨거운 아라비아의 신비로운 밤을 느끼게 합니다. 인형사가 연주하는 현악기의 신비한 주술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의 발걸음은 타악기로 표현되는 듯합니다.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는 1집 수록곡 '어름연못'의 다른 버전 쯤 되는 곡으로 더욱 다채롭고 화려하게 연주됩니다. 원곡이 '어름연못'이 어름연못에 담긴 슬픈 전설을 이야기하는 강한 뉴에이지의 느낌이었다면, 점점 화려해지는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는 절정에 이르러서 장엄하고 화려한 서커스처럼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커스에서 장엄하게 삶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외눈박이 소녀의 슬픈 운명처럼 말이죠.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에서 가져온 제목인가봅니다. '장필순'의 음성으로 바람과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아래 파도만이 함께하는 쓸쓸한 바다의 모습을 먼 훗날의 회상처럼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사용한 것처럼 여운을 남기는 엔딩 테마로 사용해도 좋을 법한 보컬곡이네요.

'신수동 우리집'은 제목으로만 보아서는 상당히 푸근한 느낌일 법하지만, 장엄함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곡입니다. 앨범 표지가 외발 자전거를 타고 구름 속을 나는 그림인데 바로 이 곡이 그 그림을 위한 곡이 아닐까하네요. 흰 구름 속을 뚫고 맞이하는 새파란 하늘의 상쾌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신수동 우리집이라는 현실적 공간은 환상의 세계로 탈바꿈합니다. 새롭게 편곡된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와 더불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하사이시 조'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캐스커'가 참여한 '내게 말하기'에서 전자음과 아코디언 등 캐스커의 음악을 들어본 이라면 귀에 익은 소리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비장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은 '화자의 내면'을 항햐는 발걸음 같습니다. 그 발걸음에 수 많은 기억들과 상념들이 스쳐가지만 흐릇하고 몽롱하기만 합니다.

'잊혀지지 않습니다'는 1집의 '얼음연못'을 이을 애절한 '킬링 트랙'입니다. 얼음연못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설원의 바람'같은 애절함은 아니지만, 눈물이 방울방울 쏟아나는 쓸쓸한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피아노와 현악의 조화, 그 우아한 쓸쓸함에서 조영욱 음악감독의 작품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나비의 집'에서는 라운지 음악들에서 자주 애용되는 탱고 리듬을 들을 수 있습니다. 나비의 우아한 춤은 위험하기만 합니다.

'타악기 농장'에서는 다시 장소를 아라비아의 어지럽고 뜨거운 열기 속으로 옮깁니다. 10분에 가까운 긴 곡으로, 무더위 속에 나른한 시장 속에서 타악기에 장단은 행진하는 낙타떼의 발걸음 같습니다.

무거운 피아노 연주와 함께 시작하는 '귀향', 역시 영화 속 한 장면과 어울릴 법한 엔딩 테마입니다. 다소 서글픈 초반부를 지나면 희망적으로 떠오르는 곡의 진행과 마지막 절정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네요. Neverland에서 머물던 Alice는 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피터팬의 손을 잡고 떠오르는 즐거운 상상, 그리고 날아오르는 그림자. 구름을 뚫고 밤하늘을 가로질러 별빛의 이야기를 들으며 은하수를 따라 집으로 가는 길.

'Eridanus'는 그리스 신화 속 '강의 신'이자 별자리 이름이기도 합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 신비로운 신화 속의 도시를 탐험하는 느낌은 모 놀이동산의 '신밧드의 모험'을 연상시킵니다. 물론 더 밝고 더 찬란하고 더 신비롭습니다.

두 개의 파트로 이어지는 '앨리스는 더이상 여기 살지 않는다'가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첫 번째 파트는 제목처럼, Neverland의 친구들이 느끼는 앨리스가 떠나는 뒷 모습과 그 빈 자리의 쓸쓸함을 그려내는 것만 같습니다. 점점 빠르고 긴박해지는 두 번째 파트는 Neverland를 떠난 뒤, 또 다른 어딘가에서 모험을 맞이하는 Alice의 모습 같습니다. 마치 토끼를 따라 토끼굴 속 미로를 지나는 그녀의 모습처럼 말이죠. 그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번쨰 달'에게도 '소포모어 징크스'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인가 봅니다. '두번째 달'이 1집에서 추구했던 '민속 음악'적 색채는 조금 옅어졌지만, 더욱 화려해졌고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서정성은 짙어졌습니다.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큰 성공을 이룬 1집에서도 쉽게 즐겨듣기 어려운 트랙들(특히 후반부의 몇 곡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넘길 만한 트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귀를 즐겁게 합니다.

또 1집의 수록곡 한 곡 한 곡이 강렬한 이미지에 가까웠다면, 'Alice in Neverland'의  한 곡 한 곡은 이미지와 더불어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악으로 다시 듣게 되더라도 어색함이 없을 법합니다. 어쩌면 '두번째 달'은 이 앨범의 청자들 모두 자신만의 Neverland를 찾길 바랬을지도 모릅니다. 2007년의 끝자락에 찾아온 '연주음악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Alice in Neverland. 별점은 4.5개입니다. 이 앨범을 듣는 여러분 모두 스스로의 Neverland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2007/12/20 19:44 2007/12/20 19:44